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뿔이 흩어진 교보일가 남매들 근황

다 떠나고 장남 혼자 ‘덩그러니’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교보생명 창업주 고 신용호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신창재 회장의 동생이 사업을 접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보일가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 외에는 이렇다할 활동을 보여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창업주 고 신용호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 청년사업가로 독립운동자금 모금에 동참했던 인물이다. 신 명예회장은 해방 후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세웠다. 신 명예회장은 명문가 출신의 고 유순이씨와 결혼해 2남2녀를 낳았다.

어디서 뭐하나
 
장녀 신영애씨는 함병문 전 서울의대 마취과 교수와 결혼했다. 둘째 신경애씨는 서울고등법원 판사,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국회 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을 지낸 박용상 언론중재위원장과 결혼했다. 두 사람 모두 1남1녀를 뒀다. 셋째 큰아들이 신창재 현 교보생명 회장이다. 2010년 지병으로 사망한 고 정혜원 전 봄빛여성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신 회장은 2013년 이화여대 대외협력처 박지영씨와 재혼했다. 박씨의 부친은 조각가인 박병욱 전 한국미술협회 부회장이고 오빠는 건국대 예술학부 교수다.
 
교보일가 2남2녀 중 유일하게 경영권을 쥔 신 회장은 경기고-서울대 의대를 나온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다. 20년 가까이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해 2000년 회장직에 오른 뒤 지금까지 그룹 지휘봉을 잡고 있다.
 
현재 교보생명 최대주주는 신 회장이다. 신 회장은 지분 33.78%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특수관계인으로 사촌동생 신인채 필링크 사장이 2.5%를, 누나인 신영애씨가 1.4%, 신경애씨가 1.7%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과 고 정혜원 전 봄빛여성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들 중하·중현 형제, 그리고 신 회장의 재혼녀 박지영씨는 교보생명 지분이 없다. 신 회장의 장남 중하씨는 지난달 교보생명 자회사인 KCA손해사정 대리로 입사했다.
 
교보그룹은 2012년 4월부터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그룹은 모회사 교보생명보험을 중심으로 교보증권(증권 중개), 교보악사자산운용(집합투자기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생명보험), 생보부동산신탁(토지신탁), KCA손해사정(손해사정업), 코에프씨교보한화그로쓰챔프(사모투자) 등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비금융계열사인 교보데이터센터유한회사(기반설비), 교보리얼코(시설물 유지관리 업체), 교보문고(대형서점), 교보핫트랙스(문구·음반), 교보정보통신(컴퓨터 시스템 관리), 제일안전서비스(경비용역) 등도 보유하고 있다. 또 해외계열사인 교보생명자산운용(금융투자업)도 보유하고 있다.
 
2남2녀 중 신창재 회장만 경영활동 중
누나들 칩거…막냇동생 독자사업 실패
 
계열사의 손익현황을 보면 금융계열사 중 교보생명보험, 교보증권 외에는 당기순이익이 낮은 편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지난해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비금융계열사 중에서는 교보문고와 교보핫트랙스만이 두드러지는 실적을 나타냈다. 다른 계열사들은 미미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교보생명은 신사업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26일 인터넷전문은행 현지조사를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했으나 막판 입찰 참여를 포기한 바 있다. 당시 신 회장은 “은행 인수 꿈을 접지 않았고, 좋은 기회가 있으면 재도전하겠다”는 뜻을 종종 내비쳤다.
 
이 와중에 신 회장의 남동생이자 교보일가의 막내아들 신문재 디자이너이미지 대표가 개인사업을 접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호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신창재 현 회장의 동생이기도 한 신 대표는 2008년 교보생명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2012년 7월께 친인척 계열분리를 공정거래위에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서 교보생명그룹에서 독립해 나와 독자 사업을 전개했다.
 
신 대표의 디자이너이미지는 ‘WE SUGGEST DESIGN’을 모토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의 상품과 해외 유명브랜드 100여개의 상품을 실용적 감각으로 셀렉팅한 종합 편집 스토어다. 당초 매장은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청담동 등 목 좋은 자리에 오픈했다. 입소문을 타고 신세계백화점 본점까지 진출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6월에는 한남점 철수, 7월에는 신세계 본점 철수, 이어 이번 달에는 청담점이 문을 닫게 생겼다. 이렇게 줄줄이 문을 닫는 배경 중 적자가 이어졌을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디자이너이미지는 신 대표가 2012년 자본금 5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로 서적과 문구 도소매업으로 등록돼 있다. 한남동과 청담동 매장 건물은 임대가 아닌 개인 소유 건물로 알려져 있다. 디자이너이미지는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가구나 식기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국내에 적극 소개하며 국내에 북유럽 스타일을 유행시켰다. 일본 마루니 가구, 프랑스 톨릭스 체어 등은 디자이너이미지에서 수입해 온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북유럽 스타일을 추구하며 일부에서 뜨거운 인기를 받았던 디자이너이미지가 이렇게 무너지게 된 원인으로 고급화 추구와 해외직구의 영향을 꼽는다. 일반 대중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현재 디자이너이미지 홈페이지는 방치돼 있는 상태다.
 
디자이너이미지는 다음 달 철수할 예정이지만 직원 채용공고는 여전히 홈페이지 대문에 걸려있다. 디자이너이미지 관계자는 “홈페이지 관리는 안 하고 있었다”며 “직원을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디자이너이미지 철수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안풀린 막둥이
 
신 대표는 미국 파슨스스쿨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신 대표는 1991년부터 2005년 8월까지 광화문 교보문고 내 문구 액세서리 음반 팬시용품 등을 판매하는 400여평 매장의 문보장(핫트랙스)을 비롯해 전국 6개 교보문보장을 운영했다. 교보문고가 직접 문보장을 운영하기 위해 신 대표로부터 문보장 사업권을 회수하면서 새 사업을 구상했다. 그리하여 2012년 문구용품 도소매업체인 디자이너이미지를 세웠던 것이다. 하지만 사업을 실시한 지 불과 3년 만에 폐점수순을 밟게 됐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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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