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소송' 차기환 변호사

"다 끝난 일? 아직 시작도 안 했네요!"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지난 2011년 불거졌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병역의혹을 밝히기 위해 아직까지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박 시장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선거가 끝난 후 소를 취하하려 했지만 오히려 이들은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소 취하를 거부했다. 이들의 요구는 단 하나,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 모든 언론이 외면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일요시사>가 담아봤다. 

지난 2011년 불거졌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의혹을 밝히기 위해 아직까지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일각에선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며 이들을 비판하기도 하고, 이번 사건이 타진요 사건(※ 일부 네티즌들이 가수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타블로 측이 증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고 수년간 괴롭히다 법정 구속된 사건)과 똑같다며 폄훼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박 시장과 재판까지 진행하고 있지만 벌써 4년이 지난 이야기라는 이유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도 없다. 이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 <일요시사>가 이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차기환 변호사를 통해 그 속사정을 들어봤다. 다음은 차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박원순 시장 아들과 관련한 병역 의혹은 이미 지난 2012년 공개 신검을 통해 해소된 것 아닌가? ▲ (※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인 박주신씨는 지난 2011년 공군에 입대하면서 병무청에 허리디스크 MRI를 제출해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MRI사진이 마른 체형의 박씨와는 너무나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지금은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용석 변호사가 이 같은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지만 지난 2012년 공개 신검을 통해 해당 MRI사진과 박씨가 동일 인물인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공개신검이라고 했지만 의혹을 제기했던 강용석 변호사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오후 2시에 공개신검을 하면서 기자들에게는 1시30분경에 이 사실을 알렸다. 아무런 감시도 받지 않고 공개신검이 진행된 것이다. 그런 것을 가지고 공개신검을 했으니 모든 의혹이 해소된 것이라고 하면 곤란하다.

-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들은 무엇인가?
▲ 2011년 병무청에 제출된 MRI사진과 2012년 공개 신검 당시 찍은 MRI사진이 동일 인물이라는 점은 우리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다만 우리는 MRI사진을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 MRI사진은 아무리 좋게 봐도 30대 후반이거나 아주 몸을 험하게 쓴 사람의 것이지 서울 중산층 20대 청년의 것일 수가 없다. 또 박씨가 당시 제출했던 MRI와 영국 비자발급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 사진을 비교한 결과 척추 부위의 ‘극상돌기’ 모양이 확연히 달랐다. 박씨가 그 기간 큰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 이번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양승오 박사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의료계 내에서 이견은 없나?
▲ 양 박사가 의혹제기를 한 이후에 전국의사협회에서도 해당 MRI사진이 20대 청년의 MRI로 보기는 힘들다는 성명서를 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양 박사의 주장이 틀렸다고 말하는 의사는 보지 못했다.


- 다른 사람의 MRI사진 제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 일이 가능한가?
▲ 보험금과 관련한 MRI자료 바꿔치기는 그동안 많은 사례가 있었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의학계에서도 우리 주장에 이견 없었다"
"우리가 틀렸다면 의사면허 반납할 것"

- 이번 문제를 최초 제기했던 강용석 변호사의 경우는 공개신검 이후 자신의 주장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실제로 공개신검 당시 문제가 있었다면 강 변호사는 왜 그렇게 쉽게 물러났겠는가? 강 변호사도 당시 사건을 준비하면서 많은 공부를 했고, 하버드 출신의 엘리트다.
▲ 이 문제는 전문적인 의사가 아니라면 알아차릴 수 없는 문제다. 양승오 박사와 같이 오랜 임상경험이 있는 의사가 아니라면 그쪽에서 주장하는 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 박 시장 측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를 했다가 소 취하서를 냈지만 오히려 소 취하를 거절하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유가 무엇인가?
▲ 지난 2012년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문제제기를 했는데 2년 동안 박 시장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다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서야 선거법 위반으로 우리를 고발했다. 박 시장은 선거가 끝난 후 고소를 취하했지만 오히려 우리는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기소를 자청했고 그렇게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박주신씨에 대해 이 같은 의혹제기를 한 양승오 박사는 의학계에서 매우 명망이 높은 분이다. 만약 양승오 박사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나도 이번 재판의 변론를 맡지 않았을 것이다.

- 만약 박원순 시장 측이 공개신검에 다시 응한다면 공개신검은 어떤 방식으로 치러져야 확실한가?
▲ 이완구 전 총리의 경우 아들에 대한 병역의혹이 불거지자 공개신검을 받게 했는데 문제가 된 부위에 마커를 달아 MRI 바꿔치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그런 정도로 공개신검을 하면 인정할 수 있다. 벌써 이번 일을 가지고 2년 넘게 끌어오고 있는데 MRI 한 번 찍고 치아 파노라마, 척추와 요추 엑스레이 한번만 찍으면 모든 의혹이 말끔하게 해결된다. 양승오 박사는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면 의사면허까지 반납하겠다고 약속했다. 몇 시간만 투자하면 해결될 일을 소송까지 하면서 지금까지 끌어오고 있는 박 시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 
 
- 이번 재판과정에서 새로운 증거들도 제시했다고 하던데?
▲ MRI 팩스서버란 것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박씨가 공개신검을 통해 제출한 MRI사진이 공개신검 6개월 전에 이미 병원 MRI 팩스서버에 입력되어 있던 사진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니까 공개신검 당시 MRI사진을 새로 찍은 것이 아니라 6개월 전에 이미 입력되어 있던 사진을 제출했다는 것이 된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과정에서 특이점은 없었나?
▲ 이번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들의 증거 위조를 수없이 목격했다.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니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제출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뻔뻔스럽게 자행될 수 있는지 경악했다.

- 일각에선 이번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의 순수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이번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분들 중 일부는 특정 정치인의 지지자다.
▲ 이번 소송에 참여하는 분 중 일부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었던 정몽준 전 의원과 가까웠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분들을 잘 알지도 못하고 우리와는 관련도 없다. 우리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번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mi737@ilyosisa.co.kr>

 


[차기환 변호사 프로필]

▲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판사
▲ 우정합동법률사무소 공동대표변호사
▲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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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