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KMS 꽃가마’ 논란

꽃가마 타려다 어가(御駕) 못 탈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내에서 때 아닌 ‘꽃가마’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8일 부산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기 총선에서 부산 영도구 지역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지난 24일 대구 수성갑 지역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KMS 꽃가마’ 논란의 서막이다.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 두 명이 내년에 있을 총선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내 기대완 다르게 쉬운 길만 고집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위 대권잠룡이라 불리는 인사들에게는 지금의 결정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김무성·김문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누운 소 타기?

특히 같은 당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 ‘몸 사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선이 10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벌써 당선까지 보장되는 ‘꽃가마를 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논란의 불을 지핀 쪽은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대구 수성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25일에는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당원협의회(이하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 신청을 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 5월 말부터 김 위원장의 수성갑 출마 소식이 정가 곳곳에서 들려온 상황에서 김부겸이라는 카드를 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새정치연합은 허영일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 위원장이 좌고우면 끝에 대구 총선 출마를 결정한 것은 비겁하다”고 평가했다. 논평 중반부에는 “지역주의에 기대어 눈앞의 당선에만 급급한 B급 정치인으로 타락하는 모습이 서글프다”고 평가 절하했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비례대표인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김 위원장처럼 당협 조직위원장직에 출사표를 던지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공모 직후 강 의원은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우리에겐 지역구를 대권을 향한 디딤돌로 삼을 국회의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김 위원장의 출마 결정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 외에도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 당에서 가장 청렴하고, 경험있는 소중한 자산인 김 위원장을 대구행으로 써먹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 뿐 만 아니라 우리 당을 위해서도 이게 맞는 선택이겠는가 하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영도구 지역 출마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8일 부산의 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도구 출마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출마하겠다”고 주저없이 답했다. 의원실 관계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 결과 “출마하는 것이 맞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총선 후에 생각해 볼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김 대표의 결정에 당 안팎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익명을 요구한 당내 한 초선의원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며 “그 정도 급 되는 사람은 그래야 된다”고 지적했다. 영도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던 새누리당 전 당직자는 전화를 통해 “당대표 답지 않은 행보”라며 “후배들에게 길을 터줘야지”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외쳤던 이유가 그 때문이었나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문수·김무성에 대해 이들이 비판하는 내용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구급 후보가 고작 지역구에 연연한다는 것이다. ‘큰 정치’를 위해 서울의 어려운 지역에 출마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함에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에 나온 지적이다.

김무성·김문수, 영도·수성갑 출마
쉬운 길? “맞상대 보면 결코 아냐”

둘째, 두 사람에게 오픈프라이머리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처음부터 주창해온 사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9일 의원총회에서 김문수표 오픈프라이머리를 발표, 20대 총선부터 반영키로 결정된 제도를 만들어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지휘자다.

즉 소위 상향식 공천제 하에서 이름값 높은 사람이 공천을 받을 확률이 높은 가운데 이 두 사람을 위한 맞춤식 제도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유명세가 덜한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는 핵심 이유다.

셋째, 재보선에 대한 우려다. 지금은 두 사람 모두 확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대선주자로 나설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만약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 후 대선에 출마한다면 해당 지역에서는 재보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정치평론가들은 지적한다. 


선거에 쏟아 부어야 할 세금은 차치하고라도 만약 이들 지역이 재보선을 통해 새정치연합에 빼앗기기라도 한다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꽃가마 논란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의 출마가 옳은 결정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지는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을 두고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을 막을 유일한 대항마”라며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누가 김 전 의원을 막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나서는) 영도구가 어려운 지역”이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데 반해 김 대표는 영도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몇몇 의원실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취재기자의 말에 “선거전에 돌입하면 후보가 아니더라도 문 대표가 부산을 휘젓고 다닐 것”이라며 “김 대표 이외에 막을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두 지역 모두 녹록치 않은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성갑의 경우 김 전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40.4%, 대구광역시장 선거에서는 50.1%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부산 내에서도 ‘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영도구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이재균 후보가 43.80%의 득표율을 기록, 야권단일후보로 나온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의 37.64%를 6.16%포인트로 누르고 진땀승을 거둔 바 있다. 따라서 절대 쉬운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게 측근들의 주장이다.

여권 잠룡

한편, 영도구의 경우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문제도 내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현재 부산 서구와 영도구는 인구 하한선 기준에 미달해 있는 상태다. 어떤 식으로 조정이 이뤄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만약 다른 지역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여당 대표의 지역구를 살리기 위해 다른 지역이 피해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구가) 획정되는 대로 따를 예정”이라고 답했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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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