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코 베는 저축보험의 함정

쉽지 않은 목돈만들기 '어디에 묻지?'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1%대 초저금리시대다.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저축금리 인하로 소비심리가 증폭할 것이라는 부작용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저금리에 이자로 인한 목돈 부풀리기가 실질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장기 목돈 마련을 위한 저축보험의 원금 도달 기간을 살펴봤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 기준금리를 1.75%로 결정, 은행의 예금 금리도 1%대에 첫 진입했다. 실제로 전국 18개 은행사가 지난달 13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은행연합회에 공개한 은행 금리 현황을 살펴보면 1년 정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1.8%인 것으로 조사됐다.

1%대 저축이자
소비심리 증폭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로 하락 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적금의 가입 문의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은행의 연복리 운용 상품의 부족과 이자소득세 15.4% 감면 등으로 목돈 마련의 의미가 상실했다는 설명이다.

전국은행연합회의 목돈마련을 위한 1년 만기 상품의 은행금리를 비교해보면 수협의 파트너가계적금, 더플러스정액적금, SH월복리자유적금 상품이 2.3%로 가장 높은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라이프플랜저축, 로얄고소득부금 상품은 1.3%로 가장 낮은 금리를 보이고 있다.(4월29일 현재)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찾은 김진하(31·공무원)씨는 “급여통장에 여유자금을 그대로 두면 이자도 적고 소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금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며 “1년 만기 적금을 만들려했더니 적금 만기 수령액이 원금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주식이나 펀드 등은 자산 운용에 위험을 감수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은행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처럼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면 목돈 불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은행의 1%대 금리로 인해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나 보험설계사를 통한 저축성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3월 방카슈랑스의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2014년 12월 대비 113.7% 상승한 1692억원의 실적을 나타냈으며, 우리은행과 농협도 각각 82.3%, 49.3% 상승했다.

FM에셋 장남권 보험설계사는 “저축성 상품 가입 고객들이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축성 상품이긴 하나, 보험 상품이다 보니 사업비 등을 제하면 원금 도달까지 5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금 도달 이후에는 시중 은행보다 1%대 높은 금리가 월 복리로 운용돼 목돈 도달 기간이 그만큼 짧아진다는 점을 인지해주길 바라며 반드시 장기 목돈 마련 상품임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상품 비교 공시 자료를 월 납입금액 20만원, 10년 납입 기준으로 전국 22개 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을 조사해본 결과 저축성 보험(연금 및 변액 상품 제외)의 원금도달 기간은 평균 5∼7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기자금 은행·장기자금 보험 ‘이젠 옛말’
초저금리시대 목돈마련 저축하려면 어디로?

해지환급금의 원금 도달 기간이 5년인 상품은 삼성생명의 인터넷저축보험(100.7%, 1208만3000원)과 하나생명 The새로운리치저축보험 수익형 상품(100.2%, 1202만6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익형, 단기수익형, 생활자금형으로 선택 가입이 가능한 KDB생명보험의 알뜰플러스저축보험도 5년 차에 원금에 도달한다. 공시이율 3.5% 적용 시 만 5년에 발생되는 납입금  1200만원 대비 99.8%(1197만7000원)의 해지환급금이 쌓인다. 교보생명의 빅플러스저축보험 적립형 상품도 공시이율 3.21%(4월) 적용 시 만 5년 해지환급금이 1188만2000원(99%), 농협생명보험의 행복모아NH저축보험 상품도 공시이율 3.25%(4월) 적용 시 해지환급금 1195만6000원(99.6%)이 적립된다.

저축성보험 가입
고객 급증 추세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의 적립형 저축보험인 그랑프리저축보험Ⅱ의 현재(3월) 공시이율은 3.62%, 최저보증이율은 5년 이내 2%, 5년 초과 1.5%다. 이 상품은 5년 만에 원금에 도달, 해지환급금이 1217만8000원이 된다. 해지하지 않고 상품을 유지할 시 7년 차에 1778만7000원, 10년 차에 2705만원의 적립금이 발생한다. 연금 전환 특약 가입 시 5년 이상 유효 계약에 한해 연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며 확정연금형, 종신연금형, 상속연금형으로 연금지급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KB생명의 KB파워플러스저축보험도 만 5년에 해지환급금이 납입금액보다 4만7000원 높게 쌓인다. 이 상품은 고액계약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월납 25만∼30만원 가입 시 기본보험료 초과분의 1.5%, 30만∼50만원 가입 시 기본보험료의 0.3%+초과분 1%의 우대율을 적용한다. 월 납입금액이 50만∼100만원이면 기본보험료의 0.7%+초과분 1.1%, 100만원 이상이면 기본보험료의 1.25%, 납입회차가 49회 이상인 계약에 대해서는 기본보험료의 0.7%의 우대율을 제공한다.


반면 원금 도달 기간이 7년인 상품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생명보험의 행복키움NH저축보험은 만 7년에 납입금 1680만원, 해지환급금 1700만7000원이 발생한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라이프플랜재테크보험(101.5%, 1706만원)과 미래에셋 파워Rich저축보험 적립형 상품(102.4%, 1721만3000원), 삼성생명의 스마트저축보험(100.7%, 1691만8000원), 신한생명 신한Big플러스저축보험Ⅳ(100.9%, 1696만2000원), 현대라이프 저축보험(100.7%, 1692만1000원)도 모두 7년 이상 계약을 유지해야 원금 1680만원을 잃지 않는다.

에이스생명의 점점플러스저축보험의 현재(4월) 공시이율은 3.7%이며, 최저보증이율은 2%다. 5년간 매월 20만원씩 적립하면 총 적립금액은 1200만원이 되는데, 2년이 지난 후인 7년이 되어서야 1207만2000원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한다.

월 기본보험료의 1000%와 사망시점의 책임준비금을 기본 보장해주는 KB생명의 KBwise목돈만들기저축보험도 공시이율 3.5% 적용 시 만 7년에 해지환급금 1739만1000원이 발생한다. 이 상품의 최저보증 이율은 5년 이내 2.5%, 10년 미만 2.0%, 10년 초과 1.5%다.

DGB생명의 희망파트너든든저축보험무배당 상품을 월 납입 30만원으로 가입하면 7년이 돼야 납입금액보다 1만1000원(2521만1000원, 100.04%)을 더 받을 수 있다. 이는 4월 공시이율 3.35%를 적용한 수치다.
삼성생명 2030저축보험과 신한생명의 VIP웰스플러스저축보험 상품은 10년 동안 계약을 유지해야 해지환급금이 납입금액을 넘어선다. 2030저축보험의 만 10년 해지환급금은 2567만5000원(107%), VIP웰스플러스저축보험은 2483만2000원(103.4%)에 도달한다.

손해보험회사의 저축형 상품도 원금 도달까지 5년 미만인 상품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보험협회 상품 비교 공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손해보험회사 가운데 원금도달이 가장 짧은 상품은 삼성화재의 저축보험수퍼세이브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5년 만에 1130만원(납입금액 1200만원), 7년 만에 1704만원(납입금액 1680만원)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해 원금 도달은 대략 6년쯤으로 추정된다. 이 상품의 기본보장은 상해사망 및 고도후유장해 시 1000만원, 일반후유장해(후유장해 80% 미만) 시 800만원이다.

회사·상품별로 
비교하고 선택

메리츠화재의 모아Rich저축보험 상품은 원금 도달까지 7년이 소요된다. 만 7년 해지환금급은 납입금액 1680만원보다 15만원 높은 100.9%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저보증이율 적용 시에는 만 10년에 102.2% 수준인 2453만2000원대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한다. 이 상품은 기본계약 교통상해 후유장해 보장을 포함하고 있어 가입기간 중 80% 이상 상해 시 1000만원, 80% 미만 상해 시 1000만원×지급률을 보장해준다.

롯데손해보험의 행복더하기저축보험 상품도 만 7년에 101.9% 수준인 1713만원의 해지환급금이 쌓이며 현대해상의 리치웨이플러스저축보험은 납입금액 보다 24만원 높은 1704만원(101.4%)의 해지환급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IG손해보험이 지난 1월 출시한 LIG빅플러스저축보험과 LIG플러스저축보험의 만 7년 해지환급금은 각각 1696만원(100.9%), 1687만6000원(100.4%)으로 조사됐다.

일반상해 1억원의 기본보장을 포함한 동부화재와 농협손해보험의 저축성 상품도 원금 도달까지 7년이 걸린다. 만 7년 해지환급금은 웰스플러스저축보험이 1687만6000원(100.4%), 헤아림NH화재저축보험이 1717만원(101.2%)이다. 교통상해 3000만원의 기본보장을 포함한 MG손해보험의 MG상상플러스저축보험도 만 7년에 원금의 101.7%에 도달, 해지환급금 1708만원이 쌓인다. 흥국화재의 행복자산만들기저축보험의 7년 해지환급금도 1707만원(101.6%)로 나타났다.

손해보험회사의 원금도달 기간이 10년 이상인 상품은 흥국화재의 행복자산플러스저축보험이다. 이때 해지환급금은 2526만원(105.2%)이다.

손해·생명보험사들 상품
대부분 원금도달까지 7년

한편 지난 1월1일 인터넷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창립 1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꿈꾸는e저축보험 상품은 가입 시점과 동시에 원금을 전액 보장해주고 있어 화제다. 실제로 이 상품의 1개월 해지환급금은 100.26%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공시이율 3.6% 적용).


표준이율 3.25% 적용 시 100.23%, 최저보증이율 2.5% 적용 시 100.17%로, 어떤 경우라도 가입 한 달 만에 해지해도 원금은 보상받을 수 있다. 타사 운영 저축보험의 3개월 미만 해지 시 원금의 상당액을 상실하는 경우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특히 월 납입금액 20만원으로 상품 가입을 하면 만 1년 242만3000원(100.96%), 만 5년 1256만원(104.67%), 만 10년 2736만3000원(114.01%)의 해지환급금이 적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라이프플래닛 박지은 마케팅팀 홍보담당자는 “보험설계사를 운용하지 않는 인터넷보험사다 보니 타 보험사에 비해 사업비가 적게 발생, 고객의 납입금액이 아닌 발생 이자에서 수수료(판매보수, 유지보수, 계약관리비용, 위험보험료)를 차감한다”며 “원금에서 단 1%의 사업비도 차감하지 않기 때문에 원금이 손실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년이내 해지시
원금보다 못받아

이어 “업계 최초로 고객 지향적 상품을 출시한 만큼 20∼40대의 인터넷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은행의 예·적금과 비교해 봐도 단연 우수한 상품이며 배타적 사용권도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이 상품은 3개월 단위 변동금리로 매일 복리 운용되며, 10년 이상 계약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단 타보험사 상품이 운용하는 중도인출이나 추가납입 제도는 운용하지 않는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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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