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총체적 부실
<황천우의 시사펀치> 총체적 부실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15.06.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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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진 한 장 감상해보자. 청와대 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이다.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가뭄 피해지역인 인천 강화군 화도면을 방문하여 급수 지원 활동에 나선 소방대원들과 함께 소방호스로 논에 물을 뿌리는 모습이다. 이 기상천외한 사진을 살피면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그야말로 난감하다.

왜냐,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위해 가뭄을 해소해보려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 방식 그리고 이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소방호스에서 뿜어져 나가는 물의 위력은 모두 알고 있다. 하여 데모대에게 발사되는 물을 ‘물대포’라고 지칭한다.

사진으로 살피면 논에 알맞게 물이 들어차 있는데 물대포를 쏘아대고 있다. 이를 한번 차근하게 살펴보자. 정작 물대포가 쏟아지는 논바닥은 어떻게 변할까. 아무런 변화 없이 물만 고스란히 받아들일까.

절대 그럴 수 없다. 폭탄이 떨어졌는데 연약하기 그지없는 논바닥과 모들이 곱게 제 자리를 보존할 리 없다. 모르긴 몰라도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그 주변은 완벽하게 쑥대밭이 되었을 터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점은 다른 사람들은 곡사포를 쏘아대고 있는데 유독 박근혜 대통령만 직사포를 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덧붙이자. 소방 호스는 박근혜 대통령처럼 맨 앞에 자리한 사람의 비중이 상당하다. 그만큼 힘에 겹다는 이야기로 처음 잡아보는 인간들은 반드시 호되게 당하고는 한다.

그런데 소방대원도 아닌 박 대통령이 맨 앞에 서있다. 그리고 뒤로는 소방대원 한 명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아마도 여러 명이 그 호스에 달라붙어 있을 듯하다. 여하튼 저 상태에서 박 대통령이 자칫 힘에 겨워 호스를 아래로 향한다면 어떻게 될까.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건장한 성인 남자들도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위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래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난감하다는 이야기로 다음 장면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어느 한심한 인간의 발상으로 이러한 장면이 연출되었느냐다. 논에 물을 대려면 논도 살리고 모도 살려야할 일이건만 이딴 식의 물대기, 아니 ‘물폭탄’ 발사는 논도 죽이고 모도 죽인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농부의 자식인 나는 물론 더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의식세계에 대해 글을 이어왔는데 이를 살피면 박근혜 대통령만 문제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결국 약장 밑에 강졸 없다고, ‘부창부수(夫唱婦隨)’란 말이 왜 생겼는지 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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