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캐디 대박시대 도래

“캐디에 대한 편견을 버려라”

캐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20kg이 넘는 골프백을 등에 메고 고생하는 이미지다. 투어캐디는 실제 미리 경기장을 점검하고, 선수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매 라운드 5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직업이다. 요즈음은 그러나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스타캐디가 속속 등장해 오히려 선수들의 부러움을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캐디 대박시대’가 열린 셈이다.

그렐러 캐디 올해 10억원 돌파
PGA투어 상금랭킹 93위 해당

올 시즌 가장 핫(Hot)한 캐디가 바로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와 동행하는 마이클 그렐러(미국)다. 이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승을 합작해 수입이 10억원이 넘었다.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메이저 2연승’을 일궈내 스포트라이트까지 쏟아졌다. 지난달 21일(한국시간) 끝난 세번째 메이저 디오픈에서는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캐디는 보통 일정한 주급 이외에 선수가 본선에 오르면 상금의 5%, ‘톱10’에 진입하면 7%, 우승 시에는 10%를 보너스로 받는다. 이 계산에 따르면 그렐러는 지금까지 89만8800달러(10억4000만원)를 벌었다. PGA투어 상금랭킹 9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98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85만6033달러)보다 많고, 최경주(45·SK텔레콤·38만2507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그렐러는 전직 수학교사 출신이라 게 이채롭다. 2006년 워싱턴주 기그하버의 집 근처에서 열린 미국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를 구경하러 갔다가 맷 새비지가 캐디 없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무료로 캐디를 해주겠다”고 자청한 게 출발점이다. 새비지는 4년 후 역시 그렐러 동네의 대회에 출전하는 친구 저스틴 토머스를 소개했고, 토머스가 이후 다시 스피스를 추천했다. 스피스는 그렐러와 함께 2011년 미국주니어아마추어를 제패한 뒤 2012년 프로로 전향하면서 그렐러에게 풀타임 캐디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6월 US오픈에서는 특히 캐디 덕을 톡톡히 봤다. 그렐러에게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대회가 열린 챔버스베이로 달려가 파트타임 캐디로 일한 경험이 있어서다. 스피스는 우승 직후 “캐디가 코스를 잘 알고 있는 등 스탭 도움이 컸다”고 했다.
원조는 단연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성기를 보좌한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다. 애칭이 아예 ‘황제캐디’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우즈와 함께 메이저 13승을 포함해 통산 72승을 합작하며 연간 100만달러 이상을 챙겼다. 우즈가 자동차 등 부상을 아낌없이 선물해 전리품은 더욱 짭짤했다. 2001년 고국 뉴질랜드에 재단을 세우고 주니어 양성과 사회기부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우즈의 ‘섹스스캔들’이 불거진 2011년 8월 스콧을 맡아 곧바로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일궈내 남다른 캐디 파워를 과시했다. 스콧은 2013년 마스터스를 제패했고, 지난해는 세계랭킹 1위까지 접수했다. 윌리엄스가 “쉬고 싶다”며 파트타임을 원하자 9월 결별했다가 지난 6월 US오픈을 앞두고 재결합해 공동 4위, 디오픈 공동 10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스콧은 “윌리엄스에게 골프백을 메달라고 간청했다”고 인정했다.
빌리 호셸(미국)의 캐디 마이카 퍼지트는 지난해 ‘잭팟을 터뜨렸다. 호셸이 ‘플레이오프 3, 4차전’ BMW챔피언십과 투어챔피언십을 연거푸 제패해 10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보너스가 걸린 페덱스컵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단숨에 10%인 100만달러를 보태 지난해 캐디 수입 랭킹 1위(157만달러·17억3000만원)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캐디 J.P 피츠 제럴드가 2위(148만 달러), 버바 왓슨(미국)의 캐디 테드 스콧이 3위(90만달러)다.
최근에는 캐디에게 스폰서가 붙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캐디 역시 모자나 셔츠 등에 기업의 로고를 새기는 대가로 스카우트 요청을 받는다. “세계랭킹 톱10 선수를 보유했다면 연간 5만달러, 매킬로이나 스피스, 필 미켈슨(미국) 등 월드스타 캐디는 20만달러까지 가격이 높아진다”는 후문이다. 수입과 함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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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