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 공영주차장 특혜 의혹

주차장 주면 시민들은 어디에?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HDC신라면세점이 신규 시내면세점으로 확정된 데에는 용산아이파크몰 시설 활용을 통한 투자비 절감과 대규모 주차공간 확보가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아이파크몰 내 옥외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던 HDC신라면세점에 용산구청이 ‘황금티켓’인 공영주차장을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영주차장을 기업에 지원해 준 것에 대한 구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5일, 서울시가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기준에 관광버스 수백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 공간 확보’를 최우선 조건으로 반영해달라는 요청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시 주차난 심각지대인 명동과 동대문 등지를 면세점 부지로 제출한 신세계그룹,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는 확정 발표를 앞두고 난항에 겪게 됐다.

면세점 주차공간 
막판 변수로 작용

주차공간 확보가 신규 시내면세점 선정에 막판 변수로 작용한 데는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시내면세점이 소재한 명동·광화문 일대의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경우 평일 200여대, 주말 300여대의 관광버스가 방문하지만 관광버스 주차공간이 15대 정도에 불과해 명동 일대의 주차난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화문에 소재한 동화면세점도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신규 시내면세점 발표를 5일 앞두고 ‘주차공간 확보’가 막판 변수로 작용한 가운데 입찰 평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롯데는 동대문 롯데피트인을 면세점 부지로 선정했으나 승용차 16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만을 확보했다.

동대문 케레스타를 면세점 부지로 선정한 SK네트웍스도 인근 300m 반경에 대형주차 150여대 수용 주차공간만을 확보했고, 이랜드그룹(서교동 자이 갤러리)도 망원지구 공영주차장과 상암동 평화의공원 주차장 연계 계획과 함께 선정 예정 부지 내 대형버스 10대와 승용차 13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만을 확보했다.


‘황금티켓’ 거머쥔 결정적 이유는 교통
옥외 신설 대신 용산구가 나서서 해결

반면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현대아이파크몰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현대아이파크몰)과 현대백화점(삼성동 무역센터점), 한화갤러리아(여의도 63빌딩)는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해 안정권에 진입, 시내면세점 경쟁에 대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세계 최대 시내면세점 입점 계획을 밝힌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아이파크몰 내 주차공간 신설 계획(350여대 관광버스 주차)과 함께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43대 관광버스 주차)을 지원받아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 뛰어든 기업 가운데 최대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한화갤러리아도 63빌딩 주차장과 한강 고수부지 주차장 활용 및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인근 부지 매입 계획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도심공항터미널과 무역센터점 별관주차장을 통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강남구가 계획 중인 아셈로 지하주차장 추가 조성 계획을 밝혔다.

연말 조기 개점
동네 사람은 불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지난 10일, HDC신라면세점·한화갤러리아·SM면세점이 신규 시내면세점으로 확정됐다.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선정된 데에는 충분한 주차공간 확보가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선정된 세 기업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대비해 내년 초에서 올해 연말 조기 개점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이달 중 개점을 위한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9월 초 면세점 선정 부지에 대한 설계 및 인·허가 절차를 마친 직후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아이파크몰의 3층~7층(문화관)에 해당하는 2만7400㎡ 규모를 면세점으로 조성하고 면세점과 전자상가 사이에 3만7600㎡ 규모의 관광차량 진입도로, 전용주차장, 한류공연장, 한류관광홍보관 등의 연계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용산구청이 지원하는 공영주차장과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

하지만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을 지원받은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용산구민들의 반발이 거세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시내면세점 입찰 계획에 이미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했음에도 용산구청으로부터 공영주차장을 추가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HDC신라면세점의 설립 예정 주차장의 관광버스 주차면수는 350여대로 용산구청의 43대 주차공간 지원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관광버스가 동 시간대에 한꺼번에 유입되지 않고 순환식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 시내면세점 중 매출이 가장 높은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동시간대 최대 관광버스 유입량은 100여대로 추정된다. HDC신라면세점은 롯데면세점 규모의 1.5배 수준으로 150여대 주차공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왜 기업 지원?” 구민들 반발 거세
안그래도…주차난 더욱 악화될 전망

용산구 후암동에 거주하는 김남권(32)씨는 “그렇지 않아도 주차공간이 부족해 용산구가 주차난을 겪고 있는데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이용공간인 공영주차장을 활용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면세점이 오픈하고 나면 주말마다 이 일대가 주차난으로 인한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구청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한 공영주차장의 일부를 기업에 지원해줬다는 건 특혜 제공으로 해석돼 아쉬울 따름이다”고 강조했다.

용산구가 HDC신라면세점에 지원하는 주차공간은 한강로3가 23-1에 해당하는 전자상가 제1공영주차장과 제2공영주차장이다. 현재 공영주차장(전체 면적 1만9950.8㎡)의 주차 가능대수는 제1공영주차장이 202대, 제2공영주차장이 196대다. 승용차의 주차구획은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3조(주차장의 주차구획)에 따라 너비 2.5m×길이 5m로 규정돼 있으므로 해당 주차장의 승용차 한 대당 차지하는 면적은 대략 50㎡다.
 

따라서 용산구청이 HDC신라면세점에 제공하는 공영주차장의 43대의 관광버스(3.5m×18m)에 해당하는 주차면적은 1만836㎡로 예상된다. 즉 HDC신라면세점의 관광버스 주차공간 제공으로 전자상가 제1공영주차장과 제2공영주차장에 승용차 250여대가 주차할 수 없으며 주차 가능 대수는 150여대에 불과한 셈이다.

‘이제 어디에 대나’
승용차 주차 축소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일대의 교통체증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인근에는 2017년 6월 개점 예정인 엠버서더호텔용산의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HDC신라면세점에 이어 앰버서더호텔용산까지 개점하면 용산역과 용산전자상가 이용객까지 더해져 해당 일대의 자동차 유입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엠버서더호텔용산과 전자상가 공영주차장 사이의 도로는 양방향 2차로로 도로 확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상가의 한 전자제품수리업체 운영자는 “호텔과 면세점이 들어서 이 일대가 활성화되는 것은 좋지만 교통체증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도로 확장과 충분한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청이 지원하는 공영주차장의 사용료에 대한 기업 임대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영주차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유료로 운영되며 5분 기준 250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월정기권은 13만원이며 장애인 및 저공해차량은 50%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HDC신라면세점 이용 관광버스의 주차요금은 현재 용산구시설관리공단과 협의 중이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을 지원하는 것은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전부터 합의된 사항이나 구체적으로 공영주차장을 언제 사용할 지와 사용료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일대의 유입 자동차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소음과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는 구민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용산구는 10만8234개면의 주차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용산구민의 자동차 보유량이 7만5450대로 나타나 외부 유입 자동차 3만2784대가 용산구에 추가 주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용산역 하루 이용객만 1만5000명, 엠버서더호텔용산의 객실수는 1730객실, 용산전자상가 2800여개 전자판매상, HDC신라면세점 예상 매출 2조4000억원 등을 미루어 보면 현재 용산아이파크몰 일대의 주차면수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소음과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는 구민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재벌기업 특혜?
구 위한 혜택?

한편 용산구는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한남동 일대에 25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주차장을 신설하고 이태원-녹사평역-한강진역의 길거리 주차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는 2018년까지 관광버스 주차장을 571대에서 927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장충체육관 인근 버스주차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며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만 너무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시의 주차난에 의한 교통혼잡지역은 남산, 남대문, 명동, 동대문 일대 등으로 주차장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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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