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천정배’ 신당로드맵 해부

“새정치연합을 진보 모리배로 몰아야”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무소속 천정배 의원 측의 신당 창당 계획안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천 의원 측은 즉각 자신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문서라며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은 후폭풍에 휩싸였다. 해당 문서에는 신당이 대안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진보 모리배’로 몰아붙여야 한다는 파격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 측의 신당 창당 계획안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유출돼 공개됐다. 천정배 의원이 오는 9월까지 현역의원 최소 5명가량을 영입해 신당 창당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의 문건이다.

의도적 유출?

문건에는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담겨 있었다. 이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신당 전략팀은 총 5단계에 걸쳐 창당계획을 세웠다. 오는 8월까지는 창당 명분을 축적한 후 9월에는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11월까지는 전국정당화 조직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12월까지는 비전과 정책을 완비하고 2016년 1월에는 4월 총선을 겨냥해 창당 및 공천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오는 9월까지 현역의원 5명을 영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신당이 5석을 확보하게 되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신당 후보들은 동일한 번호를 기호로 부여받을 수 있다. 공통기호를 부여받게 되면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특정번호를 부각시키면 되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다. 또 신당이 5석을 확보하면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의 액수가 크게 늘어난다.

국고보조금은 구간별로 20석 이상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중 5~19석, 5석 미만으로 금액이 크게 갈린다. 4석과 5석은 불과 1석 차이지만 국고보조금은 2배 넘게 차이 난다. 정치권에선 5석을 가진 정당이 가장 실속 있는 정당이라는 말도 있다. 신당이 당장 20석을 확보하기는 무리다. 따라서 5석이 목표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천 의원 측이 자신을 포함해 5명의 현역의원을 모으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이었던 안철수 의원조차 신당 창당 과정에서 영입한 현역의원은 송호창 의원이 유일했다. 이외에도 신당전략팀은 언론계와 학계, 재계, 전·현직 정치인 등의 신당 참여 인사를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창당 이후엔 새누리당의 지지율을 추월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신당전략팀이 창당명분의 축적을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을 ‘진보 모리배’(※온갖 옳지 못한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사람)로 몰아 붙여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다. 새정치연합과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국민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들은 신당 창당을 야권 분열 프레임이 아닌 대안정당의 출범으로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신당의 노선과 이념에 대해 중도개혁노선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천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미FTA 비준 반대를 위해 무려 25일간이나 단식투쟁을 하는 등 급진적인 진보 인사로 분류된다. 신당전략팀은 천 의원이 과거 급진적 정치활동에 대해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신당이 합리적 보수까지 포용할 수 있는 열린 진보, 합리적 개혁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 5단계로 구성된 신당 창당계획
천정배신당, 9월에는 윤곽 나온다

신당전략팀은 중도노선을 취하면서 새정치연합의 주류인 친노진영에 대해서는 ‘운동권 투쟁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아병 세력’ ‘균형 감각을 상실한 세력’이라고 비판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중도개혁노선을 추구함으로써 이념적 중간지대의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건 말미에는 야권 신당 추진세력은 염동연·이철 전 의원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당산동팀’과 비공개로 활동하는 기획위원회로 나뉘어 있다고 밝히고, 기획팀에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도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건은 신당에 참여할 인사 명단에 대해서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므로 문서로 남기지 말고 당분간 철저히 구두로만 진행할 것”이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천 의원은 이 같은 문서 내용에 대해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며 자신은 이와 관련한 보고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건의 진위에 대한 진실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천 의원 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문건의 작성자는 천 의원의 선거를 도왔던 사람은 맞지만 핵심인물도 아니고 그런 문건을 작성할 권한도 없는 인물”이라고 깎아내렸다. 신당 추진세력 중심에서 밀려난 인사가 신당 추진세력을 음해하기 위해 이 같은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례로 천 의원과의 회동했던 문학진 전 의원은 “중도색채를 강화해 신당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천 의원은 기존 새정치연합보다 개혁적인 야당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뚜렷해 보였다”고 말한 바 있다. 여전히 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신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천 의원이 과거 자신의 급진적 정치활동에 대해 자성하고 중도노선을 취하기로 했다는 문서의 내용은 믿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실제 천 의원의 신당전략팀에서 만든 문건이라고 하더라도 천 의원의 동의는 얻지 못한 단순한 향후 전략 제안 성격의 문서가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물론 이 문서가 실제 천 의원 측의 신당 창당계획안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 재·보선에서 천 의원의 상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염동연 전 의원 등은 이미 여의도 부근에 사무실을 연 상태다. 염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신당의 설계는 끝났다. 총선에 나설 장수도 확보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건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다.

천 의원이 중도노선을 취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최근 천 의원이 달라진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한 제안서?

천 의원은 이른바 유승민 사태로 새누리당이 내홍을 겪고 있을 때 “(신당을 창당하면)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천 의원 측을 모함하기 위해 만든 문서치고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타당성이 있다. 문서의 신빙성이 있다”며 “천 의원 측도 동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부문건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어찌됐든 이번 문건의 유출로 천 의원 측의 창당과정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새정치연합과 사소한 의견 대립만 보여도 새정치연합을 진보 모리배로 몰기 위한 의도적 전략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건의 내용이 앞으로 얼마나 일치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심상정 “4자연대, 천정배는 제외”
매력적인 정당 만들기 집중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23일, 총선 대비 진보 결집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는 함께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심 대표는 “야권이 제대로 혁신이 돼야 정권교체도 가능한 것이고 그래서 새정치민주연합도 혁신을 나름대로 하고 있다”며 “천 의원 같은 분도 혁신을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우선 우리 당 스스로가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 나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토대 위에 혁신의 방향과 의지가 일치되는 세력들과는 과감하게 연대와 협력을 해나갈 생각”이라며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와 이른바 4자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을 밝혔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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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