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아슬아슬한 개그콘서트, 왜?
<와글와글NET세상> 아슬아슬한 개그콘서트, 왜?
  • 유시혁 기자
  • 승인 2015.04.28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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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 위험수위 '꼴딱꼴딱'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외모 비하, 일베 용어 사용 등 끊임없는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KBS <개그콘서트>가 최근 ‘민상토론’이라는 정치 풍자 코너를 선보여 국민 대표 개그 프로그램의 위신을 세웠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민상토론’의 우회적인 정치 풍자로 아슬아슬한 웃음을 제공하는 반면, ‘핫이슈’의 지나친 사회 풍자로 불편한 웃음을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개그콘서트>의 방송 수위에 대해 점검해봤다.

▲ KBS2TV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화면 캡처

KBS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9월4일 추석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선보인 이후,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11월25일 정규프로그램 편성돼 16년간 국민 대표 개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매주 주말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콘서트>는 높은 시청률을 보인 가운데 수많은 논란과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변화구 성공할까

지난 2005년에는 개그맨 김진철이 후배 개그맨들을 폭행해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받는 데 이어 2006년 코너 ‘붕~닭’의 표절 논란, 2009년 코너 ‘도움상회’의 여당 옹호 개그 논란을 받았다. 개그맨 곽한구의 외제차 절도, 김준호의 해외 원정 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2010년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코너에서 박성광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발언했다가 정치권의 외압설·공영방송의 친정부 편향설 의혹이 제기돼 방송 6개월 만에 코너가 폐지됐다. 2011년에는 ‘발레리NO’ 코너에서 개그맨의 성기를 개그 소재로 다뤄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고,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최효종이 “국회의원이 되려면 출마할 때 공탁금 2억원만 들고 선거관리위원회로 찾아가면 된다”라고 발언해 당시 무소속 강용석 국회의원으로부터 집단 모욕죄로 검찰에 고소됐다.

2012년 7월에는 ‘용감한 녀석들’에서 “예쁜 여자 면회 오면 와∼, 못생긴 애 면회 오면 와∼ 눈이 낮아지는 불쌍한 군인. 힘들지? 초코파이 와∼ 당분이 부족한 우리나라 군인” “멋진 남자 전화 오면 반갑게 받고 군인이면 이놈의 콜렉트콜. 멋진 남자 여름 휴가 기대를 하고 군대 휴가는? 뭐 이리 자주 나와. 군대가 편해졌네” 등의 군인 비하 발언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코너 폐지 요구 항의 글이 빗발쳤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잘 들어” 등 반말 섞인 훈계 발언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조치를 받아 1년 만에 코너가 폐지됐다. 2013년 선보인 ‘버티고’ 코너에서는 상대 개그맨의 뺨을 때려 웃음을 자아내 가학성·저질성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11월 ‘렛잇비’에서는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의 상징 인형인 ‘베충이’ 관련 사진을 공개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1월에는 ‘부엉이’ 코너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한 장면이 연출돼 논란을 더했다. 산 속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이 부엉이의 안내를 받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에 부엉이가 “쟤는 날지 못한다. 낭떠러지로 떨어진 사람의 기분을 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산화를 신은 채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을 떠올리게 해 누리꾼으로부터 ‘코너 폐지’ ‘개그맨 및 제작진의 퇴출’ ‘공영방송의 무너진 위상’ 등의 항의가 이어졌다.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코너 ‘민상토론’은 기존의 정치 풍자와는 달리 ‘변화구’ 정치 풍자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아슬아슬한 수위에 폐지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다. 이 코너는 정치권을 향해 직설화법이 아닌 우회적인 비난을 쏟아낸다.

그동안 이 코너에서는 박영진 사회자가 패널 유민상, 김대성에게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문제, 성완종 리스트 파문, 무상급식 논란 등의 질문을 던졌다. 12일 방송에서 박영진은 유민상에게 정치, 리빙·요리, 스포츠 중에서 한 주제를 선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유민상이 리빙·요리를 선택하자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물었다. 또한 ‘자원외교’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유민상이 “이게 무슨 심야토론이야? 백분토론이야? 아 백분토론은 MBC지?”라고 말하자, 박영진은 “MB? MB? MB가 잘못했다? 이명박씨?”라고 되물었다.

김대성에게 의견을 묻자 “이게 복잡한 문제이긴 한데…”라고 말하자 박영진이 “문재인?”이라고 되물었고, 김대성이 “잘못했어요”라고 대답을 회피하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문재인이 잘못했다?”라고 추궁했다.

정치사회 풍자 신규코너들 인기
“너무 나갔나” 불편한 웃음 지적

19일 방송에서는 유민상과 김대성이 새로운 코너를 선보인다고 말했지만, 무대가 치워지며 민상토론 코너가 이어졌다. 테이블 위에는 패널 테이블 위에 비타500이 놓여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하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 KBS2TV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화면 캡처

박영진 사회자가 ‘박근혜 정부를 중간 평가한다’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으며 유민상이 “새코너를 할 건데 뭔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고 말하자 “정부정책이 잘못됐다?”라고 되물었다. 이에 유민상이 “아니요”라고 회피하자 “아니다? 그러면 괜찮다? 좋다”라고 되물었고 “이 꼴로 뭘 합니까?”라는 유민상의 발언에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또 게스트의 “좋아하는 스타일의 대통령 비서실장이 누굽니까?”라는 질문에 “싫어요”라고 답하자 “다 싫다?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19일 첫 선을 보인 ‘핫이슈’ 코너에서는 언론사의 어뷰징 기사를 작성해 루머를 확산시키는 일부 기자, 이른바 '기레기(기자+쓰레기)'를 비난했다. 해당 코너에서 연출된 언론사의 사훈은 ‘Ctrl+C, Crtl+V’였으며, 기자 세 명이 “Ctrl+C, Crtl+V, 복사하기, 붙여넣기”를 반복해 언급했다.

또한 걸그룹 EXID의 하니 멤버에 대한 열애설 기사를 보도하자는 편집장의 제안에 설운도와의 열애 근거로 비슷한 노랫말을 제시했다. EXID의 노래 ‘위 아래’의 ‘위 아래 위위 아래’ 노랫말 가사에 설운도의 노래 ‘트위스트’의 ‘상(上)하(下)이 상하이 상하이’가 같은 말이라는 이유였다.

소속사에 확인 전화를 해 “하니랑 설운도씨랑 사귀는 거 맞죠?”라고 질문하자 소속사가 “네? 뭐라고요?”라고 답했고 이에 ‘소속사 당혹스러움 감추지 못해’라는 문구를 기사에 삽입하라는 편집장의 지시가 이어졌다.

누리꾼 자두이씨는 민상토론에 대해 “화끈한 정치 풍자가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코너임에도 불구하고 2주 만에 자체 시청률 1위 코너가 된 데는 재치와 유머, 풍자의 3요소가 조화를 잘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치인과 일반인이 물에 빠진다면 정부에서는 누구부터 구할까?”라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블로그 운영자 thinkdiffe****는 “정치권 인사의 실명이 언급되는 등 다소 여론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나 직접적인 비난이 아닌 우회적인 풍자 개그다”며 “언급된 정치인은 기분 나쁠 수 있겠으나 이 정도의 풍자라면 폐지 논란 없이 장수 코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블루문(Kickthe****)도 “페이소스가 있는 개그에 큰 웃음이 터졌다”며 “정부의 국민 입막음과 신유신 시대라 불리는 국가적 통제 모드는 개그맨들의 창조성을 자극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우회적 비판

블로그 운영자 머시매(black****)는 “최근 종편방송과 케이블방송에서의 정치 비난은 정말 신랄하다”며 “개콘은 공영방송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너무 미약한 지적에 아쉽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PD의 실명을 언급하며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발언했는데, 담당 개그맨에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핫이슈 코너에 대해 꽤괜찮은놈(evenda****)은 “기레기를 비판하는 것은 좋으나 진짜 언론인마저 기레기로 인식될까 염려된다”며 “개콘은 국민들의 대표 개그 프로그램인만큼 여론을 조장할 만한 코너를 폐지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evernuri@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