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류계 덮친 메르스 공포 '속사정'

텐프로 뚫렸다?…파리 날리는 룸살롱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해 국내 경제가 침체되자 정부가 내수부진 극복 및 경기부양을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메르스가 ‘지하경제’에도 깊숙이 침투해 유흥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일파만파 번진 사설정보지(일명 찌라시)에 따르면 강남의 유명업소들은 이미 메르스에 오염돼 사실상 영업이 정지된 상태다. 메르스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업소 근처에 얼씬거리지 말라는 충고가 이어진다. 화류계까지 마비시킨 메르스 공포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 A씨가 강남 유흥업소를 방문해 해당 업소의 일부 종업원이 자가 격리됐다는 사설정보지(일명 찌라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는 가운데 A씨는 보건당국 조사에서 해당 유흥업소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할 수도…
보건당국 난감
 
화류계를 뒤집어 놓은 사설정보지는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사설정보지의 주 내용은 A씨가 서울 강남 지역의 5개 유흥업소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유흥업계가 발칵 뒤집혔다는 것이다. A씨로 인해 2개 업소 여종업원에게 자가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A씨로 인해 격리된 유흥업소 종업원은 한 명도 없다. 사설정보지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보건당국은 병원에 입원 중인 A씨를 찾아가 유흥업소 방문 여부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정보지에 거론된) 유흥업소를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보건당국은 A씨의 자택 엘리베이터 CCTV 등을 확인했다. A씨는 발열과 기침 등 본격적인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지난 9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주로 자택에서 지냈다. 그러나 9일 오후 집을 나서 다음 날 새벽에 귀가한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됐다. 당국은 이를 토대로 A씨의 행선지를 추적하고 있다.
 
확진자 강남 밤업소들 출입 루머 확산
가게 명단 유포…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는 당일 행선지에 대해 “사무실에 들렀다가 홀로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관할 보건소 측은 “구체적인 행선지 확인을 위해 A씨의 차량 블랙박스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설정보지에 언급된 유흥업소 관계자는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한 상태다.
 
 
강남 유흥업소와 보건당국을 긴장케 한 문제의 사설정보지 내용은 이랬다.
 
“강남 룸싸롱, 텐프로 메르스 공포. 이번에 제주도에 방문한 메르스 확진자 A씨가 강남 술집에 자주가는 사람인데 현재 A씨가 간 곳이 ‘2X’ ‘화XX’ ‘인XX’ ‘라XX’ ‘설XX’ 등 텐프로 위주이고 아가씨가 격리 조치된 곳은 현재까지 설XX, 인XX인데 확산될 가능성 높음. 이미 관련 업소 사람들은 쉬쉬하고 일부는 잠수만 탄 분위기. 술집 특성상 폐쇄 공간이고 위생상 신뢰할 수 없으며, 아가씨가 강제격리 되더라도 쉬쉬하므로 전염위험이 특히 높다고. 5월 테헤란로 쪽의 쩜오가 뚫린데 이어 이번에 텐프로까지 뚫리자, 당분간 강남 업소들은 아예 가지 말라는 의료계 종사자의 조언.”

강남 A급 업소

금지령에 울상
 
유흥업계로 번진 메르스 괴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오피(오피스텔 성매매) 실장이라는 사람의 글이 빠르게 번졌다. “오피 실장인데 직원 메르스 걸림. 역학조사 때문에 72시간 동선 다 설명해야 된다고 직원한테 문자 왔는데 이 직원이 양심적으로 다 불어서 지금 난리 났다. 보건소 직원이 경찰에 알리지 않을테니 만난 사람들 다 말하라니까 다 분 것 같음. 열 받고 긴장되서 오늘 한끼도 못 먹었다. 3명으로 장사하는 구멍가겐데….”
 
괴담은 또 있었다. “에이즈 전문 의사에 의하면 메르스와 에이즈 바이러스가 결합할 경우 변종 슈퍼 바이러스가 돼 국가적 재앙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에이즈와 메르스는 절대 섞일 수 없는 바이러스라고 입을 모은다.
 
사설정보지에 언급된 업소들은 강남에서도 유명한 곳으로 손꼽힌다. 전통 텐프로 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20대 초중반으로 하루 100만∼150만원, 한 달 1500만∼25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고 알려진다. 이들은 주로 저녁 8시에 출근해 새벽 4시 전후에 퇴근한다. 저녁 8시쯤이나 새벽4시쯤에 강남 오피스텔 인근을 지나가면 업소에 출퇴근하는 직업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강남의 몇몇 유흥업소가 메르스에 뚫리면서 이 같은 모습이 예전 같지 않다고 전해진다.
  
메르스는 유흥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대표적으로 ‘보건증’을 들 수 있다. 유흥업소 종사자가 업소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보건소에서 보건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일반업소 종사자는 결핵·전염성피부질환·장티프스의 3개 질병에 대해 검사를 받지만 룸살롱 등 유흥업소 종사자는 AIDS·혈청·STD·클라미디어 등의 성적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는 경우에만 보건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메르스 발병 이후 보건증을 발급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는 직업여성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메르스 감염 사실을 숨기고 영업을 이어가는 직업여성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거리 줄어들자
원정성매매 시도
 
상황이 이렇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관내 유흥주점을 대상으로 메르스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한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업소를 방문해 종업원들에게 자체 위생상태 청결유지를 당부하고 홍보전단지와 함께 마스크를 전달하고 메르스 주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메르스 대책본부나 보건소 상황실로 연락해 진료를 받도록 안내했다.
 
메르스로 인해 국내 유흥업계가 불황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지난 7일에는 일부 직업여성이 원정 성매매를 갔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 여성 2명은 원정 성매매를 갔다가 현지에서 적발됐다. 이들은 “메르스 때문에 한국 성매매업이 타격을 입어 대만으로 왔다”고 진술해 대만 언론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성매매 단속에 나선 대만 경찰은 한국인 여성 검거가 잇따르자 조사 과정에서 메르스 검사까지 포함시켰다.
 
안마 등 유사성행위 업소 손님 뚝
‘전염 될라’ 아가씨들도 출근 꺼려
 
이들 중 고모(26)씨는 여대생으로 앞서 6일 타이베이 스린경찰국에 체포됐다. 경찰은 순찰 중 호텔에서 나오는 이 여성을 현장에서 붙잡았다고 전했다. 고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이 일을 병행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에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관계 중 감염이 우려되는 데다 최근 고객이 줄어 지난달 28일 관광비자를 발급받아 대만으로 왔다”고 말했다.
 
대만 현지 언론은 고씨가 “어제 처음으로 나왔는데 경찰에 붙잡혔다”고 밝히자 경찰은 “한국인은 어떻게 매번 첫 번째에 붙잡힌다고 말하냐”며 그를 사회질서 및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결과 고씨의 휴대전화에는 성매매 일정이 꽉 차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현지언론은 “한국 여성의 1회 성매매 가격은 최소 1만대만달러(약 36만원) 이상으로 대만 현지 여성 가격보다 높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이 원정 성매매에 나서는 이유는 9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고 한류 효과로 한국 여성들을 선호하는 현지 분위기 때문이다. 여기에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한다. 대만에서는 사회질서유지법에 따라 성관계 도중에 잡히면 50만원, 뚜렷한 물증이 없을 경우 5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고씨 등 성매매 여성은 성매매 직전에 체포돼 고작 벌금 5만원만 내고 강제 추방됐다.
 
화류계가 손님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에는 술자리 감소도 한 몫 한다. 실제로 메르스 우려로 인해 술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진상 취객들로 북적거릴 6월이지만 일선 경찰 지구대는 차분한 모습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6월 첫째 주(6월 1∼7일)에 접수된 112 신고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2만4129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못잡으면
지하경제도 위험
 
본격 여름에 접어들면서 바깥 활동이 많아지고 술 취한 사람이 늘어나면서 112 신고건수는 5월 첫째 주(5월4∼10일) 36만6530건, 둘째 주(5월11∼17일) 38만3394건 등 매주 증가하다 메르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이달 들어 감소세를 나타냈다. 술자리가 줄어드니 자연스레 음주운전도 감소했다.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음주 교통사고는 60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025건)에 비해 41.2% 줄었다. 전체 교통사고 역시 줄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동부·LIG·롯데 등 주요 손보사 5곳이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보름간 접수한 자동차 사고는 25만6919건이다. 이는 5월 첫 보름간(28만2926건)과 비교해 9.2% 감소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휴가철 메르스 비상
혹시나…불안한 마음에 ‘방콕’
 
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냉랭한 분위기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와 불안으로 인해 여행 및 숙박업소 취소는 잇따르고 있고, 휴가준비 용품 판매로 한창 특수효과를 봐야 할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예년에는 휴가철 휴가준비상품 판매로 반짝 특수효과를 누렸지만 올해는 다르다. 백화점과 마트 등이 본격적인 판매조차도 못하고 매출이 금갑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여행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5월31일부터 6월17일까지 9만명 정도 예약을 취소했고, 대한항공도 6월1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등 8만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메르스 확산이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변재일 국회의원(청주 상당·새정치민주연합)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국적 항공사별 국제선 예약 취소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부터 6월12일까지 13일간 17만4127명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해외여행 수요를 짐작할 수 있는 외화 환전 규모도 축소되는 추세다. 은행권에서는 외화 환전 감소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어 내주부터는 전년 대비 감소세가 확연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1일 시중은행 3곳을 대상으로 5월29일부터 6월18일까지 외화환전 취급 규모(달러화 환산)를 조사한 결과, 세 곳 모두 전년 대비 취급액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숙박 등 여행 예약 취소 현실화
특수효과 기다린 휴가지 초비상
 
A은행은 14조81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7조4100만달러보다 14.9% 감소했다. 이는 올해(1월1일∼6월18일) A은행의 외화 환전 감소폭 9.8%(139조5100만→125조8100만달러)보다 가파르다. B은행도 메르스 첫 환자 감염 이후 지난 18일까지 외화환전 규모가 9800만달러에 그쳐 전년 1조1500만달러보다 14.8% 감소했다. C은행도 올해 외화 환전이 전년 4조9400만달러에서 5조3800만달러로 8.9% 성장한 반면, 메르스가 발병된 5월29일 이후 환전 규모가 작년 5400만달러에서 올해 5000만달러로 8.0% 감소했다.
 
다른 시중은행은 환전 규모를 월말 집계한다는 이유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메르스 확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현재 진행형이다. 휴가철 소비는 소비 이연효과(점차적인 소비 증가)가 크지 않기 때문에 메르스가 3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국내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결제 시장의 경우 이미 소비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전달 마지막 주 대비 이달 첫째주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개인 신용판매(일시불·할부) 금액은 평균 13%가량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 대형마트 같은 쇼핑 업종의 감소세가 전달 대비 평균 20% 이상 감소하고 숙박, 항공 업종도 10%가량 줄어들었다.
 
열차 이용률도 줄었다. 6월 첫째주 KTX 이용률은 79.2%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2%와 비교하면 20%포인트 급감했다. 6월 둘째주 역시 KTX 이용률은 69.2%로 일주일 만에 10%포인트가 떨어졌다. 일반열차 이용률도 마찬가지다. 6월 첫째주 열차 이용률은 142.2%로 1년 전보다 52.8%포인트 감소했고, 둘째주 열차이용률은 125.5%로 25%포인트 줄었다.
 
특히 6월은 여름 휴가철의 길목으로 메르스 공포가 7∼8월까지 이어질 경우 여름 대목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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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