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아슬아슬한 개그콘서트, 왜?

개그 위험수위 '꼴딱꼴딱'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외모 비하, 일베 용어 사용 등 끊임없는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KBS <개그콘서트>가 최근 ‘민상토론’이라는 정치 풍자 코너를 선보여 국민 대표 개그 프로그램의 위신을 세웠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민상토론’의 우회적인 정치 풍자로 아슬아슬한 웃음을 제공하는 반면, ‘핫이슈’의 지나친 사회 풍자로 불편한 웃음을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개그콘서트>의 방송 수위에 대해 점검해봤다.

KBS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9월4일 추석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선보인 이후,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11월25일 정규프로그램 편성돼 16년간 국민 대표 개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매주 주말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콘서트>는 높은 시청률을 보인 가운데 수많은 논란과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변화구 성공할까

지난 2005년에는 개그맨 김진철이 후배 개그맨들을 폭행해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받는 데 이어 2006년 코너 ‘붕~닭’의 표절 논란, 2009년 코너 ‘도움상회’의 여당 옹호 개그 논란을 받았다. 개그맨 곽한구의 외제차 절도, 김준호의 해외 원정 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2010년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코너에서 박성광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발언했다가 정치권의 외압설·공영방송의 친정부 편향설 의혹이 제기돼 방송 6개월 만에 코너가 폐지됐다. 2011년에는 ‘발레리NO’ 코너에서 개그맨의 성기를 개그 소재로 다뤄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고,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최효종이 “국회의원이 되려면 출마할 때 공탁금 2억원만 들고 선거관리위원회로 찾아가면 된다”라고 발언해 당시 무소속 강용석 국회의원으로부터 집단 모욕죄로 검찰에 고소됐다.

2012년 7월에는 ‘용감한 녀석들’에서 “예쁜 여자 면회 오면 와∼, 못생긴 애 면회 오면 와∼ 눈이 낮아지는 불쌍한 군인. 힘들지? 초코파이 와∼ 당분이 부족한 우리나라 군인” “멋진 남자 전화 오면 반갑게 받고 군인이면 이놈의 콜렉트콜. 멋진 남자 여름 휴가 기대를 하고 군대 휴가는? 뭐 이리 자주 나와. 군대가 편해졌네” 등의 군인 비하 발언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코너 폐지 요구 항의 글이 빗발쳤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잘 들어” 등 반말 섞인 훈계 발언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조치를 받아 1년 만에 코너가 폐지됐다. 2013년 선보인 ‘버티고’ 코너에서는 상대 개그맨의 뺨을 때려 웃음을 자아내 가학성·저질성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11월 ‘렛잇비’에서는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의 상징 인형인 ‘베충이’ 관련 사진을 공개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1월에는 ‘부엉이’ 코너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한 장면이 연출돼 논란을 더했다. 산 속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이 부엉이의 안내를 받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에 부엉이가 “쟤는 날지 못한다. 낭떠러지로 떨어진 사람의 기분을 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산화를 신은 채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을 떠올리게 해 누리꾼으로부터 ‘코너 폐지’ ‘개그맨 및 제작진의 퇴출’ ‘공영방송의 무너진 위상’ 등의 항의가 이어졌다.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코너 ‘민상토론’은 기존의 정치 풍자와는 달리 ‘변화구’ 정치 풍자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아슬아슬한 수위에 폐지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다. 이 코너는 정치권을 향해 직설화법이 아닌 우회적인 비난을 쏟아낸다.

그동안 이 코너에서는 박영진 사회자가 패널 유민상, 김대성에게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문제, 성완종 리스트 파문, 무상급식 논란 등의 질문을 던졌다. 12일 방송에서 박영진은 유민상에게 정치, 리빙·요리, 스포츠 중에서 한 주제를 선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유민상이 리빙·요리를 선택하자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물었다. 또한 ‘자원외교’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유민상이 “이게 무슨 심야토론이야? 백분토론이야? 아 백분토론은 MBC지?”라고 말하자, 박영진은 “MB? MB? MB가 잘못했다? 이명박씨?”라고 되물었다.

김대성에게 의견을 묻자 “이게 복잡한 문제이긴 한데…”라고 말하자 박영진이 “문재인?”이라고 되물었고, 김대성이 “잘못했어요”라고 대답을 회피하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문재인이 잘못했다?”라고 추궁했다.

정치사회 풍자 신규코너들 인기
“너무 나갔나” 불편한 웃음 지적

19일 방송에서는 유민상과 김대성이 새로운 코너를 선보인다고 말했지만, 무대가 치워지며 민상토론 코너가 이어졌다. 테이블 위에는 패널 테이블 위에 비타500이 놓여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하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박영진 사회자가 ‘박근혜 정부를 중간 평가한다’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으며 유민상이 “새코너를 할 건데 뭔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고 말하자 “정부정책이 잘못됐다?”라고 되물었다. 이에 유민상이 “아니요”라고 회피하자 “아니다? 그러면 괜찮다? 좋다”라고 되물었고 “이 꼴로 뭘 합니까?”라는 유민상의 발언에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또 게스트의 “좋아하는 스타일의 대통령 비서실장이 누굽니까?”라는 질문에 “싫어요”라고 답하자 “다 싫다?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19일 첫 선을 보인 ‘핫이슈’ 코너에서는 언론사의 어뷰징 기사를 작성해 루머를 확산시키는 일부 기자, 이른바 '기레기(기자+쓰레기)'를 비난했다. 해당 코너에서 연출된 언론사의 사훈은 ‘Ctrl+C, Crtl+V’였으며, 기자 세 명이 “Ctrl+C, Crtl+V, 복사하기, 붙여넣기”를 반복해 언급했다.

또한 걸그룹 EXID의 하니 멤버에 대한 열애설 기사를 보도하자는 편집장의 제안에 설운도와의 열애 근거로 비슷한 노랫말을 제시했다. EXID의 노래 ‘위 아래’의 ‘위 아래 위위 아래’ 노랫말 가사에 설운도의 노래 ‘트위스트’의 ‘상(上)하(下)이 상하이 상하이’가 같은 말이라는 이유였다.

소속사에 확인 전화를 해 “하니랑 설운도씨랑 사귀는 거 맞죠?”라고 질문하자 소속사가 “네? 뭐라고요?”라고 답했고 이에 ‘소속사 당혹스러움 감추지 못해’라는 문구를 기사에 삽입하라는 편집장의 지시가 이어졌다.

누리꾼 자두이씨는 민상토론에 대해 “화끈한 정치 풍자가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코너임에도 불구하고 2주 만에 자체 시청률 1위 코너가 된 데는 재치와 유머, 풍자의 3요소가 조화를 잘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치인과 일반인이 물에 빠진다면 정부에서는 누구부터 구할까?”라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블로그 운영자 thinkdiffe****는 “정치권 인사의 실명이 언급되는 등 다소 여론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나 직접적인 비난이 아닌 우회적인 풍자 개그다”며 “언급된 정치인은 기분 나쁠 수 있겠으나 이 정도의 풍자라면 폐지 논란 없이 장수 코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블루문(Kickthe****)도 “페이소스가 있는 개그에 큰 웃음이 터졌다”며 “정부의 국민 입막음과 신유신 시대라 불리는 국가적 통제 모드는 개그맨들의 창조성을 자극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우회적 비판

블로그 운영자 머시매(black****)는 “최근 종편방송과 케이블방송에서의 정치 비난은 정말 신랄하다”며 “개콘은 공영방송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너무 미약한 지적에 아쉽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PD의 실명을 언급하며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발언했는데, 담당 개그맨에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핫이슈 코너에 대해 꽤괜찮은놈(evenda****)은 “기레기를 비판하는 것은 좋으나 진짜 언론인마저 기레기로 인식될까 염려된다”며 “개콘은 국민들의 대표 개그 프로그램인만큼 여론을 조장할 만한 코너를 폐지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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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