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특집> ‘뿌리박힌’ 일제 잔재들 ② ‘일본보다 더한’ 한국의 일본문화

청산 못한 암흑의 역사서 ‘허우적’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1995년 8월15일, 광복 50주년이던 이날에는 과거 ‘중앙청’으로 불리던 옛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가 이루어졌다.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러 광복 70주년을 맞은 이 시점, 과연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까. 우리 사회 곳곳에 일제 잔재가 녹아 있고 친일 청산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는 말을 되새겨야 할 때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호국 영령들이 안장돼 있는 국립현충원에는 친일 혐의자 80여명이 안정돼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부끄러운 친일의 잔재는 땅 속에만 묻혀 있지 않고 수십년간 우리 생활 곳곳에 뿌리박혀 일제 잔재라고 인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제강점기는 외상과 함께 깊은 내상을 남겼다.

씻기지 않는 상처
무감각해진 정서
 
언어는 문화의 특성을 반영한 상징체계다. 일제가 심어놓은 잔재 중 언어를 논하지 않고서는 문화를 논할 수 없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국민’이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국민이라는 말은 일제강점기에 천황이 다스리는 나라의 신하 된 백성이라는 의미를 지닌 ‘황국신민’의 준말이다. 1996년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이라는 말은 여전히 우리의 입과 신문·방송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다.
 
지명과 행정용어도 마찬가지다. 종묘와 창경궁이 맞닿아 있는 서울 종로구 원남동은 1911년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격하하고 창경원으로 바꿔버리면서 ‘창경원의 남쪽’이라는 뜻에서 ‘원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남동의 원래 명칭은 순라동이다. 2003년 서울시를 중심으로 순라동이라는 원래 지명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익숙한 지명을 유지하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컸다. 이외에도 종로 일대에는 인사동, 옥인동, 관수동 등 일제가 ‘창지개명’했던 지명이 상당수 남아 있다. 또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은 모래밭을 뜻하던 ‘사평리’였지만 1914년 ‘새로운 모래’ 신사라는 뜻의 신사동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식민통치로 새 시대가 열렸다’는 뜻을 담았다는 말도 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시 지명의 3분의1, 서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종로구의 경우 3분의2가 일본식 지명이라고 추산한다. 최근 뜨고 있는 인천 송도도 일제의 잔재다. 광복 이후 송도정을 인천시지명위원회가 옥련동으로 고쳤음에도 불구하고 송도국제도시의 행정동은 여전히 ‘송도동’으로 불리고 있다. 송도는 일본 내 수많은 섬의 흔한 이름이자 일본의 3대 명승지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송도는 마쓰시마라는 일본식 한자표기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져 있다.
 
생활 깊숙이 파고든 습관…알고보니 일제 것
학교·군대·직장 등 전반에 깃든 일본정신
 
일본식 표현은 학제와 행정용어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유치원은 독일어 ‘킨더가르텐’을 일본학자가 번역한 말로 일제강점기에 유입된 용어다. 유치라는 단어에는 나이가 어리다는 의미와 함께 ‘수준이 낮거나 미숙하다’는 뜻도 담겨있다.
 
지난 수년 간 유아교육계와 당국은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하는 안을 꾸준히 내놓았다.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수학여행도 일제의 잔재다. 일본은 1910년부터 조선과 만주를 오가는 13박14일의 수학여행을 만들었다.
 
전문용어에서도 이런 경향이 드러난다.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제도와 학문 등이 많아서다. 수소, 탄소, 질소 같은 원소명이나 회장, 사장, 과장, 계장 같은 직제 용어와 공소, 항소, 형사 등 법률용어, 대외적으로는 주무관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 7·8급 공무원의 명칭은 일본식 계급 명칭인 ‘주사보’ ‘서기’이다. 일제 잔재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군대에서 쓰이는 용어 대부분은 일본식 한자나 일본말이다.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말 대신 ‘작일, 금일, 명일’이라는 표현을 쓴다거나 ‘총기수입’ ‘시건장치’ 등을 마치 우리말인 듯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쎄이(신병)’ ‘나라시(땅 평탄화 작업)’ ‘시마이(마무리)’ ‘단도리(일을 해 나가는 순서나 절차)’ ‘주계병(취사병)’ ‘말갈이(진급 전 미리 상위계급장을 다는 것)’ ‘오함마(큰망치)’ ‘엑스반도(액스밴드)’ ‘모도시(핸들 제자리)’ ‘호루(차 덮개)’ ‘단까(들것)’ ‘빠루(쇠막대기)’ ‘반합(도시락)’ ‘요대(허리띠)’ ‘모포(담요)’ ‘도수체조(맨손체조)’ ‘고참(선임병)’ ‘관물대(개인물품대)’ ‘불침번(잠을 자지 않고 병력 점검)’ ‘기리까시(사병에서 부사관으로 신분 변환)’ ‘오장(군기 담당)’ 등이 있다. 이런 단어들은 국어사전이나 한자사전에 올라와 있지 않은 말이지만 군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언어부터 문화까지
지워지지 않은 흔적
 
우리 생활 전반에는 일본말로 가득 차 있다. 당구용어 중에서 일본말이 아닌 것은 ‘맛세이(불어)’ ‘쿠션(영어)’뿐일 정도다. 당구는 일본 고유의 스포츠는 아니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이유로 온통 일본말로 덮혀있다. ‘다이(탁자)’ ‘다마(공)’ ‘오시(밀기)·싯기(당기기)’ ‘시네루(비틀다)’ ‘힛가끼(걸치기)’ ‘가라(빈)’ ‘오마우시(크게 돌리기)’ ‘우라마우시(안으로 돌리기)’ ‘하꼬마우시(구속 돌리기)’ ‘겐세이(견제)’ 등이 있다. 이 중 일부 용어는 당구장 외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기술을 수반한 전문직종도 예외는 아니다. 토목, 수공업 등에서도 대부분 일본말을 쓴다. ‘시다(아래)’ ‘고데(인두)’ ‘노가다(막벌이)’ ‘와꾸(틀)’ ‘소데(소매)’ ‘도깡(토관)’ 등이다. 이들 용어는 당구용어와 마찬가지로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
 
 
한자어로 탈바꿈한 일본말도 적지 않다. 본디 일본말인데 빌린 말은 이렇다. ‘건물(다떼모노)’ ‘견습(미나라이)’ ‘대매출(오오우리다시)’ ‘대합실(마찌아이시쯔)’ ‘매상(우리아게)’ ‘민초(다미구사)’ ‘선불(사끼바라이)’ ‘수당(데아떼)’ ‘수하물(데니모쯔)’ ‘엽서(하가끼)’ ‘입장(다찌바)’ ‘조합(구미아이)’ ‘추월(오이꼬시)’ ‘취급(도리아쯔까이)’ ‘할인(와리비끼)’ ‘합승(아이노리)’ ‘견적(미쯔모리)’ ‘각서(오보에가끼)’ ‘대절(가시끼리)’ ‘매립(우메따떼)’ ‘매점(가이시메)’ ‘상회(하다)(우와마와루)’ ‘하회(하다)(시따마와루)’ ‘선착장(후나쯔끼바)’ ‘수속(데쯔즈끼)’ ‘시합(시아이)’ ‘인상(히끼아게)’ ‘조립(구미따떼)’ ‘주식(가부시끼)’ ‘충치(무시바)’ ‘할증(와리마시)’ ‘후불(아또바라이)’ 등이다.
 
일본식 발음 그대로 우리말로 들어온 서양 외래어들도 많다. ‘밧데리(밧떼리이)’ ‘타이루(타이루)’ ‘샤쓰(샤쯔)’ ‘도란스(도란스)’ ‘카텐(카아텐)’ ‘바께쓰(바께쯔)’ ‘세타(세에타아)’ 등이다. 일본식 준말이 그대로 들어온 것도 있다. ‘에어콘’ ‘데모’ ‘인플레’ ‘레지’ 등이다. 이외에도 ‘뎃기리(꼭)·앗사리(담백하게)’ ‘다대기(다따기)’ ‘소보루(소보로)’ ‘잉꼬(오시도리)’ 등의 일본식 표현이 흔히 쓰인다. 우리가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들 중 상당수가 일본말인 셈이다.
 
보통쓰는 일상어 죄다 일어
지명도 일본식 발음서 유래
 
지난 5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연구팀이 20대 대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일본어 잔재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0대가 자주 쓰는 일본말로 ‘기스(흠)’ ‘간지(멋)’ ‘닭도리탕(닭볶음탕)’ ‘다데기(다진 양념)’ ‘뽀록(들통)’ ‘분빠이(분배)’ 등이 꼽혔다. 응답자의 66.7%는 일본어 잔재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접하는 매체로 인터넷을 꼽았다. 무분별한 일본말 사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용어의 쓰임은 알게 모르게 우리 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문화는 대중의 감수성이나 취향, 행동양식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일제 잔재가 이를 장악하고 있어 기가 찰 노릇이다.
 

기업 조직문화에도 일제 잔재가 스며들어 있다. 한 시중은행은 공채 신입사원 워크숍에서 군대식 고문인 ‘얼차려’ ‘기마자세’ 등을 3시간씩 시킨다고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모 건설회사는 신입사원 교육 시 목에 호루라기를 맨 선배가 교관으로 나서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게 하면서 앉았다 일어났다, 헤쳐모여 등을 시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신입사원이라는 약자에 대한 전근대적 폭력성은 군대문화에 기인한 일제강점기의 잔재라고 볼 수 있다.
 
패션도 논란거리다. 연예인 혹은 디자이너들이 간혹 ‘욱일승천기’ 무늬의 옷을 입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모르고 입었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욱일승천기는 메이지유신 이후 구 일본군의 군기로 사용돼 오다가 현재는 일본 자위대를 상징하는 깃발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정확한 표현은 ‘전범기’가 맞다. 일본군은 태평양전쟁 당시 이 깃발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일본 우익단체들이 각종 집회 때마다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인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깃발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내에서 이 깃발이 방송 무대장치나 의복 디자인으로 더러 사용되고 있다. 의도성이 있다기보다는 디자인 측면에서 활용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본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형태의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식민사관 논쟁 
언제쯤 종지부
 

식민사관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이 근대사회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정체돼 있었고 조선 조정이 치열한 당파 싸움에 빠져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 식민사관의 골자다. 전문가들은 광복 이후 식민사관이 상당 부분 극복됐다고 입을 모으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식민사관에 대한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진보, 보수와 맥이 닿아 있는 ‘내재적 발전론(일제의 식민지로 병탄되기 전에 이미 자주적 근대화가 이루어져 가고 있었다는 주장)’과 ‘식민지 근대화론(일본의 식민 지배가 결과적으로 한국의 산업화와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주장)’은 학계와 교육계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와중에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일제 잔채 청산 작업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경북에서는 생활 속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현충시설·관공서·학교·공공장소의 일본향나무(가이즈카) 교체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현충시설 등 일본향나무 교체에 관한 청원’이 경북도의회에서 가결됐다. 이어 지난 5월 6000만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한 뒤 지난 6월부터 일본향나무 교체 사업을 시작했다.
경남 밀양의 ‘천왕산’은 원래 명칭인 ‘재악산’으로 불릴 것으로 보인다. 재악산은 500년 이상 사용하다 일제강점기 민족문화정책에 따라 묻혀버렸다. 밀양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이를 바로잡고자 지명복원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 국토교통부 국가 지명위원회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대구시교육청도 일본향나무 없애기에 동참했다. 대구 지역 초·중·고교 50여곳에 1000여그루, 경북지역 10여개 시·군 400여곳에 1만여그루의 일본향나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교육청은 전체 초·중·고·특수학교(441곳)에 일본향나무가 교목일 경우 이를 교체하라는 요청 공문을 보냈다. 또 학교 상징물이나 국기게양대 주변의 일본향나무를 우선 제거하고 무궁화를 심도록 했다.
 
대전시는 일제강점기에 작성된 지적·임야도의 등록 원점 체계인 ‘동경측지계’를 2020년까지 전 세계가 표준으로 사용하는 ‘세계측지계’로 변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동경 원점 기준인 동경측지계를 사용하고 있다. 동경측지계는 세계측지계보다 약 365m 북서쪽으로 편차가 발생한다. 
 
충북 청주향교에는 일제강점기 충북지사와 청주군수를 각각 지낸 친일파 김동훈과 이해용을 찬양하는 내용의 존성비를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김동훈은 일제의 관립 일어학교를 나와 충북도지사, 조선총독부 학무국장까지 지낸 친일 관료다. 진천·음성 등의 군수를 역임한 이해용은 1919년 4월부터 5월까지 경기도 강화지역에서 발생한 3·1운동 관련자들을 심문하고 1940년 4월 중일전쟁에 협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청주향교 측은 조만간 이들의 존성비를 철거할 예정이다.
 
청주 국유지에 있던 친일파 민영휘 증손자의 묘지는 다른 곳으로 옮겨지게 됐다. 청주시는 산성동 야산에 조성된 친일파 민영휘의 증손자 묘지와 가묘 4기를 오는 11월31일까지 이장하라는 복구 명령을 내렸다. 최근 경기도 군포시에선 친일 작가 이무영 지우기가 진행됐다. 친일 잔재가 철거된 곳은 군포시 산본2동 능안공원이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2일 ‘군포장 깍두기’ 등의 작품을 발표한 농민문학가 이무영의 작품비가 친일 작가라는 이유로 철거됐다.
 
울산시는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 1906년 해안을 밝히며 선박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던 울기를 울기등대로 바꿨다. 예전에 사용한 울기는 1906년 일본이 명칭을 붙인 것이다. 동해 쪽으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을 ‘울산의 끝’으로 명명한 데서 비롯됐다.
 
강원도에서는 친일파인 이범익 전 강원도지사의 행적을 알리는 단죄문 설치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13년 8월15일 춘천시 소양로 비석군에 이범익 단죄문이 설치됐다. 1929∼35년 강원도지사를 지낸 이범익은 조선총독부 정책을 앞장서서 옹호해 훈장과 포상을 받았다. 특히 1938년 9월에는 항일 무장세력과 민간인 172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수많은 사람을 체포·고문한 부대인 간도특설대 창설을 제안하는 등 악명을 떨쳤다. 

민족사 세우기
청산작업 시급
 
전북 전주시는 덕진공원 일대의 일제강점기 잔재를 전면 조사하고 있다. 덕진공원 안에는 1917년 친일파 박기순이 자신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덕진연못 주변에 건립한 취향정과 1934년 일본인 전주읍장(후지타니 사쿠지로)이 전북대 학생회관 옆에 세운 덕진공원지비 등이 있다. 전주시는 이 정자와 비석 존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 국세청 남대문별관 철거도 같은 맥락이다. 국세청 남대문별관은 덕수궁 기운을 해치기 위해 일제가 1937년 지은 건물이었다. 서울시는 이 자리에서 다음 달 17일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조성한 시민광장 개장식을 갖는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당한 ‘일본 찬양’ 실태
태극기 태우고 “천황폐하 만세”
 
역사의식이 결여된 일부 젊은이들이 친일을 넘어 일본을 찬양하는 일이 공개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한 중학생은 개천절날 태극기를 찢고 불태웠다. 친일 성향이 강한 포털 카페의 영향이었다. 심지어 애국가를 개사하기도 했다. ‘일본해와 장백산이 마르고 닳도록, 천황께서 보우하사 대동아국 만세. 사쿠라 삼만리, 다∼케시마, 은혜 입은 이등신민 깊이 충성하세.’ 장난이라기에는 도가 지나쳤다.
 
해당 카페에는 전범기가 가득했고 광복절은 대일본제국의 패전이나 다름없어 태극기를 게양해야할지 욱일승천기를 게양해야할지 고민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불편한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광>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죽도 밥도 아닌 트럼프 따라하기

죽도 밥도 아닌 트럼프 따라하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을 밑바탕 삼아 용꿈을 현실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에게 영감을 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대권 도전 과정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년 넘게 이어진 미국의 문제점과 유권자의 불만을 꿰뚫었다. 장 대표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빙글빙글 정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6일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려고 했다. 그러자 광주전남촛불행동 등 광주 시민단체 회원들과 일부 시민들은 장 대표 일행의 참배를 막았다. 결국 장 대표 일행은 추념탑 앞에서 5초 동안 묵념한 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같은 콘셉트 다른 행보 장 대표의 참배 시도엔 ▲국민 통합 ▲호남 구애 및 지역 현안 해결 ▲강경 보수 이미지 희석 등 이유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장 대표의 이후 행보는 참배를 시도했던 이유에 대한 의문을 자아낼 가능성이 있다. 광주북부경찰서는 장 대표 등의 참배를 막은 시민들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재물손괴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지난 18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일 집회는 신고되지 않은 불법 시위였고, 각종 욕설과 모욕으로 일관된 폭언·폭력이 난무한 아수라장이었다”며 “시민을 가장한 과격 단체와 특정 인사들이 국민의힘 당 대표의 참배를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내란 특검에 체포됐다가 이틀 후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돼 석방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두둔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체포하라”는 내용의 비상계엄 동조 게시글을 올리는 등 행동으로 말미암은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규탄대회를 진행하던 중 황 전 총리 체포에 대해 “전쟁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 싸우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황 전 총리가 활발하게 부정선거론을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비판이 이어지자, 장 대표는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부정선거론에 선을 그으면서 “전략적으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장 대표·황 전 총리의 행적을 되새겨보면,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 구호는 미국 정치 드라마 <웨스트윙>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대사 “나는 민주당원이다”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웨스트윙>에선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매튜 산토스가 상대 후보 에릭 베이커의 약점을 감싸는 연설을 한다. 에릭 베이커는 부인의 만성 우울증을 숨겼다. 이 때문에 논란이 발생하자, 매튜 산토스는 “어차피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는데, 아닌 척 위선을 할 뿐”이라며 “지도자에게 완벽하다는 환상을 요구하면, 이는 단지 거짓을 종용하는 것”이라고 연설했다. 이어 “완벽한 후보·특혜를 줄 후보가 아니라 이상·희망·꿈을 공유하는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우린 자랑스럽게 ‘나는 민주당원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광주 방문 시도 이어“우리가 황교안이다” 트럼프 당선엔 30년 밑밥…어설픈 표절? “나는 민주당원이다”는 상대의 약점을 감싸면서 정치의 본질을 호소하는 이상적인 정치인의 상징으로 통한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하면서 폭력적인 정적 숙청을 요구했다. “우리가 황교안이다”는 “나는 민주당원이다”와 극단적으로 대비될 수밖에 없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9월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에 대해선 충청도에서 몇 안 되는 용꿈을 꾸는 분이란 평이 있었다”며 “그 용꿈을 망상에 가깝다고 보기엔 유연하게 정치를 한 분”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대표 취임 후 김도읍 정책위의장 임명 등 중도 보수 성향 유권자를 의식한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그에게서 ▲장외 집회 집착 ▲황 전 총리 두둔 ▲한 전 대표 퇴출 시도 등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좋아할 만한 행보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 때문에 그는 빙글빙글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와 황 전 총리 두둔이란 극단적인 행보를 불과 며칠 사이에 보인 것도 장 대표 특유의 빙글빙글 정치를 상징한다. 강경 보수에 더욱 치중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 대표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과정과 비교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과정엔 미국 민주당에 모여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하는 리버럴 엘리트들에 대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반발이 큰 역할을 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지난 12일 유튜버 감동란의 개인 방송에 출연해 같은 당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알려진 김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고, 특검법 3개에도 모두 찬성했다. 박 대변인은 “김 의원은 눈 불편한 것 빼고는 기득권인데, 장애인이라서 배려받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장애인에게 너무 많은 할당을 하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전 대표가 김 의원을 일종의 에스코트용 액세서리 취급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박 대변인을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박 대변인에게 엄중하게 경고할 뿐, 징계는 하지 않았다. 박 대변인의 발언과 장 대표의 미지근한 대응은 김 의원에게 강한 반감을 갖는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를 의식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각장애인이자 여성이란 김 의원의 정체성과 그에 대한 박 대변인의 공격은 미국에서 만성 구조화된 정치적 올바름 논쟁의 흐름과 정확히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권 쟁취는, 진보 진영이 신자유주의·정치적 올바름을 추진하면서 민주당이 월스트리트와 강하게 연계하자 국민이 여기에 반감을 갖게 된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딕 체니 전 부통령·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부 장관으로 상징되는 네오콘에 대한 반감도 큰 역할을 했다. 드라마 대사 표절?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강하게 추진된 신자유주의로 인해 산업 패러다임은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 바뀌었다. 월스트리트의 힘이 더욱 막강해졌고, 미국 내 제조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이전하는 흐름이 가속화됐다. 지난 2008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 내 중산층 몰락에 쐐기를 박았다.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막대한 세금을 대외 전쟁에 쏟아부었던 네오콘도 유권자의 큰 반감을 사서 몰락했다. 고립주의를 선호하는 미국 보수의 전통적인 흐름과 달리, 네오콘은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어 미국의 가치를 퍼트리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는다”는 것 때문에 네오콘은 오래 지나지 않아 몰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엔 미국 특유의 고보수주의가 함축됐다. 미국의 역사는 이주·개척의 역사다. 지금과 같은 세계 경찰의 위상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이후 확보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엔 지역 강국 정도의 위상을 가졌고, 현재의 미국 영토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주로 얻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서부 개척 시대를 다룬 영화가 흔하게 제작된다. 미국인이 광적으로 열광하는 시리즈 <스타트렉>과 <스타워즈>도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은유해 제작됐다. 건국 신화가 따로 없는 미국에선 이 양대 시리즈가 신화로 통한다. 미국 고보수주의의 핵심은 다른 나라의 전쟁·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외교 정책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인위적으로 고립시켜 대륙 내 미국의 기득권을 지키자는 것이다. 미국의 국력이 지금과 같지 않았던 19세기엔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은 1823년 “유럽은 아메리카에 새 식민지를 만들지 말고, 미국은 유럽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먼로 독트린을 발표했다. 이어 ‘명백한 운명’이란 구호하에 서부 개척에 몰두했다. 트럼프 대통령·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감사하단 말을 하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미국이 지난 2022년 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지원 규모는 약 820억달러(약 113조4880억원)이고, 전비는 670억달러(약 98조4591억원) 규모로 확인된다. 미국 상원은 지난해 4월 608억달러(약 89조348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첨단 무기 등 대규모 군사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지지자들을 달랠 거대한 쇼가 필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징 중 하나는 제1기 행정부 당시 멕시코 국경에 설치한 거대한 장벽이다. 미국 내 블루칼라들이 갖는 불만 중 하나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미국·멕시코 접경지역에선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를 실질적 효과와 정치적 이벤트를 모두 거둘 수 있는 일거양득 상황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 로망의 정치화 트럼프 대통령의 고보수주의 성향은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금 100억달러(약 14조6942억원)를 요구했다. 내년에 우리가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은 1조5192억원이다. 지난 14일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엔 주한미군에 대한 330억달러(약 48조4948억원) 규모의 종합적 지원 내용이 담겨있다. 또 우리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달러(약 36조7385억원)를 지출해야 한다. 일본도 지난 5월부터 미국으로부터 주일미군 분담금 인상 압박에 시달려 매년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부터 캐나다·그린란드·파나마 등 아메리카 대륙과 그 인근 지역으로 사실상 영토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 미국인에겐 영국·멕시코 등과 전쟁하면서 중·남부로 영토를 확장했던 19세기의 재림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보수주의 성향은 각국에 안기는 관세 폭탄에서도 잘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린란드 주민이 투표를 통해 미국 편입·독립을 결정한 상황에서 덴마크가 이를 방해하면 덴마크에 고액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를 군사·외교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단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 “포퓰리즘”이란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는 관세 폭탄에서 잘 드러난다. 공화당은 지난 6일 진행된 뉴욕시장·버지니아 주지사·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참패했다. 선거의 핵심 쟁점은 생활비 부담이었다. 뉴욕시에선 주거비가 급등했고, 뉴저지주에선 전기요금이 연 20% 상승했다. 특히 버지니아주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인력 감축 방침과 셧다운 여파로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커피·바나나·쇠고기·견과류 등 생활필수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면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 이후 생활필수품 물가가 급상승한 여파로 선거에서 패배하자 뒤늦게 상호 관세를 면제한 것이다. 특히 쇠고기는 미국 축산농가의 반발을 무시하면서 관세를 면제했다. 장 대표는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겉’만 빌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 이후 미국 정치권이 주도한 변화의 여파로 서민의 삶이 악화한 흐름을 날카롭게 찌르면서, 이들의 바람을 선동적 언어로 표현해 대권을 거머쥔 것이다. 불만 조직화한 트럼프 지지율↓ 원인 장동혁 30년 넘게 진행된 신자유주의·개입주의에 대한 반감 때문에 강경 보수가 대규모 조직화한 영향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권 도전에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국내에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전한길씨 등이 주도하는 강경 보수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매우 크다. 이들의 언행은 강경 보수의 틀을 벗어나면, 조롱 대상이 될 뿐이다. 아울러 미국에선 민주당이 신자유주의 질서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미국 특유의 고보수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면서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시장경제·기업 경영의 자유 등 신자유주의 질서를 지지하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신자유주의 성향의 경제 정책을 유지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양당의 의견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양당은 특히 젊은 남성들이 민감하게 여기면서 비판하는 각종 검열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셧다운제 도입 ▲확률형 아이템 규제 ▲게임물관리위원회 검열 논란 등 검열 논란은 정당을 불문하고 꾸준히 일어났다. 미국에선 민주당과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정치적 올바름 논쟁이 영화계로 이어져 <백설공주>와 <인어공주> 등 영화에 유색인종 주인공이 발탁돼 큰 논란으로 확산했다. 이런 논란을 주도하면서 서민을 훈계한 대표 세력은 월스트리트·각계 엘리트·언론이었다. 이 논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권 도전 과정에 큰 영향을 줬다. 국민의힘은 각종 검열 논란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별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처럼 젊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유인하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세력 중엔 불법 이민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멕시코인을 경계하는 기존 유색인종 유권자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흑인 중 8% ▲히스패닉 중 28% ▲아시아계 중 27% 등 득표율을 보였다. 지난해 대선에선 ▲흑인 중 13% ▲히스패닉 중 46% ▲아시아계 중 40%가 그에게 투표했다. 반면 장 대표는 지난 6일, 광주에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장 대표를 비난하는 시위를 한 시민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을 완전히 장악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더 찐윤(진짜 친윤)’에 의해 옹립된 재선 의원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 취임 이후에도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이는 전주보다 2% 낮아진 수치며, 지지율 42%를 기록한 민주당보다 18% 낮다. 심지어 전통적인 표밭 대구·경북에서도 지지율 42%를 얻는 데 그쳤다. 표밭도 위험하다 어설픈 표절은 죽도 밥도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여년 동안 누적된 미국의 문제점과 유권자의 불만을 꿰뚫은 후 유권자들이 향수를 느끼는 옛 로망을 자극해 대권을 거머쥐었다.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을 투표로 연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진정한 ‘트럼프 벤치마킹’은 아닐까? 장 대표는 꾸준히 정체되고 있는 국민의힘의 지지율에서 뭘 보고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