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48)창조성 없는 일본

돌다리도 무서워 못 건너는 일본인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가해자인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를 연재한다.

몇 해 전 일본 소니의 한 임원이 삼성전자 임원에게 “급속한 성장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삼성 임원은 이 질문에 “저지르기”라고 답했다고 한다. 소니는 매사에 지나칠 정도로 신중하여 매사에 조심조심하다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신기술에 투자 결정조차 못하고 머뭇거릴 때, 삼성은 과감하게 투자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반도체, 휴대전화는 물론 소니의 전매물인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소니를 앞설 수 있었다고 말해 주었다고 한다.

양면의 국민성

이렇게 자신들의 판단과 신념을 가지고 ‘저지르기’를 하는 사람들을 ‘토인비’ 교수는 창조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고, 이런 사람들 때문에 인류 문명의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기술 혁신을 일으키는 한 명의 천재가 십만, 백만 명을 먹여 살리는 것이다.

하찮은 이발이지만 3대를 이어 가고, 80년간 목조여관을 깨끗이 보존하며 대를 이어 운영하고, 120년 동안 작은 어묵(오뎅) 가게라는 한 우물을 파는 것도 매우 좋은 일로 본받을 만한 일이다. 이런 데서 전통도 유지되고, 숙달된 기술자가 나오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성격에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창조성이 없다. 창조성이야말로 문명의 발달을 가져오고, 인간의 삶을 풍족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을 무릇 생물과 다르게 하는 점이기도 하다.

유대인들의 성경 이야기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생물을 창조하면서 오직 인간에게만 ‘창조’라는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주었다고 한다. 생각하고, 연구하고, 판단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생물들, 즉 짐승이든, 새든, 물고기든 전부 이 땅에 태어난 이래, 거의 그대로 살아오고 있지만, 오직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하는 능력으로, 옷도 만들고, 집도 만들고, 자동차도 만들고, 비행기도 만들어 그 삶을 보다 풍족하게 한다는 것이다. 인간과 생물의 다른 점은 바로 창조성에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또는 고조할아버지가 하던 일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창조성이 없는 행동이다. 동물이나 하는 행동이다. 사람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하여 고민하고 행동하면서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할아버지보다, 아버지보다 무엇인가 발전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그들의 선대가 하던 일을 대를 이어가며 하는 근본 이유는 가업을 대를 이어 가며 물려받아야 한다는 일본인 특유의 전통도 있겠지만 근본은 소심하고 배짱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용기가 없고 배짱이 없어 선대가 이루어 놓은 일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3자의 눈에는 전통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선대가 이루어 놓은 일을 그대로 답습하면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는데, 괜히 더 큰 돈을 벌어보려고 변화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면 고달픈 생활로 바뀔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80년씩 된 목조 건물을 증축도 못하고 증조할아버지가 하던 일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며, 120년 동안이나 확장도, 이전도 못하면서 골방 같은 가게에서 어묵(오뎅) 가게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눈부신 성장, 한국인의 도전정신
전통 고집하다 제자리걸음 걷는 일본


오랫동안 일본인들을 지켜보면서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렇게 전통(?)을 이어 가업을 유지하는 점이다. 많은 분들은 일본의 이런 점을 부러워하고 본받을 점이라고 하며 심지어 이런 점에서 일본의 경쟁력이 나오는데 우리는 급한 성격 때문에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무리 온천이 딸린 여관이라고 해도 여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단순한 일인 것이다. 주인이 직접 나서서 하지는 않겠지만, 마당을 청소하고 실내를 청소하고 손님이 떠난 방을 청소하는 것이 대부분의 일일 것이다. 손님에게 음식도 제공하고 온천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겠지만 이 역시 단순한 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특별한 발전이 있을 수 없거니와 변화도 없을 것이다.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것처럼 평생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이다. 꿈이 있고,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지루한 일을 할아버지가 하는 것을 보았고, 또 아버지가 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라면 결코 패기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비록 지루하나 젊은 나이 때부터 꿈과 야망을 버리고 답습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나 생각한다. 변화도 발전도 없이 그대로 답습하며 한평생을 산다는 것을 상상만 해 보아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심하고 나약한 성격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의 결정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선발 기업 ‘소니’가 매사에 다부진 결정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후발 기업 삼성에 뒤쳐진 것도 일본인들의 나약하고 소심한 성격 때문이다. 반면 삼성이 용기 있는 결정과 활발한 투자로 ‘소니’를 따라 잡은 것은 바로 한국인들의 도전 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약 10여년간 한국에서 삼성전자 상무로 일한 경험이 있는 요시카와 도쿄대학교 특임연구원은 “일본인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도 건너려고 하지 않지만, 한국인은 썩은 다리도 건너려고 한다”고 비유했다. 일본인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예의 바른 행동, 자제하는 행동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중요한 생활 태도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또 장기적인 민족의 발전을 위해서 강인함과 도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거칠고 예의 없다는 소리를 들어도, 많은 외국인들이 부러워하는 우리들의 “할 수 있다(Can do Sprit)”는 도전적인 정신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정신이야말로 우리 한국인의 도전 정신이요, 바로 토인비 교수가 말하는 창조적 행동이며, 성경에서 말하는 인간과 동물을 구분할 수 있는 척도인 것이다. 우리 스스로는 우리를 별로 대견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나, 외국인들은 우리가 이룩한 경제 발전을 가히 경이적인 눈초리로 바라본다. 참혹한 전쟁의 폐허 속에서, 그것도 60여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렇게 경이적인 발전을 이루었느냐 하며….

일본의 소심함

심지어 세계에서 2차 대전 후 가장 획기적인 발전을 한 나라는 대한민국이고, 그 다음이 이스라엘이라고도 한다. 독일과 일본의 발전은 엄밀히 얘기하면 발전이 아니라 재건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난 60여년간 이룩한 것이 어디 경이적인 경제 발전뿐이겠는가?

소란스러웠던 시위와 쿠데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와 안정된 사회 제도도 이루어냈다. 이 모두가 “할 수 있다”는 도전적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미국의 CNN 방송에서 래리킹(Larry King) 토크쇼를 오랫동안 진행하던 래리킹에 의하면, 그가 토크쇼를 50여 년간 진행하면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그들 모두에게 있는 공통점은 바로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섰던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험을 시도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모든 성공의 기본은 바로 “할 수 있다”라는 정신이라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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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