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도 넘은 ‘성형방송’ 논란

일단 멋있고 예뻐야 사람 노릇?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Story on과 tvN의 <Let미인> 프로그램을 둘러싼 ‘성형광고’ ‘성형조장’ 논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전히 뜨겁다. 지원자의 성형 후 외모에 대한 지나친 ‘미’ 추구, 성형외과 의사 출연 등을 문제로 삼은 것이다. <Let미인>을 둘러싼 누리꾼들의 방송 평가를 살펴봤다.


지난 2011년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Let미인>은 외모 콤플렉스로 정신적·기능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성형을 해줌으로써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성형광고’ ‘성형조장’ 논란과 함께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논란을 넘어 감동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매 시즌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논란 넘어 감동?

<Let미인>은 그동안 ‘쿤타키테녀’(기형적 앞니), ‘두 얼굴의 외계인녀’(안면비대칭&노안), ‘프랑켄슈타인녀’(돌출입&부정교합), ‘가슴 없는 엄마’(절벽가슴), ‘렛미인인차이나’(주걱턱), ‘20대할머니’(노안) 등의 방송을 통해 매 시즌 20여명의 성형 전후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5의 첫 방송에서는 ‘60대로 보이는 20살’ 고수빈 씨와 ‘가려야 사는 딸’ 김성민 씨의 여성 탈모 문제를 해결해줬다. 두 번째 방송 ‘가족에게 미움 받는 아들’ 편에서는 이태범 씨의 안면비대칭을 성형해줘 역대급 꽃미남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Let미인>의 미모 순위가 가장 뜨거운 화제다. ‘소중한 일상’ 블로그 운영자 토순순이(rkdskr****)는 “방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며 역대급 미녀로 박동희(거구의잇몸녀편), 허예은(주걱턱효녀편), 윤단비(표정없는미용사편), 김호정(거대한i컵녀) 지원자를 가장 성형이 잘됐다고 평가했다. 허예은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의 모델녀로 발탁된 박동희의 근황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웰두잉 놀이터’ 티스토리 운영자 사랑방삼촌은 시즌1부터 시즌3까지의 <Let미인>의 성형비용 순위를 공개했다. 방미정(쌍둥이울상언니편)은 4130만원, 정영광(딸이되고싶은아들편)은 4830만원, 황신혜(마스크녀) 4930만원, 김미영(털많은여자편)은 8115만원, 문선영(20대할머니편)은 9477만원이다.


외모 콤플렉스로 고통 받는 지원자들의 사연에 감동을 받았다는 누리꾼들도 있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시래깅(s01****)은 ‘Let미인 시즌5 첫 방송부터 감동 쓰나미’라는 글을 통해 감동 사연을 적었다. 시래깅은 “26살인 여자가 터너증후군에 여성 탈모까지 겪고 있어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굴만 봐도 삶의 무게가 느껴지더라”며 “아픈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성형 후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며 “새로운 인생의 막을 열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80도 이미지 개선을 확연하게 만들어줘 첫 방부터 감동 쓰나미를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레이라(stra****)는 시즌3에 출연한 김미영(털많은여자편)의 감동스토리를 공개했다. 레이나는 “남자 중에서도 상남자로 보였던 여성 김씨가 성형외과 의사들의 협진으로 충격 대반전의 미녀로 새롭게 탄생했다”며 “성형 후 모습을 보며 진행자 황신혜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꼭꼭 숨어있던 여성미까지 발산하고 있는 털 많던 여자 김미영 씨가 잃어버린 30년의 여성성을 되찾은 것 같아 행복했다”고 전했다.

케이블 프로그램 둘러싸고 갑론을박
분위기 조장…병원 간접광고도 도마

<Let미인>의 성형 조장이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하는 누리꾼도 적지 않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epsnu1는 “껍데기를 까보면 아주 최악의 쓰레기얼굴도 성형하면 여신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핫팩(gkt****)은 시즌5 출연자 김성민씨의 성형에 대한 성형조장 의혹을 내세웠다. 블로그에서 핫팩은 “탈모가 문제였는데 콧대가 높아지고 가발을 씌워 성형 후 모습을 공개했다”며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좋지만 다른 부분까지 손을 대는 건 당연히 성형을 조장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시즌5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이 밝힌 기회의도는 수술 부위 이외에는 터치하지 않겠다는 거였는데 상반된 태도를 보여줬다”고도 지적했다.

탈모 관련 카페의 suho0733(suho****)도 “탈모 치료보다는 성형에 초점을 두고 있어 아쉬웠다”며 “대놓고 병원정보까지 공개돼 불편했다”고 전했다.

태즈(ruPinki****)는 “고통 속에서 살던 출연자들이 성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반해 성형조장 비난 여론이 나와 아쉽다”며 “외모가 아름다운 Let 미인(美人)이 아닌 세상 속에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Let Me In(the ordinary world)’으로 방송 기획을 바꾼다면 어떨까”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인터넷커뮤니티 ‘오늘의유머’의 바른생활女는 “워낙 드라마틱하게 변하니까 나도 저렇게 될 거라는 환상에 젖는 시청자들이 많다”며 “방송에서 성형을 단순히 외모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지 않고 전신을 성형함으로써 환골탈태 형식으로 보여주다 보니 성형을 부추긴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탈모자에 코수술

이 방송이 ‘1시간짜리 성형 광고’가 아니냐는 의혹도 거세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핵토르J는 “친절하게도 방송에서는 어떤 수술과 시술이 이뤄졌는지, 그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며 “출연 의사들은 실력을 자랑하고 간접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핵토르J와 같은 성형 광고 의혹에 <Let미인> 제작진이 시즌5부터 수술명 및 수술 견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포털사이트의 블로그 및 카페를 통한 성형외과의 <Let미인> 광고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사 속 기사> ‘성형 고백’ 연예인은?

[남] 황광희, 박효신, 이종현, 김현중, 백재현, 박태준, 종현, 김일중, 이수 등

[여] 이지혜, 김예분, 곽정은, 박한별, 예원, 신은경, 윤현숙, 한그루, 양다솜, 강수지, 제시, 사유리, 김부선, 거미, 강유미, 옥주현, 민효린, 이아현, 백지영, 나비, 유승옥, 양미라, 서우, 홍진영, 김서형, 남규리, 리지, 신이, 린, 맹승지, 신봉선, 홍진경 등

[시술 고백]구하라, 장도연, 전현무, 신동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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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