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메르스 정국’ 탈출 플랜

“국민은 나 몰라라~자기 살길만?”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예상치 못한 메르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어느새 임기 중반에 접어든 박 대통령으로서는 하루빨리 메르스 정국에서 벗어나야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메르스 정국 탈출 플랜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예상치 못한 메르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떤 악재에 휘말려도 최소한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해 그동안 콘크리트 지지율로 불려왔었다. 하지만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터진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0.1%포인트나 폭락해 34.9%까지 밀렸다.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의 부실 대응을 두고 여론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부실 대응
조기 레임덕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박근혜정부는 실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당초 정부는 첫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에도 메르스는 전염력이 매우 낮은 질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어느새 확진자 수는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달라지겠다고 했지만 메르스 사태 초동 대응 실패는 세월호 때와 판박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하루빨리 메르스 사태로 이반된 민심을 수습해야만 한다. 시기를 놓친다면 임기 후반기에는 조기 레임덕에 빠져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메르스 정국에서 탈출하기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정치권에서는 박근혜정부가 메르스 탈출 전략으로 대규모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무엇보다 메르스 사태가 수습되고 나면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과 박인용 국민안전처장관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악화된 여론을 감안할 때 두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 두긴 어렵다. 문 장관도 야권의 자진사퇴 요구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과 함께 20대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등도 이번 기회에 교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올해 3월 입각한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과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은 재직기간이 짧아 연말까지는 교체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내각에 입성했던 일부 장관들의 경우도 집권 3년 차를 맞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 정부 출범 당시 임명된 장관은 윤병세 외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 윤상직 산업통상자원, 윤성규 환경부장관 등이 있다.

방미 추진
개각 임박

박 대통령의 연내 방미 재추진도 메르스 탈출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로 연기 된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을 다시 정하기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방미를 반드시 연내에 관철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방미의 최대 의제는 ‘북핵 문제’다. 최근 북한이 핵과 관련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방미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외교적인 이유보다는 국내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 나설 때마다 언론의 주목을 받고 ‘세일즈 외교’ 실적이 상세히 소개돼 귀국 뒤 지지율이 오르는 ‘순방 효과’를 톡톡히 봐왔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미국을 다녀오고 나면 지지율이 다시 40% 중반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북한을 메르스 탈출 카드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전격적인 대북 화해 메시지 등을 통해 남북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면 여론의 시선이 남북관계에 쏠리면서 메르스 정국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편성 역시 회심의 메르스 정국 탈출 카드로 꼽힌다. 정부는 추경을 포함한 15조원대 이상의 재정을 투입해 메르스로 침체된 경기부양에 나설 계획이다.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번 정부 들어서 두 번째 추경이다. 올해 추경을 통해 마련되는 재정은 메르스 사태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추스르고, 이로 인해 급속하게 위축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최우선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내수 진작을 위한 일자리 창출 사업 등에 상당액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추경 규모는 세출 리스트에 근거해 내달 초쯤 추후 당정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추경 외에 지방재정 집행률을 작년보다 1%포인트 올려 올해 지방재정 지출을 약 3조원 늘리도록 하는 등 다양한 경기보강 대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전방위 사정정국으로 국면전환?
대규모 개각, 문형표도 자를까?

당초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번 추경 규모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최소 10조원 이상의 추경을 짜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에서는 너무 추경 규모가 커 재정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과거에는 추경 편성 과정에서 여당이 과감한 추경을 요구하면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반대하는 게 통상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메르스 추경은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평소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던 박 대통령이 이런 무리한 추경을 강행한 것을 보면 메르스 사태로 인한 국정동력 상실 위기감이 생각보다 컸던 것 같다. 박 대통령의 초조함이 엿보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통해 메르스 정국 탈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 실패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지난 24일 “초기 실패부터 다시 되짚어보면서 대통령의 사과를 포함해 우리 사회 모든 부분이 각자 철저히 반성문을 써내려가야 한다”면서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야한다”고 강조했고, 하태경 의원도 “(박 대통령이)사과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사과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당초 삼성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초기 대응에 실패해 국내에 메르스가 급격히 확산됐다는 비판으로 궁지에 몰려있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지난 23일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책임지는 리더십’으로 호평을 받았다.

사과할까?
회피할까?

이날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 드리겠다”며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스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이날 삼성그룹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박 대통령 역시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고 나면 적절한 시점에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하면서 감염병 방역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는다면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잇따른 인사실패와 세월호 참사,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 등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다운 사과를 한 적이 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에도 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기보다는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총리 등이 대신 사과하거나 박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추경 편성 등 선물 보따리 내놓을 듯
이재용 대국민사과 타산지석 삼아야


박 대통령의 파격적인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역시 메르스 정국 탈출 카드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거부권 행사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했다며 차기 총선에서 심판해 달라는 발언까지 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박 대통령이 여론의 질타를 받자 이틈을 타 당내에서는 비박계가 본격적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었다. 메르스 사태로 당청관계가 역전될 위기에 처하자 박 대통령이 비박계를 정면 조준함으로써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의 강도는 새누리당과 아예 결별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강했다.

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를 포함한 비박계 의원을 겨냥해 지난 총선을 상기시키며 “정치적으로 (나를) 선거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는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박 대통령의 비박계 군기잡기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계 군기잡기
메르스 덮을까?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대대적인 야권사정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성완종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직접 지목한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서면조사만 했지만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에 대해서는 직접 소환조사를 했다.

소환 조사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검찰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전 대표인 김한길 의원을 소환조사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자 야권은 정치 검찰의 행태라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 22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의 처남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해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와 소공동 한진 본사, 공항동 대한항공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문 의원은 지난해 12월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당했는데 왜 하필 7개월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압수수색이 이뤄졌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과연 박 대통령의 메르스 탈출 플랜은 성공할 수 있을까?

 

<mi737@ilyp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근혜정부 들어 공무원 범죄 급증

박근혜정부 들어 공무원 범죄가 급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정부 들어 발생한 공무원 범죄는 이미 노무현·이명박정부를 제치고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로는 직무유기가 가장 많았으며 국가기관 고위공무원이 많았다.

고위직 범죄 두드러져

지난 24일 형사정책연구원의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2014) 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첫해인 2013년 발생한 공무원 범죄는 2466건이다. 2002년 이후 최다를 기록한 2012년(2865건)보다는 약 14%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앞 두 정권의 연평균 발생건수와 비교하면 노무현정부 1626.6건, 이명박정부 2099.6건보다 각각 50%, 17% 이상 많았다. 이는 공무원범죄가 각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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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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