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원순 서울시장 ‘수상한 간담회’ 추적

특정언론사 기자만 초청해 간담회 '왜?'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회동 시장공관에서 특정 언론사 기자 2명만을 대상으로 시정현안 설명 간담회를 개최한 사실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쓸 정도로 바쁘다는 박 시장이 특정 언론사 기자만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보한 서울시 가회동 공관 행사내역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26일 공관에서 특정언론사 기자 2명만을 초청해 시정현안 설명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 시장이 특정언론사 기자 2명만을 대상으로 시정현안 설명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궁금증 증폭

서울시 측도 박 시장이 특정 언론사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공관에서 만찬 행사를 겸한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1000만 서울시민의 수장인 박 시장이 특정언론사 기자들에게만 설명해야할 시정현안이 무엇이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측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해당 언론사명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특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장소가 공관이라서 그런 것이지 특정언론사 기자들과 식사 형태를 겸한 간담회는 종종 있었던 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은 언론인을 포함해 다양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간담회를 종종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달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인터뷰도 아니고 광역단체장이 특정 언론사만을 대상으로 시정현안 설명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다”며 “어쩌다가 특정언론사 기자들과 밥 한끼 먹는 경우는 있지만 시정현안 설명 간담회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특정언론사 기자들만 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곁들인 행사를 한 것이 일상적인 일이라는 해명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의 관계자도 “박 시장이 해당 기자들에게 사실상 접대를 한 것이거나, 친목도모 목적의 사적인 만남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아무리 순수한 목적의 간담회였다고 해도 외부에서 보기엔 박 시장이 특정언론사에 ‘힘 실어주기’를 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떳떳한 행사라면 참석자 명단은 물론이고 해당 언론사 이름까지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박 시장이 공관에서 사적인 만남을 갖고서 공적인 행사로 둔갑시킨 것이라면 이번 행사에 비록 적은 돈이 사용됐더라도 도덕적으로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행사에는 박 시장과 수행원, 기자 2명이 참석했는데 식사비로 총 16만원이 사용됐다. 1인당 4만원 가량의 식사가 제공된 셈이다.

특정언론 특혜? 매우 이례적인 일
만찬행사 재개, 선거법 논란도 재점화?


박 시장은 과거 혜화동 공관 시절 약 2년 간 77차례나 만찬행사를 열어 선거법 위반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박 시장은 이후 아파트형 은평구 공관으로 이전하면서 만찬행사를 중단했으나 지난 2월8일 다시 가회동 소재 단독주택으로 공관을 이전하면서 만찬행사를 재개했다.

박 시장은 지난 4월1일에는 모 국회의원과 가회동 공관에서 단독 만찬행사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끈다. 서울시 측은 역시 개인정보보호라는 명분으로 해당 만찬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 시장이 정치인과 단독회동을 가졌다면 크게 보도가 되기 마련인데 유독 해당 회동에 대해서는 관련보도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박 시장이 해당 국회의원과 사실상 비밀회동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이 누구를 만난 것인지 해당 국회의원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해당 국회의원과의 만남 역시 ‘시정현안 설명 간담회’였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시장과 국회의원이라는 공인들 간의 만남이었음에도 참석자를 밝힐 수 없다고 하니 실로 수상한 간담회다.

한편 박 시장은 과거에도 언론인 대상 간담회를 열면서 다소 수상한 행태를 보였다. 박 시장은 출입기자단 전체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전후해서 꼭 특정언론사 기자들만 따로 불러 다시 한 번 간담회를 열었다. 

 

 


박 시장은 지난 2012년에는 출입기자단 간담회가 열리기 20여일 전에 시정홍보자문정책협의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기자 20명을 따로 불러 미리 만찬을 열었고, 지난 2013년에는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기자 145명과 공관에서 식사를 하고선 불과 2주 만에 기자 26명과 다시 만찬행사를 가졌다.

가회동 공관으로 이주한 후에도 박 시장은 2월26일 기자 60여명을 공관으로 초청해 행사를 가지고선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5월6일 시정 현안이슈 관련 설명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기자 20여명과 공관에서 만찬행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지난 2월8일 가회동 공관에 입주한 후 지난 5월31일까지 공관에서 총 13번의 행사를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식사가 제공된 만찬행사였다. 13번의 행사를 치르면서 사용된 돈은 약 750만원이었고, 그동안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278명이나 됐다. 하지만 외국 초청 인사를 대상으로 치러진 행사는 단 3번뿐이었다.

 

 

공관에서 무슨 일이?

서울시는 가회동 공관으로 이주하면서 외빈들을 맞이할 때 공관이 아닌 호텔을 이용하면 결과적으로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런데 공관 입주 후 약 4개월 동안 외국 초청인사를 대상으로 한 행사가 단 3번뿐이었다면 당초 서울시가 내세운 명분이 약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외국 초청인사들을 대상으로는 외교 관례상 다소 비싼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맞지만 국내 인사들을 대상으로는 굳이 호텔에서 비싼 음식을 대접하며 행사를 치를 이유가 없다. 그랬다간 자칫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

때문에 서울시가 ‘황제공관’ 논란까지 일으키며 굳이 가회동 공관으로 이전해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박 시장이 ‘서민시장’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과거 은평구 공관이 시청에서 멀어 불편했다면 시청과 가까운 지역에 작은 아파트형 공관을 얻었다면 모양새가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공관에 살고 있는 자녀는 누구?
말 못할 사연 있나?

가회동 공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방 5개, 회의실 1개, 화장실 4개가 있다. 전세가는 28억원에 달한다. 은평구 공관(2억8200만원) 전세금의 약 10배다. 가회동 공관의 전세금은 전국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전용면적 244.66㎡) 전세금(23억원)보다도 더 비싸다. 때문에 박 시장은 가회동으로 공관을 이전하면서 황제공관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가회동 공관을 둘러싼 의문점은 또 있다. 서울시 측은 현재 가회동 공관에 박 시장 부부 외에도 박 시장의 자녀 두 명 중 한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상하게도 자녀 두 명 중 누가 공관에 거주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는데 당초 아들은 결혼 후 미국에서 지내고 있고, 딸은 스위스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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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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