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세태> 황당한 ‘시선폭력’ 논란
<요지경세태> 황당한 ‘시선폭력’ 논란
  • 이광호 기자
  • 승인 2015.08.28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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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던 여성 쳐다만 봐도 성추행?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20대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커뮤니티 ‘여성시대’, 일명 ‘여시’가 최근 ‘시선폭력’이라는 다소 황당한 논란을 일으켜 화제다. 한 여성이 지하철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남성에게 시선폭력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게 사건의 발단이다. ‘과했다’ ‘신고할 만했다’ 등 이 여성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얼마 전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여시)’ 회원 A씨는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놨다. 지하철에서 반대편에 앉은 남성 B씨가 자신을 계속 쳐다봐 불쾌함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보며 웃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 걸 보고 ‘몰카’를 의심했다. A씨는 B씨가 자신의 신체부위를 촬영하고 휴대폰을 숨기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역무원에게 신고했다.

눈길 줬다가…
 
역무원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지하철 내부 현장에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폰 임의제출을 요구했다. 성추행범으로 몰린 B씨는 황당했지만 휴대폰을 공개했다. B씨는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개인 앨범과 옷 주머니 등을 전부 공개했지만 A씨와 관련된 사진은 단 한 장도 발견되지 않았다. B씨는 A씨의 신고로 인해 소중한 시간을 빼앗겼고, 수치심을 느껴야했다. B씨가 당한 상황을 보면 B씨는 명예훼손 혹은 모욕죄로 A씨를 고소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반적인 모습은 A씨가 B씨에게 “제가 오해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등의 말을 건네는 것이 상식적인 것으로 보이나 A씨는 되레 ‘나는 피해자인데 왜 가해자에게 사과해야하느냐’는 식의 내용을 담은 글을 여시에 올리면서 ‘시선폭력’ 논란을 낳았다. 
 
다수의 여시 회원들은 시선폭력을 주장한 A씨를 옹호했다. B씨의 휴대폰에서 아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당사자가 불쾌했다면 성추행이 맞다며 맞장구를 쳤다. 일부에서는 A씨의 주장을 비판했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두 명의 회원은 ‘오해였다면 사과를 하는 게 맞다’는 식의 댓글을 달았다. H회원은 “사과도 안하다니‥ 진짜 봉변이네”라며 논란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짚었다.
 
지하철 성추행 사건…알고보니 과민반응
‘여시’ 회원간 옥신각신 하다가 고소까지
 
그러나 다수의 회원들은 “저 남자가 봉변을 당했다고?” “왜 이게 봉변이야?” 등의 반응을 보이며 H회원의 의견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자 H회원은 “몰카 찍었다고 의심해서 내리게해서 폰검사까지 했는데 사실이 아니었으면 사과해야지 왜 봉변이냐니…”라며 “화장품 매장에서 직원이 자기랑 자꾸 눈이 마주친다고 뭐 훔친 걸로 오해해서 가방 검사해보자고 하면 응하기 싫을 수도 있고 경찰 대동해서 요구해서 마지못해 응해도 훔친물건 없으면 당연히 직원이 사과해야하는거 아냐?”라며 예를 들며 회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러나 회원들은 H회원을 이해하지 못했다.
 
 
 
“폰 검사해서 아무것도 안 나왔지만 그게 봉변이라고 할 것 까지는…” “내가 이 댓글에서 봉변당한 기분” 등 H회원을 몰아가는 댓글이 줄지어 달렸다. 이어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거친 단어들이 난무하며 H회원은 집단공격을 당했고 급기야 자신의 글과 관련해 사과글을 남기게 됐다. 소신 발언을 했던 H회원은 결국 카페 활동정지를 당하는 처분을 당했다.
 
이후 H회원은 자신을 모욕하고 조롱한 E회원을 고소했다. 최근 자유게시판에는 ‘나 경찰한테 전화왔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E회원은 “댓글 모욕사건이라는데 뭐지?”라며 한 장의 캡처사진을 올렸다. ‘다음카페 여성시대 댓글 모욕 사건에 대하여 문의할 사항이 있으니 연락바랍니다’ 부산남부경찰서에서 보낸문자였다.
 
이때부터 여시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찰로부터 문자를 받은 회원은 “댓글 쓴 기억도 안 나는데, 내가 아니라고 주장 못 하는 거야? 난 인정이 안 되는데 인정해야 하는 거야? 저거 착오 있을 수도 없는 거야?”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H회원에게 ‘개XX’이라고 남긴 댓글의 흔적은 지울 수 없었다.

추행범으로 몰려
 
E회원의 이중성도 도마에 올랐다. 과거 E회원은 ‘악플을 단 사람들 반드시 죄값을 받을 거고 분명히 사과하셔야 할겁니다’라는 댓글을 단 적이 있어서였다. 댓글 모욕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시 H회원과 같이 소신발언을 했다가 같은 조치를 당한 M회원도 자신을 모욕한 회원들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시는 수많은 인터넷커뮤니티 사이트 중에서 여성 ‘일베’로 불리고 있다. 이용자 성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본질은 같다는 의미다.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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