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9주년 기획특집> 대한민국 교육 현주소 "아이들이 위험하다" ⑤알쏭달쏭 대학입시 변천사

자고나면 달라지는 대학문 "어른들도 몰라요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대학별 단독시험부터 대입 국가고사, 대입 예비고사, 학력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까지….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해방 이후 큰 틀에서 변한 것만 따져도 무려 16차례나 바뀌었다. 평균 4년에 한 번 꼴이다. 만약 세세한 변경 사안까지 따져본다면 매년 입시제도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고나면 달라지는 입시에 우는 아이들의 실태를 살펴봤다.

우리나라에서 학벌은 절대적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초등과정 6년과 중·고등과정 6년을 합쳐 총 12년을 오직 좋은 학벌을 가지기 위해 매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수능시험 당일에는 직장인 출근 시간은 물론 비행기 이착륙 시간까지도 조정될 정도다.

이처럼 대부분의 청소년이 입시에 매달리다보니 대학 입시를 치르고 나면 이런 저런 뒷말이 무성하다. 수능이 너무 쉬우면 변별력이 없다고 비판을 하고, 너무 어려우면 난이도 시비에 휘말린다. 너도 나도 한 마디씩 하는 통에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큰 틀에서 변한 것만 따져도 무려 16차례나 바뀌었다. 만약 세세한 변경 사안까지 따져본다면 매년 입시제도가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회용 입시제도

해방 직후의 우리나라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시험을 출제해 입학생을 선발했다. 당시 정부는 대학의 학생 선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다 1954년 대학정원의 140%를 ‘국가연합고사’로 선발한 뒤 본고사를 치르는 ‘연합고사+본고사’의 시험형태가 도입됐다.

그러나 이 제도는 입시생들에게 이중의 부담을 지운다는 이유로 딱 한 번 실시된 후 중단됐고 1955년부터 1961년까지는 다시 본고사 단독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1962년부터 1963년까지는 ‘대학입학 자격고사’가 도입됐으나, 정원미달사태와 대학의 자율성 침해 논란에 휩싸이며 1964년부터 1968년까지는 다시 대학별 단독고사로 입시제도가 바뀌었다.

1968년에는 예비고사 커트라인을 통과한 수험생에게만 본고사를 치를 자격을 주는 ‘예비고사제’가 도입됐다. 이 제도는 본고사 폐지를 근간으로 하는 1980년 ‘730 교육개혁’ 때까지 지속됐다. 1981년에는 선발고사인 ‘학력고사’가 도입됐으나, 학생들에게 단순암기식이 교육을 강요하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1994학년도 입시부터는 수능이라고 불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돼 지금까지 계속 시행되고 있다.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한 수능은 해방 이후 가장 오랫동안 유지된 입시제도다. 하지만 수능 역시 지금까지 많은 부침을 겪었다. 수능은 ‘대학 수학에 필요한 학업적성을 측정하기 위해 통합교과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내용에 맞춰 고차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시행됐다. 수능은 첫해에는 8월과 11월 두 차례 시행됐지만 1차보다 2차 시험이 더 어렵게 나오는 등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이듬해부터는 연 1회 시행으로 바뀌었다. 또 계열에 관계없이 공통 문제로 시험 보던 것에서 인문, 자연, 예·체능 등 계열별로 문제가 달라졌다.

1999학년도부터는 수리·탐구 영역(Ⅱ)에서 선택 과목제가 도입되고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로 인한 유·불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표준점수가 사용됐다. 제2외국어 영역은 2001학년도 수능에서 추가됐다. 2002학년도에는 9등급제가 도입됐다. 등급제는 수능 총점 소수점 이하 몇 자리에서 당락이 결정되던 기존의 수능 의존도를 줄이고 수능을 자격기준으로만 활용하게 하기 위해 도입됐다.

매년 제도 변해…학생·학부모 아우성
시간당 수백만원짜리 입시컨설팅 판쳐


수능 9등급제는 전체 수능 응시학생을 400점 만 점 변환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최상위 점수에서 최하위까지 9등급으로 나누고, 개별 학생이 속해 있는 해당 등급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기재됐다. 예를 들어 상위 4%는 1등급, 다음 7%(누적 11%)는 2등급, 12%(누적 23%)는 3등급으로 분류했다. 2002학년도에는 기존 수리·탐구 영역(Ⅰ)이 수리 영역으로, 수리·탐구 영역(Ⅱ)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로 각각 변경되기도 했다. 2005학년도에는 수능이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인문, 자연, 예·체능 계열 구분이 사라지고, 모든 시험영역을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수능’이 도입됐다.

수리영역은 이과 수험생용인 ‘가’형과 문과 수험생용인 ‘나’형으로 구분됐다. 또 직업탐구영역이 신설됐다. 2012학년도에서는 사회·과학 탐구에서 선택 과목 수가 최대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었고,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1%가 나오도록 출제가 됐다. 이처럼 자고 나면 달라지는 입시제도 때문에 학생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일례로 입시 제도가 매해 바뀌다시피 하면서 불법 입시 컨설팅이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지난 해에는 정시 모집을 앞두고 전략을 상담해 준다며 한두 시간에 수백만 원을 받는 떴다방식 컨설팅이 성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컨설팅은 대개 최상위권 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킨 경험이 있는 일부 학부모들, 속칭 ‘돼지엄마’를 통해 연결됐다. 매년 입시제도가 바뀌다시피 하면서 일반인들로서는 제대로 된 입시전략을 짜기가 어렵게 되자 고액 컨설팅에 매달리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정부가 입시 정책을 바꿀 때 마다 내세운 명분은 언제나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입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사교육 시장만 들썩거리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은 커졌다. 오죽하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이것저것 다 가르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렇게 어렵게 대학 입시에 성공한다고 해도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지난해 대학 학력 이상 졸업자의 취업률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과 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 졸업자는 모두 66만7000여 명이었지만 취업률은 56%에 그쳤다. 이 같은 취업률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의 58%보다도 낮은 수치다.

혼란스러운 수험생

일각에선 너무 높은 대학진학률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고교졸업생 수는 63만1835명이다. 그런데 국내 대학의 입학 정원은 55만9036명이나 됐다. 게다가 저출산 영향으로 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어 현 입학 정원이 유지될 경우 2018년부터는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를 추월한다. 지금부터라도 대학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마이스터고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한 교육전문가는 “교육을 흔히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그만큼 긴 안목으로 정책을 짜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더이상 ‘1회용 대입제도’는 그만 만들고,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된, 오래 갈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017년 또 달라지는 수능

오는 2017년부터 수능이 달라진다. 우선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다. 한국사의 문항 수는 20개이고 만점은 50점이다. 성적은 절대등급으로 제공되며 1등급과 2등급의 분할 점수는 40점으로, 40점 이상∼50점이 1등급이다. 또한 2017학년도 수능부터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수준별 시험이 폐지되며 국어는 공통으로, 수학은 문·이과에 따라 나/가형으로 시험이 치러진다. 이에 따라 2014학년도에 처음 도입된 수준별 A/B형 시험은 완전히 폐지돼 수준별 시험이 도입되기 전인 2013학년도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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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