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메르스, 왜 심각한가 ②정부가 키웠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경제학자에 국민보건을 맡겨놨으니…

[일요시사 취재1팀] 최현목 기자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보건 당국인 보건복지부와 산하 질병관리본부의 초기 대응은 실패로 돌아갔다. 정부는 지난 5월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5일이 지난 후에야 ‘종합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국민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표된 것은 지난 5월20일이다. 그러나 확진이 내려지기까지 과정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5월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보건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결론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가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확산을 막아야 할 보건복지부와 산하 질병관리본부의 미숙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초기대응 실패

정부의 대응을 역 추적해보면 얼마나 시간을 지체했는지 확인 가능하다. 청와대는 지난 3일 긴급 회의를 열고 메르스 종합대응 컨트롤타워를 설치·운영키로 결정했다.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서 메르스 확산 방비 및 방역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한 것이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15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라며 “가능한 한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즉시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 메르스 관련 정보에 대해 입장을 밝혔음에도 국민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말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는 민간에 대한 공개가 아닌 의료기관 사이의 공유를 뜻하기 때문이다. 특히 ‘병원 공개’ 여부를 두고는 정부와 대중 간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상자의 82.6%가 메르스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감염자가 나온 병원과 지역을 ‘공개’해야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지역에 불안을 안길 수 있고 해당 병원에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이유로 병원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초기대응 실패…걷잡을 수 없이 확산
불안↑ 신뢰도↓ “더 이상 못 믿겠다”

과연 비공개가 능사일까. 병원을 공개해야 된다는 목소리와 비공개로 유지해야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전염병과 관련된 해외 사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홍콩은 지난 2003년 사스 발생 당시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목적으로 즉각 치료병원 명단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콩 당국의 정직한 정보 공개가 전염 확산을 막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미국의 경우 메르스 환자가 2명이 되자 즉시 병원 명단을 대중에게 알려 초기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메르스 환자는 현재 2명뿐이며, 그 중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빠른 정보 공개와 발 빠른 의료 대응이 질병의 확산과 사망자 발생을 막은 것이다.

시기적으로 ‘정보 공유’가 늦었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메르스 관련 정보를 의료계와 공유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미 3차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에서야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대책이 나와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정보 공유가 조금만 빨랐어도 지금과 같이 심각한 사태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익명의 감염학계 관계자는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냐 없냐는 환자에 대한 정보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며 “환자와 관련해 공유되고 있는 정보가 없다면 일선 병원들도 그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잘못된 정보로 국민 신뢰를 잃은 부분도 뼈아프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5월20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15명의 환자가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발표한 시점에 확진 환자 수는 18명이었음이 밝혀지면서 허술한 정보망과 소통의 부재가 다시 국민들 사이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미 회의가 열리기 3시간 전쯤인 오전 7시에 보건복지부가 환자 3명이 추가 확인됐다는 발표를 했었음에도 환자수가 수정되지 않고 15명으로 발표된 것이다. 이는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종합대응 컨트롤타워 설치 ‘도움 되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비판 쏟아져

보건 당국의 신뢰도 또한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는 3차 감염자 발생 가능성에 대해 줄곧 희박하다는 소견을 밝혀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3차 감염 ‘확진자’가 나옴으로써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의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3차 감염을 막기 위해 민간과 협조해 전국가적인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덮어놓고 여론 진화에만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초 감염자에 대한 질병관리본부의 안일한 대응은 잘 알려진 대목이다. 바레인을 다녀온 최초 감염자 A씨가 입원한 병원 측은 질병관리본부에 “환자가 바레인을 다녀왔다”고 보고하며 구체적인 검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본부는 “바레인은 발병지역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했고 이에 병원이 재차 요구하자 “메르스가 아니면 병원에서 책임을 져라”라는 황당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검사결과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오게 되고, 그렇게 본부는 가장 중요하다는 ‘골든타임’을 허무하게 놓치고 말았다.

‘자가 격리’로 충분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대처도 비판의 대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그간 의심환자에 대해 자가 격리를 고집해왔다. 그러나 자가격리 중이던 한 50대 여성이 서울 강남에서 전북 고창으로 골프를 치러 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허술한 격리조치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병원들 비공개
국민불안 확산

이렇듯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는 정부의 무능한 대처에 정치권도 발 벗고 나섰다. 메르스에 관해 여·야는 한 목소리로 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모든 관련 당국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더 이상 추가 확산은 없도록 감염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같은 날 “6월 민생 국회의 첫 번째 과제는 메르스 사태를 진정시키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든 국회든 국민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 지금 상황은 갈등이 있더라도 뒤로 미루고 메르스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정부는 여·야를 떠나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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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