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열애설로 뜬 신인들

아무도 모르다 한방에 ‘빵’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지난 4일, 인터넷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유역비의 이름이 올랐다. 한류스타인 송승헌과의 열애설에 중국배우 ‘유역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이유다. 신인배우 채수빈도 야구선수 구자욱과의 열애설에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이 열애설을 부인하자 일부 누리꾼들은 연예소속사가 신인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열애설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무명배우였다가 스타와의 열애설로 일약 스타텀에 올라선 스타로 전노민(김보연 전 남편), 김승우(이미연 전 남편) 등을 꼽는다. 열애설 이후 다시 한 번 대중의 관심을 받은 스타는 변요한-김고은, 진태현-박시은 커플 등이다. 

지난달 20일, 한 누리꾼이 SNS에 서울역에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걸어가는 커플사진을 공개하면서 사진 속 주인공을 신인배우 채수빈과 삼성라이온스 내야수 구자욱 선수로 추정했다. 이 사진을 접한 야구팬들이 댓글에 “구자욱이 맞다”고 주장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두 사람의 열애설 의혹이 제기됐다. 이윽고 다음날인 21일 오전, 두 사람의 열애설 관련 기사가 집중 보도됐다.

일약 스타텀

채수빈의 소속사인 토인엔터테인먼트는 “12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열애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웠으나, 최초 보도 6시간 만인 오후 4시께 “사진만 보면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두 사람은 친한 사이일 뿐 사귀는 게 아니다”고 열애설을 부인했다.

소속사의 공식입장 발표에 앞서 연예매체 <뉴스웨이>는 구자욱 측근과의 인터뷰를 통해 열애설을 인정했다. 일부 언론사는 ‘구자욱과 열애 중, 채수빈은 누구?’ ‘채수빈 누구냐고?’ ‘채수빈, 갑자기 뜬 슈퍼스타’ ‘대세 채수빈은 누구?’ 등의 신인배우 채수빈을 조명한 관련 기사를 잇달아 보도했다.

누리꾼들은 소속사의 공식 입장 발표가 늦어진 데 대해 고의성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열애설에 대한 궁금증 유발 및 추측성 기사를 통한 이슈화 등을 조장했다는 이유다. 토인엔터테인먼트는 “명확히 하려고 하다 보니 입장 발표가 늦어졌다”며 “입장을 번복하게 되면 곤란해질 수 있고 한 명이 아닌 두 명 모두 알려진 이들이기에 양쪽에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열애설이 해프닝으로 일단락될 즈음인 지난 14일 채수빈은 KBS 2TV 드라마 <파랑새의 집> 종영 인터뷰에서 열애설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가 삼성라이온스팬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당시 채수빈이 “맛보기한 느낌이랄까? 열애설이란 게 이런 기분이구나! 이거 또한 나에게 공부가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배우로서의 처신에 대한 조심성에 대한 발언이었음에도 삼성라이온스팬 누리꾼들은 ‘구자욱이 맛보기라니? 시식용인가?’ ‘열애설에 대해 다시 언급할 필요까지야’ 등의 비난 댓글을 남기면서 ‘맛자욱’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남겼다.

채수빈과 구자욱의 열애설 보도 이후 신인들의 열애설이 다시 한 번 조명되고 있다.

지난 1월, 배우 양정원도 전현무와의 열애설로 대중 앞에 이름을 알렸다. 12살 띠동갑 커플로 주목받은 두 사람은 한 누리꾼이 ‘사진을 주은 지 한 달 정도 됐다’는 제목의 게시글에 스티커 사진을 공개하면서 열애설에 휘말렸다. 양측은 열애설을 부인했으나 스티커 사진 속에 ‘궁디팡팡’ ‘70일째’라는 문구가 쓰여 있어 누리꾼들의 의혹만 고조시켰다는 지적이다.

커뮤니티 블로그에서 누리꾼 블랙뮤젤은 지난해 10월 전현무가 진행을 맡은 JTBC <러브 싱크로>에 출연한 양정원이 전현무를 이상형으로 지적하며 “열렬한 팬이었다”고 고백한 점을 열애설에 대한 입증 자료로 제시했다.

무명연예인 빅스타와 만난 뒤 이름 알려
대중 외면 속 ‘○○○ 여친’으로 낙인

tvN 드라마 <잉여커플>에 출연한 이후 지난해 3월 공식 커플임을 인정한 온주완-조보아 커플도 다시 한 번 누리꾼들의 관심을 샀다. 2012년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로 데뷔한 조보아는 MBC 드라마 <마의>, 영화 <가시> 등에서 꾸준한 연기 활동을 보여왔음에도 인지도를 얻지 못하다가 온주완과의 열애설에 남성 누리꾼들을 팬으로 합류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열애 인정 이후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조보아는 사이버안전국 특수실종전담팀원으로 열연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지난해 10월, MBC 드라마 <야경꾼 일지>에서 정윤호(유노윤호)와 연기 호흡을 맞춘 서예지도 열애설 이후 남성 누리꾼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BOSS는 “열애설 자체만으로도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가 된다”며 열애설 이후 실시간검색어에 자주 오르는 점을 강조했다.

또 2013년 K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서예지를 소개할 때 “CF와 시트콤을 통해 주목받은 신인이다. 정말 예쁘신 것 같다. 그냥 예쁜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예쁜 것 같다”고 말한 점을 언급했다. 누리꾼 헤헷은 “사람들이 아직은 잘 모르지만 한 번 보면 절대 잊히지 않을 외모라서 곧 뜰 것 같은 배우”라며 “주먹만한 얼굴에 뽀얀 피부, 범접할 수 없는 남다른 분위기까지 강렬한 매력의 소유자”라 평했다.

노이즈마케팅?

지난해 11월 결별을 선언한 양상국-천이슬 커플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개 연애 이후 인지도가 하락한 커플로 꼽힌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CARACE(herowar****)는 “무명이었던 천이슬이 뜨기 위해 양상국을 만났던 게 아니었냐는 악플이 많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작성자 비공개는 “성형외과와의 법적 공방에 심경 변화가 있었고 배우로서의 인지도보다 ‘양상국의 여자친구’로 불렸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아 헤어진 것 같다”, New는 “양상국은 외모를 보고 여자친구를 사귀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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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