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든 로또 패턴의 비밀

6개 숫자에 공식이…당첨번호 평행이론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로또 당첨번호를 둘러싼 평행이론의 존재 여부가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또분석가들은 로또 추첨이 ‘우연’이 아닌 ‘확률’에 근거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평행이론 가능성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에서는 로또 당첨번호의 법칙 및 패턴에 대한 우연의 일치를 분석해봤다.

로또 당첨번호 숫자 5개가 일치한 회차가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하면서 로또 당첨번호를 둘러싼 평행이론 존재 여부와 조작 의혹에 대한 여론이 거세다. 당첨번호 숫자 5개가 일치할 확률은 1.84%로 로또추첨 654회차 만에 두 번의 우연이 발생했다.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을 말한다. 로또분석가들이 제기하고 있는 로또 평행이론은 로또 당첨자가 같은 지역에서 여러 명이 나오거나 시차를 두고 당첨번호가 유사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지역의 평행이론] 동네가 1등 만든다?

평행이론 존재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건 지난 2013년 5월4일에 추첨된 544회차 때다. 당시 1등 당첨자 13명 가운데 3명이 모두 부산 지역에서 배출됐기 때문이다. 1등 당첨 복권 판매 지역을 살펴보면 부산 3명(수동 2명, 자동 1명), 강원도 양양, 충남 예산, 경남 양산(이상 수동), 경기도 용인, 광주시 서구, 서울시 중구, 충남 보령, 경기도 군포, 경기도 의정부, 대구시 북구(이상 자동)로 조사됐다. 부산 3명 중 2명은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에 위치한 한 로또판매점에서 수동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문에 의하면 한 사람이 두 장을 구매했으며, 다른 한 사람은 다른 판매점에서 자동 응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명의 1등 당첨자는 개인당 10억4638만원의 당첨금을 받았다.

지역의 평행이론의 가능성을 살펴본 결과 262회차 이후 16차례에 걸쳐 동일 지역 1등 당첨자가 배출된 점이 드러났다.


319회차(2009년 1월10일)의 1등 당첨자는 모두 5명으로 이 중 3명이 대구시에서 나왔다. 2명은 달서구 송현동에 위치한 한 로또판매점에서 수동으로 구매했으며, 다른 1명은 북구 구암동에서 자동 응모했다.

536회차(2013년 3월9일)에서는 11명의 1등 당첨자 중 2명이 부산시 부산진구의 각기 다른 판매점에서 자동 응모로 당첨됐다. 552회차(2013년 6월29일)와 570회차(2013년 11월2일)에서는 각각 부산시 사하구와 부산진구 부전동의 다른 판매점에서 수동, 자동 응모한 두 사람이 1등 당첨자로 배출됐다. 634회차(2015년 1월24일)에서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의 다른 판매점에서 수동, 자동 응모한 두 사람이 동시에 당첨됐다.

동일 회차에 각기 다른 지역에서 동시 당첨자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546회차(2013년 5월18일) 때는 30명이 1등에 당첨됐는데, 이 중 10명이 부산시 동구 범일동에서, 2명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수동 응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600회차(2014년 5월31일)에서도 15명 중 7명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서 당첨, 5명은 김량장동, 2명은 마평동에서 수동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627회차(2014년 12월6일)의 경우 당첨자는 10명, 배출점은 8곳이다.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의 한 판매점과 경기도 안성시 금산동의 한 판매점에서 동시에 두 명의 1등 당첨자가 배출된 것이다. 이들은 모두 수동 응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로또판매점에서 동일 인물이 아닌 응모자가 중복 당첨된 사례도 있다. 606회차(2014년 7월12일) 1등 당첨자 10명 중 2명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한 판매점에서 배출됐으나 두 사람이 수동과 자동 응모로 한 점을 미뤄 동일 인물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다. 

지역·번호 중복 둘러싼 다양한 추측 주목
세가지 근거 화제…우연 아닌 확률 주장도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동일 판매점에서 수동 응모로 당첨된 점을 미루어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회차가 5차례(3명 이상 중복 선정에 한함)에 걸쳐 포착됐다. 5명 중복 선정 회차는 327회차(2009년 3월7일, 경남 양산시 평산동)와 474회차(2011년 12월31일,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로 나타났다. 이들이 동일 인물일 경우 각각 44억1337만원(1인 당첨금 8억8267만원)과 46억8345만원(1인 당첨금 9억3669만원)을 받게 된 셈이다.


3명 중복 선정 회차는 494회차(2012년 5월19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588회차(2014년 3월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641회차(2015년 3월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로 나타났다. 이들이 동일인일 경우 당첨금은 494회차 31억6376만원, 588회차 86억6802만원, 641회차 59억7022만원이다.

[중복의 평행이론] 자주 나오는 번호들

로또 당첨번호의 중복 추첨도 평행이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어 화제다. 640회차(2015년 3월7일)와 64회차(2004년 2월21), 654회차(2015년 6월13일)와 472회차(2011년 12월17일)의 당첨번호 다섯 자리가 동일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로또분석가들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당첨번호 일치율이 너무 높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로또 추첨의 조작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640회차 당첨번호는 ‘14, 15, 18, 21, 26, 35’이며, 64회차 당첨번호는 ‘14, 15, 18, 21, 26, 36’이다. 다른 번호인 ‘35’ ‘36’조차 연속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또한 654회차 당첨번호 ‘16, 21, 26, 31, 36, 43’에서 ‘21’을 뺀 나머지 숫자가 472회차 당첨번호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472회차 당첨번호는 ‘16, 25, 26, 31, 36, 43’이다. 여기서도 다른 번호인 ‘21’과 ‘26’이 20번대 숫자라는 점에서 평행이론에 대한 근거로 제기된 것이다.

각 회차별 1등 당첨액을 살펴보면 64회차(4명) 38억9981만원, 472회차(7명) 18억965만원, 640회차(8명) 18억7930만원, 654회차(8명) 18억7930만원이다.

로또포털의 분석연구소 관계자는 “통계학적으로 로또 숫자가 이전 회차들의 숫자와 5개 이상 일치할 확률은 1.84%로 매우 낮은 확률”이라며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당의 평행이론] 잘 터지는 판매점

로또 당첨번호를 둘러싼 평행이론의 근거 자료로 로또 명당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로또포털 자료에 따르면 262회차 이후 로또 1등 당첨 판매점은 전국 2584개점이다. 1회 배출점은 1369개점, 2회 배출점은 305개점, 3회 배출점은 93개점, 4회 배출점은 35개점, 5회 배출점은 15개점, 6회 배출점은 5개점, 7회 배출점 3개점, 8회 배출점은 2개점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스파 로또판매점이 19회(자동 14회, 수동 5회), 부산시 동구 범일동에 위치한 부일카서비스 로또판매점이 25회(자동 14회, 수동 11회) 1등을 배출해냈다. 스파 로또판매점에서는 606회차에 2명, 부일카서비스 로또판매점에서는 546회차에 10명이 동시에 당첨되기도 했다.

우연의 일치 분석해보니…
로또명당·행운번호 있다?

일부 번호의 잦은 번호 추첨도 평행이론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1회차부터 654회차까지의 추첨번호별 당첨횟수를 살펴보면 1번이 120회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7번(120회), 40번(117회), 43번(116회), 34번(113회), 37번(112회), 4·13·17·26번(111회)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9번(80회), 28번(86회), 22번(87회), 29·41번(88회)이 최저 당첨횟수를 기록했다. 번호 한 개당 추첨 횟수는 평균 101.7회다. 이는 보너스 번호를 포함한 추첨 횟수를 나타낸 수치다. 당첨 번호에서 홀수 번호가 2349회, 짝수 번호가 2229회 추첨돼 홀수 번호가 120회나 더 자주 추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의혹의 평행이론] 끊이지 않는 조작설

2002년 12월7일 1회 로또 추첨이 시작된 이후 654회차까지 3969명이 1등 당첨자로 선정됐다. 서민들의 ‘일확천금의 꿈’으로 자리 잡은 로또는 그동안 수많은 음모론과 조작설, 그리고 최근 평행이론설에 휘말려왔다. 로또 판매가 2000원에서 1000원으로 하향 조정된 2004년 8월 이후에는 조작설에 대한 의혹이 더욱 거세지기도 했다.

나눔로또는 로또 추첨의 공정을 알리기 위해 매주 옴부즈맨을 선발, 로또판매점 탐방 및 추첨방송 참관의 기회를 제공한다. 추첨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추첨방송의 참관에 참여한 옴부즈맨 중 5명의 자원자를 선발, 창고에서 옴부즈맨과 함께 추첨기계 및 번호가 담긴 가방을 꺼낸다. 추첨공이 담긴 5개의 가방과 테스트공이 담긴 가방 1개의 시건 장치를 해제한 후 공의 무게(4g 내외) 및 둘레(45mm 내외)를 측정한다. 이 과정에서 로또 관계자는 1번 가방의 추첨공만 측정하며, 나머지 가방은 옴부즈맨이 직접 측정한다.

5개의 가방 중 추첨방송에서 쓸 가방 선정에도 안대를 착용한 다른 옴부즈맨에 의해 정해지며 예비용 가방도 추가 선정한다. 이후 RFID칩(근거리통신칩)이 내장된 추첨공의 인식 테스트를 3∼5회 거친 후 리허설 방송이 진행된다. 현장에는 나눔로또 및 은행 관계자, 경찰공무원, 옴부즈맨, 방청객, 방송관계자만이 참관할 수 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별별 로또 당첨꿈 백태 “조상꿈 꾸면 복권 사라”

나눔로또가 2013년도 1등 당첨자 292명 중 168명을 대상으로 ‘당첨과 꿈의 연관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7%만이 ‘좋은 꿈을 꿨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8명은 꿈을 꾸지 않은 결과다. 또한 ‘로또리치’가 회원 17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01명(33.8%)만이 ‘꿈과 로또 당첨은 연관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1등 당첨자 가운데 좋은 꿈을 꾼 응답자의 꿈 유형을 살펴보면 ‘조상’이 27%, ‘동물’이 19%, ‘대통령’이 11%, ‘물·불·재물’이 8%, ‘숫자’가 5%로 나타났다. 나눔로또의 설문조사 결과, 재미 삼아 로또를 구매한 1등 당첨자는 36%로 나타났으며, 로또리치의 설문조사에서는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46회 22억1550만원 1등 당첨자는 “당첨 당시 특별한 꿈을 꾸진 않았다”고 은행 직원에게 밝힌 바 있다.

한편 나눔로또가 로또 1등 당첨자 161명의 스펙을 조사한 결과, 월평균 300만원 미만 소득 행정·사무직의 40대 기혼남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울·경기 지역에 84㎡(30평형대) 이하 자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또 당첨금 사용 계획에는 예금 및 주식투자 등의 재테크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대출금상환과 주택 및 부동산 구매가 그 뒤를 이었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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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