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도록 쉽게 풀어본 서민금융 지원책 대해부

돈만 잘 갚으면 혜택·지원 ‘팍팍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내용이 방대해 서민들이 쉽게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요시사>에서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정리했다.


서민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대출시 따라오는 부담스러운 이자는 서민들을 더욱 궁핍한 상황으로 내몬다. 정부는 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얼마나 어떻게?]
 
정부는 현재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햇살론,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바꿔드림론)의 공급기간을 늘리고 규모를 연 4조5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올해 종료 예정이었던 햇살론의 경우 2020년까지 연장하고, 공급규모를 연 2조원에서 연 2조5000억원으로 5000억원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종료를 앞두고 있던 새희망홀씨 역시 2020년까지 5년간 연장하고, 공급규모를 연 2조원에서 연 2조5000억원으로 5000억원 확대할 방침이다. 미소금융은 연 3000억원에서 연 5000억원으로 2000억원 확대하며, 바꿔드림론은 국민행복기금 재원을 활용해 연 2000억원이 공급된다. 금리 부담도 대폭 완화된다. 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의 상한금리는 기존 12.0%에서 10.5%로 1.5%포인트 내려간다.
 
또, 고금리로 서민들의 삶을 옥죄었던 대부업의 법정 최고금리가 현행 34.9%에서 29.9%로 5%포인트 낮아진다. 금융위는 ‘대부업법’상 금융회사·대부업체의 최고금리를 인하해 서민층의 고금리 부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 수준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운용 중인 대부업체, 저축은행, 캐피탈 등의 이용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약 270만명의 이자부담은 46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누가 혜택보나?]
 
성실하게 돈을 갚는 서민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융지원 방안의 특징은 성실한 채무자에 대한 혜택을 늘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빚을 지고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막겠다는 취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성실상환자가 긴급한 생계자금이 필요한 경우 긴급자금을 대출해줘 대부업 등 고금리 대출로 빠지는 것을 막는다.
   

대상은 정부 정책 상품인 햇살론·미소금융·새희망홀씨 등의 채무를 1년 이상 성실하게 갚은 상환자다. 대출한도는 최대 500만원까지다. 금리는 기존 미소금융(4.5%), 햇살론(10.5% 이내), 새희망홀씨(10.5% 이내) 등의 대출상품 금리와 동일하다. 대출기간은 최대 1년간 거치한 후에 4년동안 원리금을 균등분할로 납입하면 된다.
 
금융위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 발표
내용 방대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
 
다만, 새희망홀씨는 만기일시상환도 가능하며 대출기간은 은행의 자율에 맡긴다. 이들 상품은 개별 상품 취급기관 지점에서 신청(문의 1397)이 가능하다. 정부는 성실납부자 긴급자금 지원대출 상품을 오는 8월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실상환자에게는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햇살론을 성실 상환하는 경우 매년 대출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를 적용(예:매년 0.3%p 인하)할 예정이며, 미소금융(3개월 이후 1.0%p 인하), 새희망홀씨(매년 0.3%p 인하)도 인센티브 도입한다.
 
성실상환자에게는 소액한도의 신용카드를 발급해 제도금융권 이용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기간 신용카드를 성실하게 이용해 기록이 누적되면 신용등급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 대상은 국민행복기금·신복위의 24개월 이상 성실상환자 또는 완제자다. 한도는 1인당 일반물품 구매 목적으로 사용한 월 50만원까지다.
 
[주거 관련 대출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거 관련 금융지원이 포함됐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상품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 고금리 전세대출(7∼8%대)을 은행권 저금리 대출(3∼4%대)로 전환해주는 ‘징검다리 전세보증’ 상품을 활성화한다. 지원 대상은 2012년 11월말 이전에 실행된 대출로 한정되던 것을 2015년 5월말 이전에 실행된 대출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소득 입증 기준도 완화했다.
 

징검다리 전세보증을 받기 위해 필요한 소득 입증 서류를 넓게 인정해 서민층의 제도 이용 가능성을 높인다. 현재는 국세청 발급 소득금액증명원만 인정하고 있으나, 소득 입증 범위가 넓어지면 급여명세표, 연금수령통장 등도 소득입증 서류에 포함된다. 또, 연소득 15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이 주금공 전세대출 보증을 이용할 때 인정하는 간주 소득을 상향 조정(1800만원∼4500만원→2500만원∼5000만원)해 보증한도를 우대하기로 했다. 간주 소득 상향 조정에 따라 저소득층도 최대 5000만원(현행 최대 4500만원)까지 전세대출 보증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임대주택 거주자 대상 임차보증금 대출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기초수급자 등이 임차보증금을 저리로 대출받아 월세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원대상은 현행 LH공사 임대주택 42만호에 SH공사 등 지역개발공사 임대주택 2만5000호가 추가된다. 대출한도는 현행 최대 10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으로 확대된다. 대출금리는 현재와 같이 2.5% 수준이다.
 
[교육비 대출도?]
 
정부는 교육비 등 서민생활 맞춤 대출 지원을 강화했다. 교육비 관련 대출 강화와 관련해서는 저소득 가구 자녀의 방과 후 학교나 고교 수업료 등의 교육비를 저리대출로 지원할 방침이다. 대출한도는 1가구 당 최대 500만원이며, 4.5% 금리가 적용된다. 대출을 원하는 이용자는 방과 후 학교 또는 수업료 등을 지원받았는지 여부를 증명(스쿨뱅킹 통장사본 등)하면 미소재단에서 확인 후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

  
취약 계층인 저소득 노인층을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된다. 미소재단은 저소득층 고령자가 가입한 보장성 보험이 일시적 미납으로 실효되지 않도록 보험료를 지원한다. 미소재단은 보험사가 추천한 지원대상자(예: 전체 보험료의 1/3 이상 납부한 자 등)에 대해 신청사유, 보험료 납입내역 등을 심사해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대상은 65세 이상 차상위계층 가운데 기초수급고령자(65세)이다. 또, 이들은 은행 예금 가입시 0.8∼1.2%의 우대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게 된다.
 
장애인을 위한 금융지원 대책도 포함됐다. 미소재단은 저소득 장애인의 자활·자립 지원을 위해 생계자금을 저리대출 지원한다. 대상은 차상위계층 이하 또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장애인이다. 조건은 1인당 최대 1200만원을 3%의 금리로 대출한다.
 
[돈 없는 채무자는?]
 
상환능력이 부족한 채무자에게 재활기회가 주어지도록 금융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차상위계층에 대해 국민행복기금·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복위)의 채무 감면율 확대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국민행복기금·신복위 채무조정 대상자 중 차상위계층이다. 원금감면율을 현행보다 10%p 확대 적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행 최대 50%였던 원금감면율은 최대 60%로 늘어나게 된다.
 
또, 채무연체자의 불필요한 부담이 감면된다. 국민행복기금이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채무자 중 사실상 상환능력 없는 채무자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로 관리한다. 대상은 국민행복기금 보유 기초수급 연체자 채권 중 재산·소득심사(3년단위 재심사) 결과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채권이다. 채무자의 희망에 따라 ▲장기간 채무 상환 유예 ▲공적 파산으로의 무료 연계를 지원한다.
 
또, 사적 채무조정기관(국민행복기금·신복위)과 공적 채무조정기관(법원 회생·파산)간 연계 지원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에서만 시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Track)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다. 패스트 트랙은 행복기금·신복위가 신용상담보고서를 발급, 법률구조공단에 인계하고, 법원은 부채증명서 생략, 재산·소득조사 간소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관련 절차 단축(통상 6개월→Fast Track 3개월)했다. 향후 서민금융진흥원내 ‘원스톱 법률지원단’ 구성하여 신속한 연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전문인력(변호사, 법무사 등)을 중심으로 구성해 회생, 파산이 필요한 채무자를 법원과 연계함으로써 채무조정 소요시간을 단축하고 파산진행과정 등을 지속 관리한다.
 
[고용지원 누구에?]
 
향후 개소되는 고용·복지센터에 서민금융 지원인력이 최대한 입주한다. 서민금융과 고용·복지 지원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4년 현재 10개소 수준인 통합지원 센터는 2017년까지 70여개 수준으로 늘어난다. 올해에는 고용복지센터가 전국에 총 30개소 추가 개소하는 가운데 27개소에 서민금융센터가 신규로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위는 “향후 고용·복지센터에 서민금융진흥원 지점을 입주시켜 서민금융 상담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대출, 사후관리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민 계층의 자활을 돕도록 미소금융의 창업·운영자금 지원대상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서 현행 ‘7등급 이하자 또는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 이하’인 기준이 ‘6등급+연소득 4000만원 이하 또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로 개선된다.
 
규모는 확대 기준은 완화
맞춤형 지원…복지도 연계
 
아울러 금융채무 연체자 가운데 직업이 마땅치 않은 서민들을 위해 일자리 제공과 재산형성 기회를 제공한다. 대상은 상환의지는 있으나 실직 등으로 채무상환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 채무 연체자다. 절차는 국민행복기금, 신복위에서 대상자를 추천하면 보건복지부 자활근로사업으로 일자리를 연계해 제공한다. 
 
대상자는 인건비 일부를 내일키움통장을 통해 3년간 월 10원씩 저축하고 정부에서는 자활근로 수익금 명목으로 ‘매칭저축(최대 25만원)’을 지원한다. 이 저축액으로 잔여채무를 상환시 15%의 우대감면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미소금융재단 역시 미소금융상품 성실상환자를 대상으로 재산형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미소금융재단은 대상자가 일정금액을 저축할 경우 저축액의 최대 3배를 매칭하여 적립해, 이에 대한 이자분을 대상자에게 제공한다. 미소금융의 저축은 적용금리 또한 시중 적금금리의 약 2배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애매한 신용등급은?]
 
제도권 금융의 대출을 받기에는 신용이 낮고, 서민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기에는 신용이 높은 서민들을 위한 ‘징검다리론’이 출시된다. 그동안 4대 정책 서민금융상품의 원리금을 성실히 납입한 이용자가 신용을 회복할 경우 서민금융상품 대출 대상자에서 제외되지만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하기엔 신용등급이 낮아 고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있었다.
 
오는 11월 전국의 시중은행에 도입될 예정인 ‘징검다리론’은 새희망홀씨·햇살론·미소금융·바꿔드림론 등 4대 정책상품을 장기간 성실하게 상환한 사람이라면 은행에서 연 9.0%의 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donky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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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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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