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세태> ‘고스펙 조건만남’ 소개팅앱 해부

“대기업 직원만 가입하세요”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대기업 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앱이 등장해 화제다. 앱 설치 후 본인의 회사를 선택, 회사 이메일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입력하는 시스템이다. 앱 리스트에 등록된 180여개 업체의 직원만 가입할 수 있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 사원이거나 초·중·고교 교사여야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합리적인 조건만남이라는 반응과 함께 외적 스펙만 강조하는 세태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소개팅 앱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가운데 대기업 등 특정 회사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싱글 남녀를 이어주는 신개념 앱이 등장해 화제다. 소개팅앱 ‘메이저’는 지금껏 알려져 있는 소개팅 앱과는 성격이 다르게 외모와 학력을 넘어 직장을 가입 조건으로 내세운다. ‘직장 인증’을 거쳐야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프로필 통과해야
 
메이저는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루에 한 번 메이저 회원을 소개해주는 ‘메이저 소개팅’과 회원들과 연애, 일 등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익명게시판 ‘메이저톡’을 이용할 수 있다. 단, 같은 회사 직원과는 연결되지 않는다.
 
지난달 5일 ‘페이즐리’가 출시한 메이저 앱 이용자는 600여명이다. 이들은 다소 까다로운 인증을 거쳐 메이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메이저는 진입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타 소개팅 앱과 달리 회원 수가 폭증하지는 않는다. 까다로운 인증을 거친 자만이 메이저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복가입과 명의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본인인증을 거치고 실제 재직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회사 인증을 거친다. 성의없는 프로필 입력을 방지하기 위해 프로필을 면밀히 검토하기도 한다. 주로 직장 동료와 만든 모바일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메이저에 오픈된 기업을 보면 구글, 금융감독원, 기아자동차, 네이버, 넥슨, 다음카카오, 두산계열, 대우건설, 대한항공, 롯데계열, 미래에셋증권, 삼성계열, 조선일보, 포스코, 한화계열, 현대카드, KT 등 업종별 주요 업체는 물론이고 초중고 교사가 포함돼 있다. 메이저 기업 재직 여부를 강조한 앱에 걸맞게 이용자 프로필에는 사진, 닉네임 다음에 소속 회사 이름이 뜬다.
 
재직 중인 회사가 목록에 없는 경우 회사 등록을 요청할 수 있다. 요청자가 많은 회사일수록 등록이 우선 검토된다. 등록 완료 후에는 이메일로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다. 회사의 규모, 요청 횟수 등을 감안해 리스트에 오른다. 현재 메이저 앱 게시판에는 “콘텐츠가 기발하다” 는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펙 만능주의’가 소개팅 앱으로까지 번졌다며 혀를 차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익명이 가득한 온라인 공간에서 좀 더 정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욕구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리스트 등록된 180개 업체 소속원들 대상
메이저 만남 주선…직장인증 거쳐야 이용
 
메이저뿐만이 아니다. 출신 대학을 인증해 이성을 소개해주는 앱도 있다. 서울대생을 위한 소개팅 앱 ‘스누매치’가 대표적이다. 대학 계정 이메일로 서울대생임을 인증한 뒤 이성을 소개받는 앱이다. 서울대생이 아니어도 가입할 순 있지만 상대방이 원치 않으면 매칭 대상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대생 위주로 소통하는 모양새다. 스누매치는 서울대 기계과 학생들이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한 결과 탄생했다.
 
이 같은 앱은 이미 활성화 단계다. 소개팅 앱 초기에는 상대방의 외모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특정 조건을 따지는 분위기다.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도 마찬가지다. 무려 10만회 이상 내려받은 인기 앱이다. 아만다는 자신의 사진을 올린 뒤 이성들의 프로필 심사를 통과해야만 회원 자격을 준다.
 
 
아만다 회원이 될 경우 500명의 엘리트 남녀와 접촉이 가능하다. 기존 회원이 새로 가입하는 이성의 프로필을 심사해서 ‘여자가 선택한 좋은 남자’ ‘남자가 선택한 좋은 여자’를 회원으로 올린다. 이러한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클린아만다’ 정책이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메이저의 경우와 같이 각종 인증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접속 후 1주일이 지나면 잠수회원으로 간주해 휴면상태가 된다. 아만다에 유령회원은 없다.
 

전문 매니저가 프리미엄 소개팅을 주선하는 앱도 눈길을 끈다. ‘살랑’은 온라인상으로 상대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소셜데이팅 서비스인 것이다. 살랑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이용자에게 맞는 이상형을 하루 두 번 정해진 시간에 소개시켜준다.
 
살랑이 다른 소개팅 앱과 다른 점은 프리미엄 1대1 소개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개팅이 가능한 지역 및 날짜, 원하는 이성의 나이, 스타일 등을 선택하면 소개팅 매니저가 수동매칭을 주선한다.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 성인들을 대상으로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티켓투라이드가 살랑을 다운로드한 3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발표에 따르면 살랑 앱 이용자 중 20, 30대 전문직에 종사하는 남녀가 총 3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세분화하면 연구직, 엔지니어, 사무직, 개인사업가 등의 비중이 높다.

그들만의 리그
 
이처럼 쏟아지는 소개팅 앱에 대해 좋은 이성을 만나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라는 주장과 함께 개인의 인성보다 외모, 학벌, 직업 등 외적 스펙만을 강조하는 세태에 대한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선자가 없는 온라인 소개팅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과거 공개’ 남녀 생각은?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20~30대 미혼남녀 619명(남성 293명, 여성 326명)을 대상으로 ‘연애 사실 공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공개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연애 사실 공개 여부에 대해 남녀가 확연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전체의 52.7%는 ‘사귄 직후 연애 사실을 공개한다’고 응답했다. 남성의 경우 66.9%가 ‘공개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의 61.7%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혼남녀 대부분은 연애 사실 공개 방법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만 공개(37.4%)’와 ‘소식을 알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25.8%)’을 선택했다. 이어 ‘SNS에 함께 찍은 사진으로 프로필 교체(20.9%)’ ‘SNS에 연애 사실 공개 게시글 작성(10.5%)’ 등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방식을 취했다.
 
‘연인과의 공개 연애를 후회한 때’에 대해 남성은 ‘연인과 헤어졌을 때(38.6%)’를, 여성은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때(43.6%)’를 1위로 꼽았다. 반면 ‘후회한 적 없다’는 답변은 전체의 20.5%에 그쳤다. 마지막까지 연애사실 공개가 꺼려지는 그룹은 남녀 공히 ‘가족(37.9%)’과 ‘전 연인(17.2%)’으로 나타났다.
 
연애 사실을 공개하는 사람(321명)의 2명 중 1명은 그 이유를 ‘굳이 숨길 이유가 없어서(49.5%)’라고 답했다. ‘연인이 내 것이란 것을 주위에 인식시키기 위해(20.6%)’ ‘기쁘고 좋은 소식이라 축하 받고 싶어서(14.0%)’란 의견 순이었다.
 
연애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사람(298명)들의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연애기간이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36.2%)’이다. ‘내 사생활을 굳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필요 없어서(34.2%)’란 답변도 많았다. 기타 이유로는 ‘CC(캠퍼스 커플/사내 커플)여서 주변 관계에 피해가 갈까 봐(17.1%)’ ‘다른 이성을 만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10.4%)’ 등이 있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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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