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에서는 소액 경매로 재미를 보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반대로 손해를 입고 눈물 흘리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이들은 값싸게 낙찰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겁 없이 달려들었다가 물건 상 하자나 함정을 안고 허둥대는 바람에 경매에 실패한다. 이들의 사례를 보면서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박모씨는 대학교 부설 경매교육과정을 이수해 경매 이론의 기초를 닦았다.
그러나 소액 투자에 나선 첫 출발부터 경매 입문을 후회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입찰가를 터무니없이 높이 써낸 것. 파주에 있는 임야를 낙찰 받은 박씨는 감정가보다 무려 2000만원이나 높게 써내 낙찰을 받았다. 입찰 당일 경매법정을 찾은 박씨는 생각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해당 물건의 서류를 지켜보자 욕심이 생겨 낙찰금액을 높여 썼다.
덕분에 12대1의 경쟁률을 뚫고 물건을 거머쥐었지만 현장 중개업소 몇 군데에서 거래되는 땅값의 시세는 턱없이 싸다는 것을 알게 됐다. 6200만원에 낙찰을 받은 땅의 시세가 5000만원에도 미치지 않았던 것.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인터넷 정보업체의 매물란에 나온 유사매물의 호가를 기준으로 낙찰가격을 정했기 때문이다. 보다 더 꼼꼼하게 시세를 파악하는 과정을 생략한 결과는 혹독했다.
결국 박씨는 입찰보증금을 포기한 채 씁쓸하게 경매시장을 떠났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김모씨는 공기업을 명예퇴직하고 경매투자에 매력을 느껴 입문한 사례다. 김씨는 경매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경매투자 이론서 한 권을 읽고 투자에 감을 잡아 바로 경매투자에 나섰다. 그가 고른 것은 환금성과 안정성이 좋다는 아파트. 포천시에 있는 한 아파트를 감정가의 55%인 5510만원에 낙찰받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낙찰 후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선순위 세입자가 버티고 있었던 것. 김씨는 세입자의 전세금 3000만원을 물어줘야 하는 딱한 사정에 처했다. 인수해야 할 전세금을 감안하면 값싸게 사기는커녕 시세보다 오히려 비싸게 산 격이 됐다. 얕은 실전 경매지식이 오히려 현장에서 투자에 실패하게 한 요인이 된 사례다.
서울 대방동에서 식당업을 하는 장모씨는 상가 경매에 참여했다가 실제 상가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해 엉뚱한 곳에 위치한 상가를 낙찰 받았다. 장씨는 서울 신대방동 아파트 단지 내 1층 상가가 2회나 유찰돼 최저가 5200만원에 경매시장에 나온 것을 본 뒤 관심이 생겼다. 단지 수는 380세대로 적은 편이었지만 대로변과 붙어있어 투자목적으로 사두기 괜찮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상가의 호수 확인을 하지 않아 후면에 있는 구석진 상가를 낙찰 받은 것. 감정서 상의 현장사진을 확인했으나 비슷한 환경의 사진을 믿었고 직접 호수 확인을 못한 불찰이었다. 결국 장씨는 보증금 550만원만 날리고 잔금 납부를 포기했다. 집단 상가에 투자할 때는 정확한 경매대상의 호수를 확인하고 상권과 입지를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을 간과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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