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국감 임박> 벌벌 떠는 대기업들 백태

재벌 잡는 계절, 총수들 줄소환 임박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19대 마지막 국정감사가 머지않았다. 여야는 이번 국감에서 기업인들을 적극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재계 톱뉴스인 롯데를 시작으로 그간 논란을 일으켜왔던 기업인 줄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는 ‘지배구조’ ‘일감 몰아주기’ ‘자사주 처분·매입’ 등이다. 국감을 앞둔 재계의 표정을 살펴본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왔다. 특히 롯데가 경영권 분쟁의 후폭풍을 일으키며 재벌개혁 목소리를 높여 재벌 총수 및 그 일가와 기업 경영진들의 증인·참고인 채택 요청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살아있는 이슈들
물의 기업 1순위
 
여야는 벌써부터 국감을 통해 일부 기업인을 손 볼 것이라며 벼르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롯데그룹 사태를 계기로 불투명한 지배구조, 순환출자,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 거래 및 편법적인 상속, 자사주 처분·매입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 등을 주로 다룰 전망이다. 우선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 직접 당사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포함해 차남 신동빈 회장,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그룹 부회장 등 주요 관련자들의 국감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이 핵심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안팎에서는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국정감사 출석은 어렵다 해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증인 채택은 피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신씨 형제의 정무위 출석 여부는 여야 합의라는 관문이 남아 있지만 이들이 적지 않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만큼 무난히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국적 논란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 타격이 커서 국회 출석에 불응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무위에서 롯데그룹 총수 일가를 증인으로 채택하더라도 실제 신씨 형제가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벌금을 내더라도 국회 증인 출석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이 현재 진행형이어서 국감까지 신경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정무위는 롯데 외에도 재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불법·탈법적인 내부거래, 불투명한 순환출자, 일감몰아주기 등을 다룰 것으로 예상돼 관련 재벌 총수 및 일가들이 증인·참고인 대상으로 국회를 드나들 것으로 보인다.
 
19대 마지막 국감…의원들 집중포화 예고
주요 총수 줄소환 예상 “재계 바짝 긴장”
 
보건복지위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이 쟁점이다. 여야는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메르스 사태 감사요구안’을 심의, 의결했다. 
 
감사 요구안은 정부 당국의 초동대응 부실 등 메르스 사태 전반에 대한 원인 규명과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환자 조치에 관련된 정부대책 등을 감사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민간기관인 삼성서울병원 등이 감사원 감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메르스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낙타나 박쥐가 주요 매개체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20일 첫 환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지난달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기까지 발생한 감염자는 총 186명이다. 이 중 36명이 숨졌고 12명(중증 3명·경증 9명)은 여전히 치료 중이다. 메르스에 완치돼 병원 문을 나선 환자는 모두 138명이다. 치명률은 19.35%이다.
 

누적 격리자 수는 1만6693명이고 휴업한 유치원·학교는 2704곳이다. 무엇보다도 메르스는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지난 6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손실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7월말 종결 시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9조3377억원이다.

조용히 칼 가는
국회 상임위들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슈퍼 전파자(환자번호 14번)’를 놓치면서 병원 응급실에서만 82명을 감염시켰다. 이후 감염자 수가 급증했다. 보건당국이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제대로 실시했는지 등이 쟁점이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됐고 이 부회장이 “메르스 사태에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는 점에서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만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메스르 사태와 별도로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문제로 증인 채택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강한 반발에도 합병을 성공시켰다. 오는 9월1일자로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통합 삼성물산’이 탄생하게 된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던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하지만 이번 합병 과정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다. 국제투기 자본에 맞선 경영권 방어 수단, 주주 가치와 권리,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 국내 대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다. 이 같은 점이 주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위에서는 ‘땅콩회항’ 사건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땅콩회항 사건은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5일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서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다준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삼아 난동을 부린 데 이어,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이던 항공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인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해 국내외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사건으로 인해 출발이 20분가량 연착되면서 비행기에 탑승했던 250여명의 승객들은 그만큼의 시간을 잃었다.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같은 달 8일 언론을 통해 대한항공 항공기 연착 사유가 공개되면서 재벌가 갑질 논란이 촉발됐다. 특히 게이트를 떠난 항공기가 다시 게이트로 돌아오는 램프리턴에 대한 항공법 저촉 여부 등으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을 옹호하면서 책임을 승무원에게 떠넘기는 사과문을 발표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여론의 뭇매에 조 전 부사장은 부사장직에서 물러났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참여연대가 조 전 부사장을 항공법 및 항공보안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면서국토교통부와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조사가 이뤄졌다. 진짜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국토부 조사 결과 봐주기 의혹이 일었고, 사건 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거짓 진술 강요 폭로 등이 밝혀지면서 결국 조 전 부사장은 새해를 앞두고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형법상 강요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 중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만 무죄로 인정됐고 나머지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지난 5월 항소심 법원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회항 장소가 계류장이기 때문에 변경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가을바람 불때
기업들 털린다
 

산업통상자원위에서는 납품단가 후려치기, 골목상권 침해, 독과점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청·협력업체 특혜 의혹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증인 및 참고인 채택 기업으로는 포스코가 꼽힌다. 지난 3월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부패와의 전쟁’ 선언 이후 본격화했던 검찰의 포스코 수사가 5개월째를 맞았지만 ‘몸통 없는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수십여명에 달하는 전·현직 임원과 협력사 대표를 구속하며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그나마 최근 12일 포스코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성로 전 동영종합건설 회장이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어 검찰의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배 전 회장은 동양종건과 운강건설, 영남일보 등을 운영하며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전 회장은 TK(대구·경북) 지역의 유력 기업인이자 현재 동양종건 최대주주(지분율 35%)로 포스코 전직 임원들과 유착해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 인도 사업과 관련 동양종건 인도지사가 허위 영수증을 발급해 빼돌린 10억여원으로 현지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부동산을 구매하는 등 횡령과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메르스, 땅콩 등 도마 위
칼자루 쥔 정무위·산업위 선택은?
 
하지만 최고 결정권자였던 정준양 전 회장의 소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되는 등 사실 수사 동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이번 배 전 회장 관련 의혹이 사실로 규명될 경우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감 증인 출석 여부는 아직 검찰 수사 중이란 점에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위는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3조원대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해양플랜트 사상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여파로 최근 부장급과 전문위원, 수석전문위 등 고위직급자 13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또는 권고사직을 단행할 방침을 세웠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9월 말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력 감축과 더불어 부실 경영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는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김갑중 전 부사장에 대해서도 고문 자격을 박탈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2조원대의 누적 손실이 발생했지만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고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갖은 의혹이 제기됐고 전 경영진과 정치권, 금융당국의 과도한 인사 개입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회사를 상대로 회계감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회계감리는 기업의 재무제표가 의심될 때 금융당국이 직접 분식회계 여부를 조사하는 절차다. 금감원의 조사에서 분식회계가 드러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대규모 과징금과 함께 고 전 사장과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검찰이 고발할 수도 있다. 고 전 사장과 산은의 분식회계 공모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선거 앞두고
졸속 우려도
 
현대중공업도 산업위의 국감 참고인 대상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은 ‘잠수함비리’로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았다. 잠수함비리의 핵심은 성능이 떨어지는 잠수함을 해운에 인도하면서 평가담당자를 포섭했다는 것이다. 해당 담당자에게는 전역 후 일자리가 제공된 정황까지 포착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영관급 장교들이 잠수함을 도입하면서 함체 결함을 눈감아준 뒤 잠수함 건조를 맡은 현대중공업에 취업했다가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환경노동위에서는 노동개혁과 관련 기업인들의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 간 갈등을 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그간 꾸준히 충돌해 왔다. 최근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16차 교섭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 끝냈다.
 
이밖에도 상임위에서는 아직 거론되지 않았지만 두산그룹은 박용성 전 회장이 국회 호출을 받을 수도 있다.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중앙대에 각종 특혜를 주는 대신 뇌물을 건넨 혐의로 박 전 회장이 기소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와 재벌 일가가 소유한 대학이 유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높다.
 
여야는 재벌 기업의 구조적인 병폐에 관해 충분히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재벌개혁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국회가 기업인들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채택해 국감장에 불러놓고 호통만 치고 끝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기업인 소환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재벌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사실상 국회뿐이기 때문에 일단 지켜봐야한다는 게 정·재계의 관측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올해 국감 분위기는…선거가 우선?
 
19대 마지막 국정감사를 앞둔 가운데 이번 국감이 부실하게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당초 국정감사의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분리국감이 논의됐으나 현재 여야 원내지도부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개정된 국가재정법 등에 따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기가 10일 앞당겨져(9월13일) 국감 일정에 따른 예산안 심사 차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현직 의원들의 마음이 지역구로 향해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다수의 의원들이 국감과 예산안 심사를 빨리 끝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국감보다 중요한 게 선거운동이란 얘기다. 때문에 정책질의 위주였던 국감 질의서도 총선표를 의식해 지역 현안 위주로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 <광>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