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든 로또 패턴의 비밀

6개 숫자에 공식이…당첨번호 평행이론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로또 당첨번호를 둘러싼 평행이론의 존재 여부가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또분석가들은 로또 추첨이 ‘우연’이 아닌 ‘확률’에 근거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평행이론 가능성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에서는 로또 당첨번호의 법칙 및 패턴에 대한 우연의 일치를 분석해봤다.

로또 당첨번호 숫자 5개가 일치한 회차가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하면서 로또 당첨번호를 둘러싼 평행이론 존재 여부와 조작 의혹에 대한 여론이 거세다. 당첨번호 숫자 5개가 일치할 확률은 1.84%로 로또추첨 654회차 만에 두 번의 우연이 발생했다.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을 말한다. 로또분석가들이 제기하고 있는 로또 평행이론은 로또 당첨자가 같은 지역에서 여러 명이 나오거나 시차를 두고 당첨번호가 유사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지역의 평행이론] 동네가 1등 만든다?

평행이론 존재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건 지난 2013년 5월4일에 추첨된 544회차 때다. 당시 1등 당첨자 13명 가운데 3명이 모두 부산 지역에서 배출됐기 때문이다. 1등 당첨 복권 판매 지역을 살펴보면 부산 3명(수동 2명, 자동 1명), 강원도 양양, 충남 예산, 경남 양산(이상 수동), 경기도 용인, 광주시 서구, 서울시 중구, 충남 보령, 경기도 군포, 경기도 의정부, 대구시 북구(이상 자동)로 조사됐다. 부산 3명 중 2명은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에 위치한 한 로또판매점에서 수동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문에 의하면 한 사람이 두 장을 구매했으며, 다른 한 사람은 다른 판매점에서 자동 응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명의 1등 당첨자는 개인당 10억4638만원의 당첨금을 받았다.

지역의 평행이론의 가능성을 살펴본 결과 262회차 이후 16차례에 걸쳐 동일 지역 1등 당첨자가 배출된 점이 드러났다.


319회차(2009년 1월10일)의 1등 당첨자는 모두 5명으로 이 중 3명이 대구시에서 나왔다. 2명은 달서구 송현동에 위치한 한 로또판매점에서 수동으로 구매했으며, 다른 1명은 북구 구암동에서 자동 응모했다.

536회차(2013년 3월9일)에서는 11명의 1등 당첨자 중 2명이 부산시 부산진구의 각기 다른 판매점에서 자동 응모로 당첨됐다. 552회차(2013년 6월29일)와 570회차(2013년 11월2일)에서는 각각 부산시 사하구와 부산진구 부전동의 다른 판매점에서 수동, 자동 응모한 두 사람이 1등 당첨자로 배출됐다. 634회차(2015년 1월24일)에서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의 다른 판매점에서 수동, 자동 응모한 두 사람이 동시에 당첨됐다.

동일 회차에 각기 다른 지역에서 동시 당첨자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546회차(2013년 5월18일) 때는 30명이 1등에 당첨됐는데, 이 중 10명이 부산시 동구 범일동에서, 2명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수동 응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600회차(2014년 5월31일)에서도 15명 중 7명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서 당첨, 5명은 김량장동, 2명은 마평동에서 수동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627회차(2014년 12월6일)의 경우 당첨자는 10명, 배출점은 8곳이다.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의 한 판매점과 경기도 안성시 금산동의 한 판매점에서 동시에 두 명의 1등 당첨자가 배출된 것이다. 이들은 모두 수동 응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로또판매점에서 동일 인물이 아닌 응모자가 중복 당첨된 사례도 있다. 606회차(2014년 7월12일) 1등 당첨자 10명 중 2명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한 판매점에서 배출됐으나 두 사람이 수동과 자동 응모로 한 점을 미뤄 동일 인물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다. 

지역·번호 중복 둘러싼 다양한 추측 주목
세가지 근거 화제…우연 아닌 확률 주장도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동일 판매점에서 수동 응모로 당첨된 점을 미루어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회차가 5차례(3명 이상 중복 선정에 한함)에 걸쳐 포착됐다. 5명 중복 선정 회차는 327회차(2009년 3월7일, 경남 양산시 평산동)와 474회차(2011년 12월31일,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로 나타났다. 이들이 동일 인물일 경우 각각 44억1337만원(1인 당첨금 8억8267만원)과 46억8345만원(1인 당첨금 9억3669만원)을 받게 된 셈이다.


3명 중복 선정 회차는 494회차(2012년 5월19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588회차(2014년 3월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641회차(2015년 3월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로 나타났다. 이들이 동일인일 경우 당첨금은 494회차 31억6376만원, 588회차 86억6802만원, 641회차 59억7022만원이다.

[중복의 평행이론] 자주 나오는 번호들

로또 당첨번호의 중복 추첨도 평행이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어 화제다. 640회차(2015년 3월7일)와 64회차(2004년 2월21), 654회차(2015년 6월13일)와 472회차(2011년 12월17일)의 당첨번호 다섯 자리가 동일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로또분석가들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당첨번호 일치율이 너무 높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로또 추첨의 조작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640회차 당첨번호는 ‘14, 15, 18, 21, 26, 35’이며, 64회차 당첨번호는 ‘14, 15, 18, 21, 26, 36’이다. 다른 번호인 ‘35’ ‘36’조차 연속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한 654회차 당첨번호 ‘16, 21, 26, 31, 36, 43’에서 ‘21’을 뺀 나머지 숫자가 472회차 당첨번호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472회차 당첨번호는 ‘16, 25, 26, 31, 36, 43’이다. 여기서도 다른 번호인 ‘21’과 ‘26’이 20번대 숫자라는 점에서 평행이론에 대한 근거로 제기된 것이다.

각 회차별 1등 당첨액을 살펴보면 64회차(4명) 38억9981만원, 472회차(7명) 18억965만원, 640회차(8명) 18억7930만원, 654회차(8명) 18억7930만원이다.

로또포털의 분석연구소 관계자는 “통계학적으로 로또 숫자가 이전 회차들의 숫자와 5개 이상 일치할 확률은 1.84%로 매우 낮은 확률”이라며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당의 평행이론] 잘 터지는 판매점

로또 당첨번호를 둘러싼 평행이론의 근거 자료로 로또 명당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로또포털 자료에 따르면 262회차 이후 로또 1등 당첨 판매점은 전국 2584개점이다. 1회 배출점은 1369개점, 2회 배출점은 305개점, 3회 배출점은 93개점, 4회 배출점은 35개점, 5회 배출점은 15개점, 6회 배출점은 5개점, 7회 배출점 3개점, 8회 배출점은 2개점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스파 로또판매점이 19회(자동 14회, 수동 5회), 부산시 동구 범일동에 위치한 부일카서비스 로또판매점이 25회(자동 14회, 수동 11회) 1등을 배출해냈다. 스파 로또판매점에서는 606회차에 2명, 부일카서비스 로또판매점에서는 546회차에 10명이 동시에 당첨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 분석해보니…
로또명당·행운번호 있다?

일부 번호의 잦은 번호 추첨도 평행이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1회차부터 654회차까지의 추첨번호별 당첨횟수를 살펴보면 1번이 120회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7번(120회), 40번(117회), 43번(116회), 34번(113회), 37번(112회), 4·13·17·26번(111회)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9번(80회), 28번(86회), 22번(87회), 29·41번(88회)이 최저 당첨횟수를 기록했다. 번호 한 개당 추첨 횟수는 평균 101.7회다. 이는 보너스 번호를 포함한 추첨 횟수를 나타낸 수치다. 당첨 번호에서 홀수 번호가 2349회, 짝수 번호가 2229회 추첨돼 홀수 번호가 120회나 더 자주 추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의혹의 평행이론] 끊이지 않는 조작설

2002년 12월7일 1회 로또 추첨이 시작된 이후 654회차까지 3969명이 1등 당첨자로 선정됐다. 서민들의 ‘일확천금의 꿈’으로 자리 잡은 로또는 그동안 수많은 음모론과 조작설, 그리고 최근 평행이론설에 휘말려왔다. 로또 판매가 2000원에서 1000원으로 하향 조정된 2004년 8월 이후에는 조작설에 대한 의혹이 더욱 거세지기도 했다.

나눔로또는 로또 추첨의 공정을 알리기 위해 매주 옴부즈맨을 선발, 로또판매점 탐방 및 추첨방송 참관의 기회를 제공한다. 추첨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추첨방송의 참관에 참여한 옴부즈맨 중 5명의 자원자를 선발, 창고에서 옴부즈맨과 함께 추첨기계 및 번호가 담긴 가방을 꺼낸다. 추첨공이 담긴 5개의 가방과 테스트공이 담긴 가방 1개의 시건 장치를 해제한 후 공의 무게(4g 내외) 및 둘레(45mm 내외)를 측정한다. 이 과정에서 로또 관계자는 1번 가방의 추첨공만 측정하며, 나머지 가방은 옴부즈맨이 직접 측정한다.

5개의 가방 중 추첨방송에서 쓸 가방 선정에도 안대를 착용한 다른 옴부즈맨에 의해 정해지며 예비용 가방도 추가 선정한다. 이후 RFID칩(근거리통신칩)이 내장된 추첨공의 인식 테스트를 3∼5회 거친 후 리허설 방송이 진행된다. 현장에는 나눔로또 및 은행 관계자, 경찰공무원, 옴부즈맨, 방청객, 방송관계자만이 참관할 수 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별별 로또 당첨꿈 백태 “조상꿈 꾸면 복권 사라”

나눔로또가 2013년도 1등 당첨자 292명 중 168명을 대상으로 ‘당첨과 꿈의 연관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7%만이 ‘좋은 꿈을 꿨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8명은 꿈을 꾸지 않은 결과다. 또한 ‘로또리치’가 회원 17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01명(33.8%)만이 ‘꿈과 로또 당첨은 연관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1등 당첨자 가운데 좋은 꿈을 꾼 응답자의 꿈 유형을 살펴보면 ‘조상’이 27%, ‘동물’이 19%, ‘대통령’이 11%, ‘물·불·재물’이 8%, ‘숫자’가 5%로 나타났다. 나눔로또의 설문조사 결과, 재미 삼아 로또를 구매한 1등 당첨자는 36%로 나타났으며, 로또리치의 설문조사에서는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46회 22억1550만원 1등 당첨자는 “당첨 당시 특별한 꿈을 꾸진 않았다”고 은행 직원에게 밝힌 바 있다.

한편 나눔로또가 로또 1등 당첨자 161명의 스펙을 조사한 결과, 월평균 300만원 미만 소득 행정·사무직의 40대 기혼남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울·경기 지역에 84㎡(30평형대) 이하 자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또 당첨금 사용 계획에는 예금 및 주식투자 등의 재테크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대출금상환과 주택 및 부동산 구매가 그 뒤를 이었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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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