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호원재개발 횡령배임 무혐의 비밀 <2탄>

“검찰도, 경찰도 조합장에게 속았다!”

[일요시사 경제2팀] 이창근 기자 = 안양호원지구 재개발 조합의 김모(57·여) 조합장은 작년 6월 조합원 장금덕(54)씨로부터 ‘횡령·배임, 도정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그리고 작년 말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수사 당시 무혐의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됐던 조합장의 해명자료에 큰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경찰과 검찰이 김 조합장에게 속았습니다.”

호원지구 재개발조합 창립총회에서 이사로 선출되어 4개월간 활동했던 문종식씨(65)의 일갈이다. 현 조합장이 ‘횡령·배임 및 도정법 위반’으로 피소되었을 당시 경찰을 통해 제시된 증거는 조합장의 무죄를 입증하는 근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동안경찰서 수사과와 수사지휘를 한 수원지검이 잘못 해석해서 무혐의 결정의 근거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김 조합장이 내 이름으로 수사팀에 제시한 서류는 잘못된 겁니다. 내막을 알고 보면 전혀 다른 사안의 문건인데, 재개발 사업의 복잡한 정황을 잘 모른다는 수사팀의 허점을 노린 조합장에게 속은 것이죠.”

조합 돈은 개인 돈?

안양호원지구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김 조합장이 조합원에게 고발(횡령·배임)을 당한 빌미가 된 것은 2012년 4월 즈음의 일이다. 이 시점 전까지 정비업체 M사와 총회대행업체 D사는 호계동 일대 주민들을 상대로 재개발 동의서 확보경쟁을 벌였고, D사 단독으로 총회를 개최하고 조합장을 선출하자 M사가 절차상 하자를 들어 원천무효를 주장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2년여의 치열한 법적공방을 벌였다. 두 용역회사의 법정공방으로 사업이 지연되자 호원지구 조합원들이 나서 중재를 한 것이 바로 2012년 4월의 일이다.


중재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서로의 고소를 취하할 것 ▲새로 추진위를 구성해서 창립총회를 개최할 것 ▲양측이 호원지구와 관련해서 집행한 비용은 검토 후 창립총회에 상정할 것 등이다. 합의서에는 M사와 D사의 대표를 비롯 M사 측 활동 조합원 대표 6명과 D사 측 활동 조합원 대표 6명을 포함 14명이 서명했다. 

중재가 성립된 이후 선관위는 4월28일 창립총회에 앞서 조합원들에게 총회 안내책자를 배포했다. 그리고 이 책자 안에는 중재합의서 전문과 함께 M사와 D사에 지급할 용역비 및 법정공방에 소요된 변호사비 내역서가 포함됐다.

이 내역서를 두고 또 다시 갈등이 생겼다. 조합원들 사이에 “M사와 D사 갈등의 법적비용은 조합과 무관한 비용인데, 왜 조합 돈으로 집행하겠다는 것이냐”는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특히 중재합의서에 서명했던 조합원 대표의 반발이 거셌다. 중재를 발의한 문종식씨를 비롯해 당시 추진위직무대행이던 김상대, 이상혁, 김경수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합의서 작성 당시 (제반 비용은) 검토 후 총회 상정한다고 했지, 언제 3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느냐”면서 “특정업체의 이익을 보전해 주기 위한 중재안이었으면 절대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사진1) 조합 일과 상관없는 M사와 D사의 분쟁비용을 조합이 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소요예산 30억원을 마치 중재합의서의 부속자료처럼 끼워 넣은 것은 M사와 D사를 위한 조작이 아니냐는 지적도 쏟아냈다. 모든 계약서에 찍혀있어야 할 조합의 관인도 없는 만큼 절차에도 하자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거센 반발은 수용되지 않았다. 선관위 간사를 포함한 M사와 D사의 대표 6명이 사전에 투표용지를 조작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조합장을 당선시켰고(본지 1011호 보도), 투표조작으로 당선된 조합장은 ‘30억원 지출 불가’를 외치는 조합원들의 반발을 애써 외면했던 것이다. 단순한 외면만이 아니다. 조합의 공식출범 이후 시공사 차입으로 120억원의 자금이 조달되자마자 M사와 D사의 비용을 우선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문종식씨가 “조합장이 검찰과 경찰을 속였다”고 지적하는 문제의 문건이 작성됐다. 시점은 30억 자금이 집행되기 직전인 2012년 10월15일부터 11월14일 사이다.


먼저 10월15일, 조합 측은 문씨에게 ‘창립총회 당시 중재협의안 의결에 따라 첨부된 업체에 대한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라며 ‘계약당사자인 귀하로부터 사실을 확인을 받고자 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낸다.

첨부된 목록은 총 6건. 경호업체(더 퍼**클*스), 총회대행업체(루비***디) 등과 체결한 계약서 두 건과 사건번호 <2011카합42>건으로 개인 변호사와 체결한 계약서 그리고 <2011비합6>건으로 법무법인 S사와 체결한 계약서 총 4건이다. 그리고 법무법인 H와 체결한 2건의 약정계약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조합의 계약사실 확인요청에 대해 문씨는 ‘조합이 요청한 계약관계와 약정은 사실’이라는 답신을 보냈다.

그러자 조합 측은 곧바로 ‘각 사안별로 사실확인서를 자필로 작성,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문씨는 자필로 다음과 같이 회신했다.

‘약정서 2건, 계약서 2건 조합에서 보내준 계약서는 사실입니다.’

문씨는 추진위 시절 자신이 발의자 대표로 서명했던 계약과 약정에 대해 있는 그대로 답변했다. 그리고 이 문건들은 김 조합장과 고소인 장씨가 횡령배임 혐의로 대질 심문을 받기 전까지 수면 아래에 묻혀 있었다.

핵심문건 작성자 조사도 생략?

조합원 장씨는 작년 6월 ‘조합이 설립되기 이전에 발생한 M사와 D사의 분쟁비용을 포함한 30억원 지급에 조합장이 서명한 것은 명백한 배임이며, 조합원의 민·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을 조합 돈으로 지급한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며 김 조합장을 고소했다.

그리고 4개월 뒤, 동안경찰서에서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대질심문이 이뤄졌다. 대질심문에서 장씨는 “김 조합장의 행위는 도정법 위반은 물론 배임 및 횡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김 조합장은 “30억원 지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이 때, 담당 수사관이 “횡령 배임으로는 보이지 않던데...”라며 장씨에게 꺼내 보여준 문건이 있었다. 바로 문씨와 조합이 주고받았던 내용증명 중 일부다. (사진2)
 

수사관으로부터 문건을 받아 본 장씨는 이내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하나는 문씨는 30억 지급에 결사 반대를 외치던 인물이라는 점. 30억원이 조합돈으로 나가는 줄 알았다면 결코 중재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확인서를 작성했던 그가 조합이 요청한 계약과 약정은 사실이라는 문건을 써 줄 리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다른 하나는 해당문건의 서명이 문씨의 것이 아닌 장씨 본인의 것이라는 점이다.

김 조합장이 횡령·배임에 대한 무혐의 근거를 조작해 수사관에게 제시했다는 판단이 든 장씨는 수사관에게 필적감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담당 수사관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수사관의 시원찮은 반응에 장씨는 다시 ‘최소한 작성자인 문씨와 통화라도 해 볼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두달 뒤, 김 조합장 횡령·배임 피소 건에 대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수원지검으로부터 ‘혐의 없음’을 통보를 받은 장씨는 수사팀이 조작된 문건을 근거로 무혐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문씨에게 문제의 문건에 대한 사실 확인 및 부실수사에 대한 이의제기를 해 볼 것을 권유했다. 이것이 문씨가 “내가 서명한 서류가 있다면서요?”라며 안양 동안경찰서를 찾게 된 배경이다.

오리발이 통했다?


지난 6월3일, 안양 동안경찰서를 찾은 문씨는 문제의 문건을 볼 수 있었다.

‘귀측이(조합) 내용증명으로 확인 요청한 계약관계와 약정이 사실임을 확인합니다. 문종식.’

이 문건만 보면 조합이 집행한 30억원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집행됐다고 판단할 소지가 다분하다. 담당 수사관이 아닌 누구라도 문씨의 문건에 근거해 판단하면 ‘혐의없음’으로 판단할 공산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문씨의 판단은 전혀 달랐다. 문씨는 “전후사정을 다 파악할 수 없었던 경찰과 검찰이 김 조합장에게 속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문건만 보면 마치 조합이 집행한 일체의 용역비 및 변호사 비용 30억원에 대해 내가 확인해 준 것처럼 해석이 가능한데, 이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그렇다면 문건의 내용은 무엇일까?

“내가 확인해 준 것은 추진위 시절 고용한 경호업체와 총회대행업체에 대한 계약 두 건, 변호사 계약 두 건 등 총 4건에 대한 사실 확인입니다. 30억원의 비용집행에 대한 확인이 아닙니다.”


문씨는 조합측이 자신에게 보낸 1차 요청서(사진3)에 첨부된 6건의 항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것은 이 부분 때문이라는 것이다.

“첨부된 용역업체 두 곳은 M사나 D사가 아닙니다. 잠깐 용역을 맡은 중소업체예요. 그러니까 내 확인서가 M사와 D사에 자금을 집행해도 된다는 근거가 될 수가 없죠.”

변호사 비용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조합 총회자료에 보면 M사 관련 변호사 선임 건이 19건, D사 관련 변호사 선임 건이 26건입니다. 이 45건은 각각 별도의 변호사 비용이 책정되어 있고요. 내가 계약사실을 확인해 준 것은 <2011카합42>건과 <2011비합6호>건 2건 뿐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마치 45건의 변호사 비용을 인정한 것처럼 써 먹었네요. 모르면 속겠죠?”

결국 담당 수사관이 “횡령배임은 아닌 것 같은데...”라며 보여준 자료는 김 조합장에게 내려진 ‘횡령·배임 무혐의’ 판단 근거로는 부적합한 문건이라는 것이다. 고소사건의 쟁점은 김 조합장이 집행한 30억원이 배임과 횡령에 저촉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부분이지, 문씨에게 받은 계약 4건에 대한 진위여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검찰과 경찰이 속은 거죠. 조합장이 앞 뒤 문건(사진3, 4) 빼놓고 가운데 한 장(사진2)만 떡하니 내놓았으니 속을 밖에요. 나에게 A사안으로 받은 확인서를 수사관에게는 B에 대한 근거로 써 먹은 것입니다. 아주 악질이죠, 지능적이고요.”
 

애초부터 무혐의 짜 맞췄나?

안양 호원지구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김 조합장에게 내려진 횡령·배임 무혐의 처분에 대해 말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조합창립총회 투표용지 조작사건이 증거와 증인, 82건 중 43건이 조작되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판단이 있음에도 ‘혐의 없음’ 처분을 결론을 내린 여파가 크다. 수사를 맡은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은 채 원인모를 이유로 인해 무혐의 판단을 내렸을 것이란 시각이다.

특히나 이번 횡령·배임 건은 대질심문을 하던 수사관 입에서 “횡령·배임은 아닌 것 같은데...”라는 언급으로 수사를 진행한 것도 ‘애초부터 혐의 없음이라는 결론을 염두에 두고 사건에 접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는 빌미가 되고 있다.

처음의 취재 의도는 고소인 장씨가 제기한 ‘조합 측 해명 자료의 조작 여부’에 관한 부분이었다. 조합이 어떻게 ‘문씨가 작성한 서류에 장씨의 서명이 들어있는 문건’을 수사팀에 제출하게 됐는지 경위를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지난 6월3일, <일요시사>가 조합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김 조합장은 자리에 없었고, 30분 뒤 재차 사무실을 찾았을 때 김 조합장은 임원들과 막 회의를 시작하려는 중이었다. “문종식 씨 문건에 대한 물어볼 것이 있다”며 취재 의사를 밝히자 김 조합장과 임원들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회의 중이니 나중에 연락 하겠다”는 조합장과 “잠깐이면 된다”는 기자의 실랑이가 이어졌고, 마침내 김 조합장은 회의를 하고 조합의 총무이사가 대신 답변을 하는 식으로 취재가 이어졌다.

테이블에 마주앉은 총무이사는 문건 조작 의혹에 대해 “모든 것의 근거가 전부 있다”며 입을 연 뒤, 문씨와 조합 측이 주고받은 1, 2차 내용증명과 회신(사진2, 3, 4)을 보여줬다. 이어 “안양우체국을 매개로 왕래한 서신을 무슨 수로 위조하겠느냐”고 해명했다.

조합 측의 납득할 만한 답변을 듣고 즉시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던 문씨를 찾았다. 그리고 조합 측 총무이사가 보여준 해명과 서류를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3장의 사진을 보던 문씨는 이내 “아, 이렇게 속였구만...”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두 건의 용역계약과 두 건의 변호사계약 부분에 대해 사실이라고 했을 뿐입니다. 그것을 마치 내가 전체의 소송계약을 확인해 준 것처럼 포장하고, 30억원 집행 자체에 동의한 것처럼 써 먹었네요.”

A 사안으로 받아간 서류를 B 사건의 근거로 위장해서 검찰과 경찰을 속였다는 것이다. 문씨의 지적에 따라 사안의 핵심은 ‘경찰서에 제시한 문건의 진위파악’이 아니라 ‘왜, 조합장은 문씨의 문건을 30억 횡령·배임 고소사건의 해명자료로 제출했는가?’에 대한 부분으로 옮겨졌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나

이 부분에 대한 김 조합장의 입장을 듣고자 문씨와 동행해서 조합사무실 문을 열었다. 문씨와 함께 조합사무실에 들어가자 김 조합장은 “딱 회의가 끝났을 때 오셨다”면서 회의테이블로 안내했다. 총무이사도 다시 불렀다. ‘해명서류 조작 여부’에 대한 보강취재로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총무이사에게 “이 문건이 30억 집행에 대한 근거로 제시된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사태가 돌변했다. 회의테이블 근처에 머물던 김 조합장이 돌연 “잠깐, 이사님 대응하지 마세요!”라고 끼어들더니, 총무이사 손에서 해명자료를 회수해갔다.

그러고는 “우리가 기자에게 대답할 의무는 없다. 당신은 조합원이 아니니 당장 나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갑자기 안면이 바뀐 조합장에게 “조합에서 해명할 일이 아닌가?”라고 되묻자 김 조합장은 주위 직원들에게 경찰을 부르라며 소리를 질렀다.

“경찰 불러, 경찰. 이건 업무방해야!”

조합장의 돌변한 태도는 주위를 놀라게 했다. 회의테이블에 있던 총무이사마저 “무슨 일인지 알아야 하는데...”라며 당혹해 했다. 그럼에도 김 조합장은 막무가내였다. “(총무)이사님, 아무 말씀 마세요!”라고 말을 가로막더니 “경찰 불러! 경찰 불러!”를 반복했다.

결국 기자와 문씨는 떠밀리듯 조합사무실을 나와야 했고, 문씨는 “김 조합장이 조합임원들이 진실을 알까 두려워서 저러는 것”이라며 혀를 찼다. 이제껏 횡령·배임에 대해 무혐의 받았다고 떠들어 댔는데 사실은 경찰과 검찰이 속아 넘어간 탓임을 사람들이 알게 될까봐 과잉반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습니까. 다른 검사가 재수사를 한다고 하니까 이번에는 검찰과 경찰이 속지 않기를 바라야죠.”

한편, 이 사건은 고소인의 항고로 수원지검에서 전면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ancho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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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