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정국 ‘7월 개각론’ 나도는 이유

세월호 때도 그냥 가더니 메르스 사태 후는?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정부가 ‘3기 내각’ 출범에 나섰다. 지난 18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한민국 역대 44번째로 국정 2인자 자리에 올라섬에 따라 그에 맞는 개각이 예고됐었다. 더군다나 메르스 사태로 인한 문책성 관련 부처 장관 교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박근혜정부 3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황교안 국무총리가 청문회를 통과함에 따라 그에 맞는 개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메르스 초동대응에 실패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날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어 개각을 통한 분위기 쇄신이 예고되고 있다. 메르스가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7월에 중규모로 개각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박근혜 3기
누가 중심?

박근혜정부는 최대 난제 앞에 서있다. 메르스 사태가 확산된 지난 2주 동안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10.1%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세월호 사건 이후 가장 극적인 변화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6월 2주차(2~12일) 주간 집계에서 전주대비 5.7%포인트 하락한 34.6%를 기록했다. 이는 5월 4주차 때 기록한 44.7%에서 10.1%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전적으로 메르스 여파라 볼만하다.

이러한 하락세는 지난 2014년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11.8%포인트)와 ‘비선실세 국정개입’(10.2%포인트) 논란이 있었던 11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지금 박근혜호는 예기치 못한 암초에 제대로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 수치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청와대가 더욱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잦아들 것으로 예상됐던 메르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기세를 멈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정치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위기탈출 방법으로 사용해왔던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전망하며 그 시기를 7월로 내다보고 있다.

몇몇 인사들에 대한 교체는 일찍부터 예견됐다. 이를테면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교체에 대해서는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던 지난 5월 말부터 줄곧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상황에서 청와대 측에서 당장의 교체를 유보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심점을 잡아 줄 사람의 등장으로 개각설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비록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세 번째로 낮은(56.1%) 인준 찬성률을 보였지만 황 총리에 대한 인준안이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새로운 중심으로 올라섰다.

따라서 황 총리를 기준으로 새로운 판이 짜여 질 공산이 크다. 먼저 황 총리는 공석이 된 법무부장관 인선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황 총리의 인준이 가결되기 전인 지난 18일 기자들 앞에서 “총리 인준안이 예정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신임 총리에게서 (법무부)장관후보를 제청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조만간 인선될 것으로 본다”고 예고했다.

중규모 개각
서열 정리

마침 청와대는 지난 21일 김현웅(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검장을 내정했다.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세대교체 차원에서 사법연수원 14기인 김진태 검찰총장, 13기인 황 총리보다 낮은 15·16기 인사들에 주목하고 있었다.

결국 16기인 김 고검장이 주말동안 내정자로 정해지면서 과연 어떤 인물인지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 김 고검장은 약 15개월 동안 법무부차관으로 재직하며 황 총리와 손발을 맞춘 인사로 전라남도 고흥 출신 인물이라는 점에서 탕평 차원에서 최상의 카드라는 해석이 따랐다. 무엇보다 현직 고검장을 지내고 있어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향후 인사청문회까지 고려해봤을 때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김 고검장이 청문회를 통과하면 후속 개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의 교체도 거론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최경환·황우여 부총리는 이미 20대 총선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라 교체가 예상됐다. 황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박 대통령이 직접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위한 서열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황 부총리 모두 그간 정계 복귀를 시사해왔다는 측면에서 가능성이 높다. 최 부총리의 경우 지난 5월3일 해외출장 중 기자들에게 “우리는 정치인”이라며 “소임을 빨리 마치고 정치판에 걸어 들어가야 맞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황교안 총리 인준 가결, 개각 중심축
최경환·황우여 부총리, 총선 나들이?

황 부총리는 평소 ‘국회의장’직을 정치생활의 목표로 삼았던 만큼 20대 총선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황 부총리는 사법시험 10회 출신으로 황 총리보다 13회 선배다. 법조계의 기수문화가 엄격하다는 점을 따져봤을 때 곧 황 총리와의 공생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황 부총리 모두 추석 이전 당으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총선발’ 개각 바람이 예상보다 크게 번질 경우 다른 장관들의 교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은 물론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교체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연말까지 국정운영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지금의 인사들로 간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선 출마로 장관을 그만하겠다는 것은 임명권자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특히 경제부총리나 사회부총리와 같은 핵심 자리는 연말까지는 맡은 임무를 다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여의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들의 교체가 유력해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추진 중에 있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민이 후보자를 뽑는 상향식 공천이 실시되면 여느 때보다 지역 활동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는데 만약 의원 출신 장관들이 연말까지 내각에 있게 된다면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 이러한 불안감이 국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 장관들의 대대적인 당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경선제
복귀 신호탄?


메르스가 진정될 시점에 문책성 교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타깃은 누가 뭐래도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다. 국민여론은 이미 문 장관에게 등을 돌렸다. 잇단 대응 실패와 미숙한 대처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문 장관의 교체가 하루빨리 이뤄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컨트롤타워 역할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황 총리가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자처하고 나서 문 장관의 역할이 애매해졌다. 황 총리는 임명장을 받은 직후 최일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과 중구 보건소를 방문해 “내가 컨트롤타워가 돼 메르스 종식의 선봉에 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장관 교체설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처가 신설됐지만 국가재난상황이 발생해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공식 재난 방송 실시, 지자체와의 협력 등에 회의적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고 있어 국민안전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보건복지부·국민안전처 등 관련 정부기관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을 중심으로 ‘중앙정부가 오히려 지자체보다 더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평가가 청와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문형표·박인용 메르스 관계 장관 문책
포스트 조윤선? 정무수석 찾기 고심


최근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격 기자회견을 통해 복수의 여론조사기관이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위를 독식하고 있는 등 극명한 대조 현상을 보이고 있어 청와대 측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 등 지자체장들의 능동적 대응에 나선 상황에서 중앙 정부와 유기적 협력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참모진 일부 개편에 대한 얘기도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자진 사퇴한 이후 줄곧 공석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는 적임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당·청 사이를 이어줄 중량감 있는 인재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은 후보들이 연일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신동철 정무비서관의 내부 승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참모진 교체
적임자 찾기

박근혜정부가 개각을 앞두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미 당 내에서는 마땅한 적임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 준비에 돌입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내각을 구성하긴 힘들단 분석이다. 따라서 원외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메르스 등 민감한 현안으로 인해 후보들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황 총리를 중심으로 1인 중심의 내각을 구성할 것이란 분석이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중량감 있는 인사를 찾기보다 황 총리의 지시를 잘 따를 수 있는 사람들로 내각을 구성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인재난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내각의 3분의 1가량이 현직 국회의원으로 구성돼 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단 분석이다. 야당에서 “내각 차출된 현직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그 비율이 다른 정권 때보다 높았다. 자칫 국정 동력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병세 외교부장관 역할론


‘메르스 사태’ 이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와중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윤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미국을 방문했다. 공식 일정은 한·미원자력협정에 정식 서명하기 위해서지만 가장 큰 목적은 박 대통령의 미뤄진 방미 일정을 다시 짜기 위함이다. 윤 장관은 지난 15일 백악관을 방문해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박 대통령의 방미 시기와 의제를 다시 조율하는 등 연내 방미를 추진 중에 있다.

떨어지는 지지율 잡는 일등공신?

일본 방문도 눈길이 간다. 윤 장관은 22일로 예정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일 긴장관계를 완화하기 위해 21일 일본을 전격 방문했다. 이때 기시다 외무상과 위안부 사과 문제 등 두 국가 간 협상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대완 달리 일본 현지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일본의 입장이 전과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어 형식적 축하 메시지 교환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과연 윤 장관의 광폭 행보가 30%대 초반으로 하락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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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