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몸값 대박난 손흥민

‘400억 사나이’ 밥값은 해야 될텐데…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손세이셔널’ 손흥민(23)이 마침내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그 동안 한국의 유망주로서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손흥민이 올 여름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에서 9번째로 비싼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 홋스퍼에 안착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로 공식 이적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28일 구단 트위터로 “23살 공격수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공식 이적했다. 계약 기간은 2020년까지다. 손흥민의 등번호는 7번”이라고 발표했다. 손흥민은 이적이 확정되면서 EPL에서 뛰는 13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년 계약 입단
등번호 7번 받아
 
영국 <가디언>과 <BBC>는 손흥민의 이적료가 2200만파운드(약 398억원)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2013년 6월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길 때 이적료는 1000만유로(약 133억원)였다. 약 2년 만에 몸값이 3배로 뛴 것이다. 손흥민의 이적료로 알려진 2200만파운드는 아시아 선수 이적료 중 역대 최고액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가 2001년 이탈리아 AS로마에서 파르마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2600만유로(약 346억원)가 최고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하는 것과 함께 팀내 중심 선수임을 뜻하는 등번호 7번을 줬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맨체스터 시티의 라힘 스털링 등이 7번을 단다. 데이비드 베컴도 현역 시절 7번을 달았고, 박지성도 국가대표로 출전할 때는 대부분 7번을 달고 뛰었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EPL 구단들의 수입이 늘어나 이적료가 높아지는 추세였기 때문에 손흥민의 이적료가 놀랍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토트넘이 올 여름 영입한 선수 중에선 최고 이적료다. 거액의 이적료를 부담하고 등번호 7번을 준 것은 손흥민에게 거는 토트넘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성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액…토트넘 안착
 
토트넘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올 시즌 들어 2무1패로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토트넘은 공격수 해리 케인과 호흡을 맞춰 득점력을 높여줄 파트너로 손흥민 측에 더욱 강하게 구애했고, 손흥민 역시 잉글랜드 무대를 선택하면서 결국 이적이 성사됐다. 
 
토트넘이 큰돈을 쓴 만큼 손흥민은 당장 중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내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트트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해리 캐인은 지난 시즌 21골을 터뜨린 무서운 신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공격 자원이기도 하다. 공격 2선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 무사 뎀벨레, 나세르 샤들리, 에릭 라멜라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손흥민이 확실한 주전이라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해야 하고 골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토트넘에는 알렉스 프리차드와 같은 유망주들이 많다. 손흥민에게 3∼4경기는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손흥민도 새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구단 트위터를 통해 “나는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선수다. 내가 다녔던 학교의 축구부 코치였던 아버지 밑에서 축구를 배웠다”며 “토트넘 팬들 앞에서 하루빨리 경기를 뛰고 싶다. 팬들의 응원이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과감하고 대담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내 축구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손세이셔널’
그의 활약은?
 
토트넘은 손흥민 띄우기에도 나섰다.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에버턴의 4라운드 경기 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토트넘 관중은 손흥민에게 우레 같은 박수를 보냈다. 
 
아직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은 이적생을 팬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었다. 지난달 15일 올림피크 리옹으로부터 공격수 클린턴 은지예를 영입했을 때에도 이런 이벤트는 없었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10대 후반부터 상당한 실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재능이 일찍 만개한 까닭은 그의 아버지 덕분이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가지 지낸 선수 출신이며, 어렸을 때부터 손흥민에게 직접 축구를 가르쳤다. 손웅정은 손흥민에게 직접 개인기와 탄탄한 기본기를 차근차근 가르쳤다. 손흥민은 “내가 유럽에서 뛸 수 있는 건 절반 이상이 아버지 몫이다”라고 말할 만큼 아버지는 아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손정웅은 손흥민에게 승패에 집착과 부담을 버리게 만들고 축구 자체를 즐기게 가르쳤다. 손정웅은 아들이 공을 자유자재로 다룰수 있을 때까지 패스나 여타 다른 기술을 가르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아버지의 남다른 축구 교육 끝에 손흥민은 일찍 남들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FC 서울의 유스팀이었던 동북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약 3개월 남짓만 뛰고 중퇴했다. 이후 함부르크SV 유스팀에 1년간 유학을 하고 돌아와 2007∼2009년 이광종호의 일원으로 U-17 월드컵 대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손흥민은 2009년 U-17 월드컵때 등장해서 엄청난 활약으로 그 재능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그는 대표팀 최다골인 3골을 넣어 대한민국이 8강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분데스리가 1부 리그팀인 함부르크SV가 재빨리 다시 그를 스카우트를 영입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SV 데뷔 이전부터 소속팀 감독과 스태프 모두 엄청난 재능이라고 극찬 받았다. 심지어는 같은 소속팀 동료인 전설적인 축구선수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마치 어렸을 때의 자신을 보는 것 같다며 후계자로 삼는 듯한 발언을 몇 차례 했다. 반 니스텔루이는 자신이 젊었을 때 지도해 줄 선배가 없어서 괴로웠다고 했다. 이번엔 자신이 그런 선배가 되어서 재능 있는 손흥민을 지도해 주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첫 시즌인 2010-2011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은 9경기 9골이라는 배어난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재능을 만개했다. 프리시즌 중에는 첼시를 상대로 넣은 골이었다. 당시 최정상급 센터백인 존 테리와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순간적인 스피드로 농락하면서 골을 넣는 장면에 엄지를 추켜세웠다. 첫 풀타임 선발 출전 때도 골을 기록하며, 함부르크SV 역사상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2010년 성공적으로 함부르크SV와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2011-2012 시즌을 앞둔 프리시즌에서는 손흥민은 10경기에서 18골을 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헤르타 베를린과의 리그 2라운드에 첫 출전하여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시즌 중간 함부르크SV는 강등권까지 떨어질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매 경기마다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팀을 강등권에서 구출하는 데 일조했다.
 
골 넣는 센스 

기복 심한 편
 
2012-2013 시즌에는 리그 33경기 1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원정경기인 프랑크푸르트 전에서 1:3으로 뒤지던 후반에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비록 2:3으로 경기는 졌으나 자신감을 보여줬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1라운드 경기에서는 1:1로 맞서던 전반전에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측면 돌파후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시즌 8호 골이자 역전골을 넣었고, 후반 44분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9호 골을 넣으면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고, 최고 평점을 받음과 동시에 함부르크SV의 리그 순위 또한 5위까지 끌어올렸다.
 
4월 14일 마인츠 05와의 경기에서 10호, 11호 2골을 몰아쳐 팀의 2:1 승리에 크게 기여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선수로는 차범근, 설기현, 박주영에 이어 네 번째 유럽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으며, 특히 빅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푸스발-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는 차범근에 이어 두 번째이다. 뒤이어 어린 나이에 12호 골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시즌이 종료된 후 이적시장이 시작되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토트넘 등이 노렸고 분데스리가에서는 도르트문트, 레버쿠젠이 영입전을 벌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자신이 주전으로 뛸 수 있고 경쟁력이 충분히 있는 팀이라는 조건에 부합했던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2013-2014 시즌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은 31경기 10골 4도움으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친정팀 함부르크SV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이 해트트릭은 설기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기록한 것이다.
 

이런 활약으로 평점 만점을 받았으며 MOM (Man Of the Match)에도 선정됐다. 또한 FIFA는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37경기 무패행진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신기록을 수립한 FC 바이에른 뮌헨과 더불어 함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2014-2015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라운드에서 FC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2, 3호 골로 멀티골을 득점하였으며 팀은 1:2 로 승리하였고 MOM에 선정됐다.
 
13번째 한국선수…기대 한몸에
“먼저 내부 경쟁서 살아남아야”
 
리그 21라운드 VfL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통산 2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으나 바스 도스트가 4골을 넣는 활약을 하며 4-5로 패배했다. 마인츠와의 리그 경기에서 1골을 성공시켜 리그 11호골이자 시즌 17호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세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손흥민은 어린 나이임에도 킥이 강하고 정확해 지공과 속공, 박스 안과 바깥을 가리지 않고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 감아차든 발등으로 강하게 차든 자유자재로 킥을 구사하는 편이다. 또한, 킥에서 늘 반 박자 빠른 타이밍을 가져간다. 단순히 반 박자가 빠른 게 아니라 수비수의 행동을 빠르게 파악해서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한 찬스를 만들 줄 아는 센스가 있다. 찰나의 순간이 중요한 빅리그에서 공격수로 살아남는 데 필요한 재능 중 하나다.
 
드리블 상황에서의 손흥민은, 상대편의 수비 진영 그 자체를 제치고 들어가기보다, 간결하게 한 명 한 명씩 제쳐버리는 방식을 선호한다. 과거 연륜이 부족했던 2012년이나 2013년에는 단순한 드리블 패턴으로 일관하다 상대 수비수에 허무하게 차단당하는 일이 많았지만, 현재는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단순한 드리블
단점 보완해야
 
장점이 있는 만큼 보완할 점도 있다. 손흥민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기복이다. 함부르크SV와 바이엘 04 레버쿠젠을 거치며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이따금씩 기복 있는 플레이를 드러냈다. 기세를 타면 누구도 막기 힘든 선수지만 조용할 때는 한없이 조용했다. 또한 돌파를 시도할 때는 공만 보다가 수비수들에게로 돌진해 동료의 움직임을 놓치는 경우가 잦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토트넘 어떤 팀?
 
손흥민이 이적한 토트넘 홋스퍼는 133년 역사를 자랑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이다. 영국 런던 북부의 토트넘을 연고로 1882년 창단했으며 홈구장은 3만6000여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화이트 하트 레인이다.

역시 런던 북부가 연고지인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는 양 구단의 자존심을 건 빅매치로 손꼽힌다.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에서 8차례, 리그컵에서도 4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토트넘이지만 1부 리그 우승 기록은 단 2차례(1950-1951시즌 1960-1961시즌)뿐이다. 프리미어리그가 1992년 출범한 뒤에는 한 번도 정상에 선 적이 없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출범 뒤 2부 리그로 떨어진 적이 없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이며 언제나 상위권 전력을 구축했다. 최근 10년 사이에는 20개 팀 가운데 주로 4∼6위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배경에 유대인 자본이 있어 재정적으로도 풍족한 것으로 알려진 토트넘은 최근 5년간 공격수 영입에 큰 돈을 썼으나 3위 안에 들어보지 못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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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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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