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 공영주차장 특혜 의혹

주차장 주면 시민들은 어디에?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HDC신라면세점이 신규 시내면세점으로 확정된 데에는 용산아이파크몰 시설 활용을 통한 투자비 절감과 대규모 주차공간 확보가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아이파크몰 내 옥외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던 HDC신라면세점에 용산구청이 ‘황금티켓’인 공영주차장을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영주차장을 기업에 지원해 준 것에 대한 구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5일, 서울시가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기준에 관광버스 수백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공간 확보’를 최우선 조건으로 반영해달라는 요청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시 주차난 심각지대인 명동과 동대문 등지를 면세점 부지로 제출한 신세계그룹,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는 확정 발표를 앞두고 난항에 겪게 됐다.

면세점 주차공간 
막판 변수로 작용

주차공간 확보가 신규 시내면세점 선정에 막판 변수로 작용한 데는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시내면세점이 소재한 명동·광화문 일대의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경우 평일 200여대, 주말 300여대의 관광버스가 방문하지만 관광버스 주차공간이 15대 정도에 불과해 명동 일대의 주차난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화문에 소재한 동화면세점도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신규 시내면세점 발표를 5일 앞두고 ‘주차공간 확보’가 막판 변수로 작용한 가운데 입찰 평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롯데는 동대문 롯데피트인을 면세점 부지로 선정했으나 승용차 16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만을 확보했다.

동대문 케레스타를 면세점 부지로 선정한 SK네트웍스도 인근 300m 반경에 대형주차 150여대 수용 주차공간만을 확보했고, 이랜드그룹(서교동 자이 갤러리)도 망원지구 공영주차장과 상암동 평화의공원 주차장 연계 계획과 함께 선정 예정 부지 내 대형버스 10대와 승용차 13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만을 확보했다.


‘황금티켓’ 거머쥔 결정적 이유는 교통
옥외 신설 대신 용산구가 나서서 해결

반면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현대아이파크몰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현대아이파크몰)과 현대백화점(삼성동 무역센터점), 한화갤러리아(여의도 63빌딩)는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해 안정권에 진입, 시내면세점 경쟁에 대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세계 최대 시내면세점 입점 계획을 밝힌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아이파크몰 내 주차공간 신설 계획(350여대 관광버스 주차)과 함께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43대 관광버스 주차)을 지원받아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 뛰어든 기업 가운데 최대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한화갤러리아도 63빌딩 주차장과 한강 고수부지 주차장 활용 및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인근 부지 매입 계획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터미널과 무역센터점 별관주차장을 통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강남구가 계획 중인 아셈로 지하주차장 추가 조성 계획을 밝혔다.

연말 조기 개점
동네 사람은 불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지난 10일, HDC신라면세점·한화갤러리아·SM면세점이 신규 시내면세점으로 확정됐다.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선정된 데에는 충분한 주차공간 확보가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선정된 세 기업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대비해 내년 초에서 올해 연말 조기 개점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이달 중 개점을 위한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9월 초 면세점 선정 부지에 대한 설계 및 인·허가 절차를 마친 직후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아이파크몰의 3층~7층(문화관)에 해당하는 2만7400㎡ 규모를 면세점으로 조성하고 면세점과 전자상가 사이에 3만7600㎡ 규모의 관광차량 진입도로, 전용주차장, 한류공연장, 한류관광홍보관 등의 연계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용산구청이 지원하는 공영주차장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

하지만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을 지원받은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용산구민들의 반발이 거세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시내면세점 입찰 계획에 이미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했음에도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을 추가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HDC신라면세점의 설립 예정 주차장의 관광버스 주차면수는 350여대로 용산구청의 43대 주차공간 지원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관광버스가 동 시간대에 한꺼번에 유입되지 않고 순환식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 시내면세점 중 매출이 가장 높은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동시간대 최대 관광버스 유입량은 100여대로 추정된다. HDC신라면세점은 롯데면세점 규모의 1.5배 수준으로 150여대 주차공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왜 기업 지원?” 구민들 반발 거세
안그래도…주차난 더욱 악화될 전망

용산구 후암동에 거주하는 김남권(32)씨는 “그렇지 않아도 주차공간이 부족해 용산구가 주차난을 겪고 있는데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이용공간인 공영주차장을 활용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면세점이 오픈하고 나면 주말마다 이 일대가 주차난으로 인한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구청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한 공영주차장의 일부를 기업에 지원해줬다는 건 특혜 제공으로 해석돼 아쉬울 따름이다”고 강조했다.

용산구가 HDC신라면세점에 지원하는 주차공간은 한강로3가 23-1에 해당하는 전자상가 제1공영주차장과 제2공영주차장이다. 현재 공영주차장(전체 면적 1만9950.8㎡)의 주차 가능대수는 제1공영주차장이 202대, 제2공영주차장이 196대다. 승용차의 주차구획은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3조(주차장의 주차구획)에 따라 너비 2.5m×길이 5m로 규정돼 있으므로 해당 주차장의 승용차 한 대당 차지하는 면적은 대략 50㎡다.
 

따라서 용산구청이 HDC신라면세점에 제공하는 공영주차장의 43대의 관광버스(3.5m×18m)에 해당하는 주차면적은 1만836㎡로 예상된다. 즉 HDC신라면세점의 관광버스 주차공간 제공으로 전자상가 제1공영주차장과 제2공영주차장에 승용차 250여대가 주차할 수 없으며 주차 가능 대수는 150여대에 불과한 셈이다.

‘이제 어디에 대나’
승용차 주차 축소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일대의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인근에는 2017년 6월 개점 예정인 엠버서더호텔용산의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HDC신라면세점에 이어 앰버서더호텔용산까지 개점하면 용산역과 용산전자상가 이용객까지 더해져 해당 일대의 자동차 유입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엠버서더호텔용산과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사이의 도로는 양방향 2차로로 도로 확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상가의 한 전자제품수리업체 운영자는 “호텔과 면세점이 들어서 이 일대가 활성화되는 것은 좋지만 교통체증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도로 확장과 충분한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청이 지원하는 공영주차장의 사용료에 대한 기업 임대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영주차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유료로 운영되며 5분 기준 250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월정기권은 13만원이며 장애인 및 저공해차량은 50%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HDC신라면세점 이용 관광버스의 주차요금은 현재 용산구시설관리공단과 협의 중이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을 지원하는 것은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전부터 합의된 사항이나 구체적으로 공영주차장을 언제 사용할 지와 사용료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일대의 유입 자동차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소음과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는 구민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용산구는 10만8234개면의 주차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용산구민의 자동차 보유량이 7만5450대로 나타나 외부 유입 자동차 3만2784대가 용산구에 추가 주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용산역 하루 이용객만 1만5000명, 엠버서더호텔용산의 객실수는 1730객실, 용산전자상가 2800여개 전자판매상, HDC신라면세점 예상 매출 2조4000억원 등을 미루어 보면 현재 용산아이파크몰 일대의 주차면수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소음과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는 구민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재벌기업 특혜?
구 위한 혜택?

한편 용산구는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한남동 일대에 25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주차장을 신설하고 이태원-녹사평역-한강진역의 길거리 주차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는 2018년까지 관광버스 주차장을 571대에서 927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장충체육관 인근 버스주차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며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만 너무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시의 주차난에 의한 교통혼잡지역은 남산, 남대문, 명동, 동대문 일대 등으로 주차장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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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