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약 점검> ②'먹구름 잔뜩 낀' 안보 공약

밖으로 밖으로만…국방·통일외교 공약이행 ‘0’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하반기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2월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대선공약이행평가’를 토대로 그로부터 현재까지 얼마나 공약이 이행됐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총 4주에 걸쳐 복지·안보·경제·정치 분야로 나눠서 다룰 예정이다. 그 두 번째로 안보분야를 점검해봤다.

지난 15일 대한민국은 ‘광복 70주년’인 동시에 ‘분단 70주기’를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8·15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연설의 요지는 계속되는 도발에 강경대응하겠지만, 대화와 협력의 문은 열어놓겠다는 것이었다. 집권 2년 동안 북측을 향해 강경책으로 일관했던 지난 모습과는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의 공약집 ‘세상을 바꾸는 약속’에 실린 안보 관련 공약이 주목받는 요즘이다.

북한 도발
안보 공약

‘안보’라는 단어는 주로 북한과의 관계에서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안보란 말이 ‘안전보장’을 줄여 이른 것인 만큼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통칭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안보공약을 점검할 때도 비단 국방 분야에 한정하기보다는 대한민국 사회의 안전과 관련된 모든 공약을 점검해 봤다.

위 전제를 반영했을 때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사회안보와 관련된 사항은 큰 목차로 3가지가 된다. ‘국방’ ‘외교통일’ ‘안전한 사회’ 분야가 그것이다. 이 3가지 분야 속에 존재하는 세부 공약은 총 75개, 그중 국방에 속한 공약은 21개, 외교통일은 30개, 안전한 사회는 24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지난 2월16일 집권 3년 차를 맞아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점검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완전 이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공약은 75개 중 19개로 전체 25.3%를 기록했다. 그것보다 못한 수준인 ‘후퇴 이행’은 40개로 전체의 53.3%, 아직 달성하지 못한 ‘미이행’은 16개로 21.3%를 나타냈다.

그렇다면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얼마나 변화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방과 외교통일 분야는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경실련이 발표한 지난 216일까지의 결과보다 오히려 퇴보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단 고위급 회담 결과 도출된 ‘8·25 합의문을 남·북 정상이 앞으로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냐에 따라 공약 이행률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약이 이행됐다고 볼 수 있는 안전한 사회 분야에서도 단 2가지만 실현됐을 뿐이다. 이를 적용하면 완전 이행은 기존 19개에서 1개 늘어난 20개(26.7%), 후퇴 이행 또한 1개가 늘어난 41개(54.7%), 미이행은 14개(18.6%)가 된다. 공약 완전 이행률이 지난 6개월 동안 25.3%에서 26.7%로 단 1.4%포인트 상승에 그친 것이다.

25.3%→26.7%
1.4% 상승


공약을 세부적으로 점검해 보면, 국방분야 중 ‘확고한 국방태세 확립’ 영역에 있는 국방예산에 대한 공약과 ‘포괄적 방위역량 강화’ 영역에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에 관한 공약은 개선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방예산 공약의 경우 안보 현실에 맞는 적정 수준의 예산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공약 중 하나다.
 


경실련이 지난 2월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국방 예산은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재정비 대비 예산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4년 국방예산은 전년대비 3.5%포인트 상승한 35조7억원으며, 2015년은 5.2%포인트 증가한 37조6억원이었다. 2016년은 국방부가 최근 3년간 중 가장 높은 7.2%포인트 상승한 40조1395억의 국방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상황이다.

6개월간 안보공약 이행률 단 1.4%↑
국방·통일외교 0건, 안전한 사회 2건 이행


그러나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가 추산한 2015년 대한민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1조4351억달러(약 1577조원) 대비 2.55%로 지난 1994년 이후 유지돼 온 GDP 대비 2%대를 유지하는 수치다. 당초 조사결과 정부 예산계획과 군 당국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던 예산이 30조원 넘게 차이가 났던 점을 고려했을 때 공약이 이행됐다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경실련의 해석에 반박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권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국방예산이란 말 자체가 자의적 해석이 허용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예산만 보고 안보 현실에 맞다 안 맞다를 판단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도 미이행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 2014년 10월23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을 기존 상태로 무기한 연기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후 달라진 점이 없었다.

오히려 일본이 외교를 통해 ‘집단적자위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어내 논란이 됐다. 만약 관련 법안이 오는 9월27일까지 일본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된다면 일본은 자국에 대한 공격은 물론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도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일본이 능동적으로 군사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북한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정부가 전작권 환수 문제를 무기한 연기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여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방·외교통일
10개 미이행

외교통일 분야도 마찬가지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동북아 협력을 이끌어 낸다는 공약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단 청와대에서 추진하는 연내 한·중·일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2012년 5월을 끝으로 이행되지 못했던 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자 회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사된다면 공약의 후퇴 이행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영역은 총 6개 공약 사항 중 4개가 이행되지 못했다. 정치·군사적 신뢰를 구축한다는 공약은 이제 막 국면 전환의 가능성을 만들어 냈다. 10·4남북공동선언 등 기존 합의에 담긴 내용을 실천한다는 공약은 최근까지 북한의 거절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무박 4일 간의 대화를 통해 도출해 낸 8·25 합의가 향후 남·북 관계 개선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양한 대화채널을 개설해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다는 공약도 마찬가지다. 지뢰 도발에 이은 북한의 포격 도발로 임기 내 이행을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극적인 화해 모드로 전환됨에 따라 연내 정상 간의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남북관계 악화일로, 3자 회담으로 돌파?
말로만 안전한 사회, 실효성 논란 여전


국군포로와 납북자 귀환 사업에 역점을 둔다는 공약은 민간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정부와의 공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지난 7월24일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주최로 국군포로 송환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개최되는가 하면 29일에는 탈북군인 초청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국군포로분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서 대한민국이 송환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 외에도 군사대결 완화→경제공동체 건설→정치적 통합으로 나아간다는 공약은 이제 막 첫걸음을 땐 상황으로 논의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을 계승·발전한다는 안 또한 최근까지 제자리 상태에 머물러 있다. 북한을 얼마나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이외에도 외교와 관련된 공약 또한 지난 6개월 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를 편찬한다는 공약은 각 국가 간 이견이 크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고바야시 소메이 니혼대 교수는 지난 3일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공동체포럼에 참석해 “과거 민간 차원에서 한·중·일 공동역사교과서 만들기 사업이나 한·일 역사 공동연구가 실시됐지만 각국의 내셔널리즘을 배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그동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안전한 사회 분야에서는 약간의 진전을 보였다.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강화’ 영역에 속한 재난관리업무 일원화 시스템 구축은 지난 2014년 11월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는가 하면 ‘재난안전통신망’이 시범사업에 들어가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안전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물론 안전통신망 구축에 있어서 부실 규격에 따른 혈세 낭비 논란까지 일고 있다는 점에서 후퇴 이행으로 분류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통합식품안전정보망’을 구축한다는 공약은 기존 미이행에서 이행으로 바뀐 공약이다. 지난 6월30일부터 홈페이지가 공개돼 일반 국민들도 접속 가능하다. 그러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도 바로 접속할 수 있는 링크가 뜨지 않는 등 접근성에서 개선돼야 할 영역이 아직 존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식 오픈을 했음에도 홍보가 미흡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안전한 사회
후퇴 이행


안전한 사회 분야의 나머지 공약은 답보상태에 있다. 응급의료에 따른 사고피해를 보상해 주겠다는 취지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일부개정안(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대표발의)’은 지난 2013년 1월25일 발의된 이후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집행유예를 금지하겠다는 것과 전문가 증언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공약은 미이행 상태를 유지했다. 단 최근 여학생을 성추행한 교사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 첫 사례가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개선될 소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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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