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메르스, 왜 심각한가 ③대책이 없다

국민은 우왕좌왕, 정부는 허둥지둥 …“탈출구가 안 보인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지 만 3년이 넘었지만 메르스 감염 원인 및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도 난항을 겪고 있어 메르스 공포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25개국, 1167명(5월29일 기준)의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나타내 국민들이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최초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지 19일 만인 지난 8일, 감염자는 87명으로 증가했으며, 격리대상자만 236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까지 메르스 감염에 의한 사망자만 5명으로 밝혀졌다. 메르스 공포의 확산으로 인해 전국 700여개 학교 및 유치원이 휴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메르스 공포 확산
세계 2위 발병국

2012년 4월, 최초의 메르스 감염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했다. 이후 전 세계 25개국 1026명의 감염자와 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발병 원인 및 전염 경로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로써 메르스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도 난항을 겪고 있어 메르스 공포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의학계 보고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자 전원이 중동국가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 및 출장 등 중동국가에 중·단기적인 체류자들이 1차 감염자로 나타났으며, 낙타 시장, 낙타 체험프로그램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낙타와 박쥐가 감염 매개체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한다. 예방 수칙 사항으로는 ▲비누 및 알콜 손 세정제를 통한 손 씻기 ▲기침 및 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호흡기 증상 및 소화기 증상이 있을 시 의료기관 방문하기 등이다. 또한 중동지역 여행(체류) 중 낙타, 박쥐, 염소 등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면역저하자(65세 이상인 자, 어린이, 임산부, 암투병자 등) 및 기저질환자(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중동지역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낙타 시장, 낙타 농장, 낙타 체험 프로그램 등의 출입을 자제하고,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와 멸균되지 않은 생낙타유 섭취를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발병 원인·전염 경로 밝혀지지 않아
백신개발 난항…7∼10년 소요 전망


현재까지 밝혀진 의학계 보고에 따르면 메르스의 기초감염재생산수는 0.6∼0.8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메르스 감염자 한 명당 0.6∼0.8명에게 메르스를 전염시킨다는 의미다. 사스, 에볼라바이러스 등의 유행바이러스에 비해 전염률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동안 발표된 연구 결과 자료를 살펴보면 메르스는 하부기도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하부기도 내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체외로 배출될 가능성이 희박해 전염률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최초 감염자에 의한 2차 감염자가 29명인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기존 메르스 기초감염재생산수 보고가 잘못됐음이 드러났다. 이에 의료 전문가는 메르스에 대한 한국인 유전자 구조의 취약, 예방조치의 미흡, 의료시술에 의한 전파 등의 엇갈린 분석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2일, 도쿄발 기사에서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메르스 감염자 확산이 기존 메르스에 대한 의학계 통념을 깨고 있다”며 “2012년 메르스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뒤 많은 나라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여러 사람에게 광범위하게 전파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고 감염자 수로도 아라비아 반도 밖에서는 최대치”라고 발표했다.

취약한 유전자
기도삽관 전파설

<사이언스>의 자문가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2003년 사스의 확산이 의료진의 기도삽관(기도에 튜브를 삽입하는 시술법)에 의한 전파였음을 근거로 내세우며, 국내 최초 메르스 감염자의 의료시술에 의한 확산 가능성을 내다봤다. 또한 “최초의 환자가 이미 다른 계열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거나, 한국인이 다른 나라 국민보다 메르스에 취약한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이언스>는 이날 보고에서 홍콩대학교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 등 세계 메르스 관련 연구기관에서 한국 감염자 유전자 샘플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이튿날인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아직 외국 연구기관에 샘플을 보내지 못했으며, 외국 분석의뢰기관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 바꿀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1일, 분석 의뢰 기관으로 선정했다가 번복한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는 지난 2012년 메르스 세계 최초 감염자의 유전자를 분석한 기관이다.

메르스의 잠복기는 2∼14일(평균 5일)로,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 및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잠복기를 거친 메르스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자에 한해 2차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메르스 의심자에 한해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밀접접촉자만?
공기 중 전파?

하지만 세계 최다 메르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낙타 헛간 공기 중에서 다량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기 중 메르스 전염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연구 결과다.

실제로 국내 최초 메르스 감염자와 2차 감염자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밀접접촉이 전혀 없는 감염자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2차 감염자 29명 가운데 최초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감염자는 감염자의 가족은 1명, 같은 병실 입원 환자 1명, 의료진 3명을 포함한 5명이다.  일각에서는 최초 감염자 발생 19일 만에 격리대상자가 2361명에 달하는 점을 내세우며 공기 중 전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세우고 있다.

반대로 의료진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주장하는 의료 전문가도 있다. 최초 감염자와의 밀접접촉자 5명을 제외한 24명은 동일 병동 환자 및 보호자로 2차 감염 의료진에 의한 3차 가능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발병 원인 및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는 가운데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진원생명과학은 관계사인 이노비오와 공동연구계약을 지난달 27일 체결하고 메르스 DNA백신 개발에 나섰다. 두 기관은 이미 2012년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동물 실험 연구에 착수했으며, 2013년 11월 연구 결과를 국제과학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는 국내 연구진 5명, 미국 휴스턴 소재 국제규격 우수의약품 위탁대행 생산시설 VGXI 연구진 60명, 미국 이노비오 임상개발자 3명 등 총 68명의 연구진이 투입된 가운데 백신 개발에 나섰으며 올 하반기 중 1상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손씻기, 기침주의, 행사방문 자제…
기본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이 전부

두 기관은 메르스의 치사율이 높아 기존 형태의 백신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유전자백신 및 바이러스 유사입자(VLP) 백신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특히 유전자백신 및 바이러스 유사입자 백신 등의 DNA백신은 다른 백신에 비해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고, 강력하고 광범위한 면역반응이 유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생산기간이 짧고 보관 및 운송의 용이성이 있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메르스가 응급임상 질병으로 분류된다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동물연구결과 갈음 규칙(Animal Rule)이 적용돼 임상개발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서도 응급임상 질병으로 분류된 바 있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정상적인 임상 실험 과정을 거친다면 백신 개발까지 최소 7년에서 최대 10년이 소요된다”며 “정부에서 응급임상으로 적용한다면 장담할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백신개발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까지 1년이 소요됐으니 1년쯤 걸리지 않을까 예상해본다”고 내다봤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메르스의 치사율은 41%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다 메르스 감염자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치사율은 43.7%로 나타났다. 메르스 감염자 10명 중 4명이 사망하는 셈이다. 사스(9.6%)와 신종플루(0.07%)의 치사율의 40배가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사스의 40배'
과장된 치사율


하지만 일부 의학계에서는 메르스 치사율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중동국가의 열악한 의료기술로 사망자가 속출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3월20일 메르스 치사율이 10% 미만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박사팀은 사우디아라비아 2700만명의 인구 중 메르스 감염자를 4만명으로 추정, 이 중 2%만 의학계에 보고됐으며 나머지는 메르스 항체로 인한 자연치유가 됐음을 주장하고 있다.

 

<기사 속 기사> ‘메르스 감염’ 위험한 지역들
“노인들 모이는 종묘공원 비상”

본격적인 피서철(7∼8월)을 앞두고 메르스의 확산에 여름휴가를 포기하는 직장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전국의 불특정 다수가 피서지로 몰리면 메르스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의학전문가의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메르스 공포의 확산에 전국 700여개 유치원 및 학교가 휴업에 들어갔으며, 지역문화행사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송샘이(28·직장인)씨는 “전염률뿐만 아니라 치사율까지 높은 메르스 공포가 납량특집보다 무섭다”며 “제주도 여름휴가 계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시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국립보건원 알레르기감염병센터 나르트어 반 도어마렌 박사팀은 지난 2013년 9월 국제학술지 유로서베일런스 발표 논문에서 상온 40℃ 및 상대습도 80%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취약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메르스 확산이 여름휴가철 중 소강 상태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르스 관련 연구자료에 따르면 기저질환자(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및 40∼70대 연령층이 메르스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메르스의 가장 취약한 장소로 우리나라 노인들의 대표적인 쉼터 종로구 종묘공원이 지목되고 있다. 대한노인회에 따르면 종묘공원에는 일 평균 2000여명의 노인들이 방문하며, 평균 나이는 70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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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