코너 몰린 해피랜드 '삼중고 내막'

행복은 무슨…불행의 서막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절체절명의 위기다. 해피랜드 F&C 앞에 악재가 연속이다. 임용빈 해피랜드 회장은 횡령죄로 검찰에서 수사 중이며, 회사는 국세청에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피랜드가 밀어내기를 해 갑질 논란까지 휩싸였다. 해피랜드에 드리운 악재를 들여다봤다. 

 
 
해피랜드는 국내 토종 아동복 기업이다. 1990년 문을 연 뒤 25년째 국내 시장에서 아동복 제조·유통을 맡아오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회사가 존립 위기를 겪고 있다.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회사 안팎에서 경고성으로 나타난 위기들이 한꺼번에 곪아 터진 분위기다. 그 중심에는 임용빈 회장이 있었다. 
 
절체절명 위기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관정)는 최근 해피랜드의 경영진이 회사 돈 수십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임 회장 등 경영진이 지난 수년간 의류판매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렸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해피랜드 전직 임원 등은 지난 6∼7월께 이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들의 주장대로 임 회장 등이 다량의 이월 상품을 저가 처리하는 이른바 ‘땡처리’과정에서 매출액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회사 돈을 빼돌렸는지 살펴보고 있다. 고발 내용을 검토 중인 검찰은 조만간 해피랜드 경영진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해피랜드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수사 관련 사항이 보도되자 해피랜드는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이월 상품 판매를 통해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해피랜드 측은 특히 이번 고발은 전직 임직원들의 음해성 고발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피랜드 고발인들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이미 130억원에 달하는 횡령 및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돼 조사나 재판을 받고 있었다. 해피랜드 측은 전직 임원들이 앙심을 품고 허위 내용을 기반으로 해피랜드를 음해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말한다 해피랜드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 따르면 해피랜드는 전직 임원 6명을 관련 혐의로 해임하고 직접 수사 기관에 고소했다. 
 
이처럼 해피랜드가 “검찰에서 모든 내용을 잘 소명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7월부터 2개월가량  일정으로 해피랜드의 세무조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지방국세청은 해피랜드의 회계·세무 자료 수 년치를 확보해 탈세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검찰과 세무 당국이 동시에 해피랜드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횡령을 넘어 비자금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해피랜드 측은 이에 대해서도 “4∼5년 주기로 실시되는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라며 “매출 누락이나 비자금 형성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설상가상 대리점 ‘갑질’까지 터져 나왔다.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윤리경영을 지향해 온 해피랜드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MBC 시사보도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에는 해피랜드가 백화점 매니저의 수수료를 갈취하고 대리점에 소위 ‘밀어내기’를 해 왔으며, 임용빈 회장이 친인척들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방송에서는 해피랜드가 반품을 받지 않는 경영으로 대리점에 재고 물품을 떠넘겼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한 대리점주는 이 보도에서 평균 9000만∼1억원의 재고 물품을 떠안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해피랜드가 대리점의 이월 상품 할인 판매 시 할인된 만큼을 ‘로스’로 처리해 이 비용을 대리점에 청구하고, 동일한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를 대리점가의 최대 반값 이상으로 책정해 대리점의 고충을 심화시켰다는 내용도 담겼다. 심지어는 대리점 측이 본사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가격보다 온라인 판매가가 더 저렴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결국 본사는 밀어내기로 재고를 대리점에 떠넘기면서 반품은 받아주지 않고, 대리점은 쌓여가는 재고를 감당할 수 없어 로스 비용까지 감내해가면서 할인 판매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임용빈 회장 수십억 횡령혐의 수사
대리점에 갑질…국세청 세무조사도
 
수수료 관련 행태도 보도됐다. 애초 해피랜드가 매출의 17%라던 판매 수수료는 실제로는 사은품 비용과 로스 비용 등을 백화점 매니저나 매장의 점주 급여에서 감하다 보니 1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보도됐다. 대리점주가 악순환에 빠져 폐점하려고 하면 모든 제품을 구매해야 폐점을 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억원 넘는 제품을 구입한 매니저의 사례도 보도됐다. 
 
해피랜드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너 일가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비용도 대리점의 몫으로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친조카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회사에 자사 매장 인테리어를 맡기고, 3년에 한 번씩 대리점 인테리어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리점주는 “(조카의 회사가) 다른 업체보다도 가격을 더 비싸게 받았지만, 어쩔 수 없이 본사가 지정한 곳에서 인테리어를 해야했다”며 “그 비용 역시 고스란히 부담해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인테리어 교체건은 마트 측에서 매장을 옮길 때마다 의뢰가 들어오는 것일 뿐 본사 측에서 권유하는 부분이 아니다”며 “자사의 가격이 타 업체보다 비싸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보도가 나가자 해피랜드는 각종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소비자들 사이에 소문이 빠르고 고객들의 단결력이 강한 업계 특성상 인터넷 육아카페와 커뮤니티에는 해피랜드 제품의 불매 운동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밀어내기’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었던 남양의 사례에 비교하는 목소리도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 
 
모든 게 음해?
 
해피랜드는 “그간 매장 계약 조건에 따라 반품을 받는 곳도 있고 안 받는 곳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모든 매장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계약에 따라 그렇게 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해피랜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반품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리고 위탁판매자에 대해 현재 모두 반품을 받고 있다”면서 “개선 작업을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KB금융' 하반기 영업 로드맵
 

KB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이 하반기 영업력 강화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KB인베스트먼트는 한국모태펀드가 300억원을 출자하는 1500억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의 운용사로 최종 선정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KB인베스트먼트 = 이 상품은 의료시스템·제약·바이오·의료기기·화장품 및 국내 의료기관 해외진출 분야에 각각 펀드 결성액의 50% 및 20%를 투자하는 펀드다. 이와 함께 그룹 계열사 출자 참여 예정인 KB 우수 기술기업 투자펀드(1000억원)를 연내에 결성 완료하면 업계 4위의 벤처관리자산(5000억원) 규모로 도약하게 된다.
 
▲KB손해보험 = KB손해보험은 하반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본업인 보험업에 대한 펀더멘탈 강화,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가치 중심의 경영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판매 채널별 내실화와 시장 내 경영우위 확보, 상품가격 및 가격산출 언더라이팅 역량 제고, 고객관리 및 활용도 제고,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개선 등 4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KB국민카드 = KB국민카드는 6월 실물 플라스틱 카드 없이 발급 가능한 ‘모바일 단독카드’4종을 출시한 데 이어 7월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NHN엔터테인먼트, 스타벅스, CGV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KB국민 파인테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모바일 핀테크 선도 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을 결합해 새로운 핀테크 혜택을 제공한다.
 
▲KB투자증권 = KB투자증권은 상반기 3개의 복합점포를 신설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지방 지역에 거점형 복합점포를 오픈해 신규 모객 유치 및 고객들에게 다양한 자산배분전략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트레이팅 시스템(MTS)인 스마톡S의 전면 개편과 해외주식 HTS, MTS 개발을 9월 중 실시해 더욱 차별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B생명보험 = KB생명은 7월1일 온라인보험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젊은 고객층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사내 과장 이하의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KB생명 인터넷보험’으로 명명됐다. 
 

▲KB저축은행 = KB저축은행은 7월2일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KB저축은행의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KB착한대출’앱을 출시했다. 회원가입 없이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휴대폰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만으로 KB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KB착한대출, KB착한전환대출의 한도와 금리 조건을 한 번에 조회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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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