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호 기다리는 ‘하반기 암초’

순풍에 돛다는가 싶더니…‘허걱’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비행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에서 나온 자료를 확인해보면, 지난 8월 3주 차 이후 수직상승 중이다. 정치전문가들은 ‘북한발’ 안보 요인에 의한 일시적 상승이라 보고 벌써 하락 시점을 점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연일 상승세다. ‘한국갤럽’ ‘리얼미터’ 등 여론조사전문기관에서 발표한 결과를 보면 이러한 최근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월28일 갤럽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결과는 8월 3주 차까지 34%를 기록하다 4주 차가 되자 49%로 급등했다. 한 주 만에 지지율이 15%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2015년 들어 최고 상승폭이다.

지지율 급등

리얼미터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8월31일 발표된 8월 4주차 국정수행 지지도를 보면 3주차까지 41%였으나 4주 차에 49.2%로 뛰었다. 갤럽만큼의 상승폭은 아니지만 한 주 만에 8.2%포인트의 지지율 상승이 일어났다.

급등의 원인은 단연 북한발 안보 위협과 이어진 8·25남북합의문 발표가 꼽힌다. 갤럽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38%의 응답자가 대북·안보정책을 1위로 꼽았다. 2위를 기록한 주관·소신이 15%라는 점에서 1·2위 간 격차가 크다. 더군다나 1주 전 만해도 대북·안보정책이 5위(7%)에 그쳤던 점을 본다면 확실히 북한 문제가 급등의 원인이라 말할 수 있다.

남북고위급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긍정 평가했다. 응답자의 65%가 ‘잘됐다’고 응답한 반면 ‘잘못됐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 16%에 그치는 등 4배가 넘는 차이가 났다. 19%는 의견을 유보했다. (8월25~27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 대상으로 조사)


복수의 언론은 국정동력을 언급하며 박근혜호의 2015년 하반기 순항을 예상하고 있다. 일부 보수성향의 언론에서는 남은 임기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을 회복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거품효과’를 언급하며 지지율이 언제 하락할지 모른다고 전망한다. 2015년 하반기를 지배할 현안들이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장 위험한 암초로 꼽히는 것은 ‘10·10노동당 창건일’이다. 오는 10월10일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 70주년이 되는 날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북한 현지에서는 올해 최대의 명절로 내세울 정도. 때문에 북한은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주변국에 각인시킬 목적으로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백승주 국방부차관은 지난달 31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질의응답에서 “10월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의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8·25) 합의 후 오히려 커진 측면이 있다”며 “북한은 이번 합의로 체면이 손상됐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난 2일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담화와는 관계없이 북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오는 10월10일에 앞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8·25 합의는 휴지조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지지율 급등의 공신이었던 북한 문제가 오는 10월10일을 기점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능성이 높은 미사일 도발 이외에도 이산가족 상봉,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여서 남·북 간 실제적 성과 없이 시간만 흐른다면 지금의 평화모드가 역풍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외부 암초, 노동당70주년·산케이 만행
내부 암초, 노동개혁·2차 사정드라이브

일본 극우세력의 언론플레이도 간과할 수 없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미중 양다리 한국이 끊지 못하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가하는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심지어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을 과거 제국주의 일본에 의해 시해당한 명성황후에 비유해 ‘민비’(민비는 일본이 명성황후를 낮춰 부르는 말)라고 부르는 등 상식을 벗어난 보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즉각 삭제를 요구했지만 해당 신문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요청을 거부한 상태다.


과거 악의적 보도로 국내 여론이 악화된 전례가 있어 박근혜정부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해당 신문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이슈를 박 대통령의 사생활 문제로 전환하는 등 허위보도를 했고 결국 법정싸움으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국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도 있다. 노동개혁이 그중 하나다. 최근 박근혜정부는 노동개혁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공기업에 대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연말까지 마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정가는 일찌감치 군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청와대와 찹쌀떡 공조를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고 난 후 기자들과 만나 “불법 노조에 공권력이 대항하지 못했기 때문에 10년째 우리나라가 (국민소득이) 2만불”이라며 “그런 일이 없었으면 3만불을 넘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 과정에서 몇몇 기업의 노조를 ‘귀족노조’로 규정하는 발언도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계는 적극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김 대표의 발언이 보도된 후 즉시 성명을 통해 “김 대표는 공당의 대표로서 국민소득 3만불 미달이 노조의 파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객관적 기준은 제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들의 경제정책 실패를 말 한마디로 노동조합 탓으로 돌리는 기묘한 화법은 박 대통령의 유체이탈화법과 어찌 그리 닮았는가?”라고 되물었다. 만약 해당 개혁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박 대통령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김현웅 법무부장관이 밝힌 공직자에 대한 사정드라이브도 역풍으로 바뀔 수 있는 구간이다. 김 장관은 최근 대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공직비리 등 부정부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월경 대국민담화를 통해 밝힌 ‘부정부패 비리척결’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자칫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한 검찰출신 변호사는 “임기 반환점 즈음 기강을 잡기 위해 권력은 사정드라이브를 걸어왔다”며 “과거 성완종 사태처럼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차 사정드라이브 진행 중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갑작스레 자살해 ‘성완종 리스트’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듯 이번 2차 사정드라이브 또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품효과

내색은 하지 않지만 박근혜정부는 내심 9월 1주 차 지지율 50% 돌파 소식을 반기는 눈치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말라”는 박 대통령의 평소 지침에 따라 청와대는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지율 변동 추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박 대통령에게 약식으로 된 서면 보고서가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수행에 있어서 가장 큰 동력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의 지지라는 사실을 청와대 참모진도 인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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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