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레이더> 시중에 도는 피죤 매각설, 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모락모락’

[일요시사 경제팀] 김성수 기자 = 섬유유연제 제조업체 피죤의 매각설이 돌고 있다. 오너가 지분을 팔기로 했다는 것이다. 업계엔 이 소문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사실일까, 아닐까. 그 진상을 알아봤다.

 
전국화학섬유산업 노동조합 피죤지회(피죤 노조)는 사 측·오너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해고 등에 반발한 직원들이 2013년 말 설립한 노조는 회사 사옥과 이윤재 회장 자택 앞에서 부당함을 알리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도화선은 중국 쪽?
 
이들은 징계 철회, 노동탄압 중단, 특별근로감독 촉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피죤 매각을 중단하라’는 주장이 눈에 띈다. 노조는 “시장에 회사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며 “오너가 경영권을 포함해 보유지분을 팔기로 하고, 최근 매각자문사를 선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노조 게시판에도 “이 회장이 고령이다 보니 직접 경영하기 힘들고 재산을 현금화하기 위해 어려운 회사를 매각하려나 보다. 회사가 매각되면 직원들이 모두 강제적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노조가 불안해하는 매각설 배경으론 경영 악화가 꼽힌다. 이 회장이 1979년 창업한 피죤은 단번에 섬유유연제 시장을 휩쓸었다. 줄곧 업계 1위를 유지했던 피죤은 이 회장이 2011년 회사 임원을 청부폭행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데 이어 2012년 1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또 다시 기소되면서 기업 이미지와 함께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실적이 급감해 LG생활건강에 밀려 2위로 떨어진 상태. 이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점유율이 50%에서 20%대로 떨어진 피죤은 지난해 매출 698억원, 순이익 7억원을 냈다. 2013년(-75억원)과 2014년(-6억원)엔 적자를 기록했었다.
 
 

이 회장이 고령인 점도 매각설을 키우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업맨으로 잔뼈가 굵은 후 45세 때 사업을 시작한 이 회장은 올해 81세(1934년생)다. 은퇴할 나이가 한참 지난 셈이다. 청부폭행 당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 회장은 1남1녀 중 아들 대신 딸 이주연 부회장에게 회사를 맡겨놨는데, 경영능력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 역시 매각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노조와의 갈등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2013년 풀려난 후 지속적으로 경영에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노사 간 갈등이 커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이 경영권 매각설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피죤 매각설의 진원지가 노조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노조 측은 이렇다 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언론의 보도를 내세워 사 측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회장이 지분 팔기로 했다’ 소문 진상은?
구체적 내용 돌자 노조 사 측에 해명요구
 
그중 도화선이 된 한 언론은 지난 2월 ‘피죤 오너일가 경영권 판다’는 제목으로 피죤 대주주 일가가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팔기 위해 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유수의 기업들과 사모펀드 등이 관심을 갖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업계 재편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실었다. 이후 업계에 매각설이 돌기 시작했고, 노조의 반발이 거세졌다. 해당 기사는 무슨 이유에선지 인터넷에서 삭제된 상태다.
 
 
회사 측은 펄쩍 뛴다. 매각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피죤 관계자는 “일각에서 경영권을 매각한다는 얘기가 제기됐지만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허위사실이 계속해서 확산될 경우 법적인 조치 등 강력 대응할 것”이란 입장도 밝혔다.
 

회사 측은 뜬금없는 루머의 진원지로 중국 쪽을 지목했다. 중국 공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확대 해석됐다는 것이다.
 
피죤은 지난 2월부터 중국에 있는 현지법인(벽진일용품유한공사)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피죤이 보유한 벽진일용품유한공사 지분은 73.43%(2014년 말 기준). 이중 일부 또는 전체를 매각할 예정이다. 이미 국내 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고 한다.
 
피죤이 중국법인 매각 결정을 내린 것은 수년째 이어온 적자 때문이다. 피죤은 1993년 중국 톈진에 법인을 설립하고 2006년 2500만달러(약 274억원)를 투자해 2만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세웠지만, 매출 부진과 적자에 허덕였다. 중국법인은 2010년 65억원, 2011년 104억원, 2012년 96억원, 2013년 41억원, 지난해 3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적자가 지속되자 이 공장은 결국 2013년 6월 가동을 중단했다. 피죤 측은 이 역시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절대 아니다”
 
사실 피죤은 과거에도 매각설에 휩싸인 바 있다. 2011년 일본 혼다자동차 딜러십을 정리하자 시중엔 피죤 매각설이 돌았다. 이 회장은 직접 매각설 진화에 나섰다.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꿈에도 피죤을 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여러 외국기업에서 수차례 매각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결코 맘이 흔들린 적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오뚜기가 알려주는 식초의 다양한 효능
 
오뚜기가 식초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오뚜기는 1993년 국내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 발효공법에 의한 2배 식초를 개발하여 출시했다. 이어 1998년 국내 최초 3배 식초를 출시하면서 뛰어난 발효 기술력을 입증하는 한편 먹거리 산업 전반을 뒤흔드는 웰빙 열풍의 단초를 제공했다. 2011년엔 100% 국산매실을 사용하여 맛과 향이 진한 매실식초를 선보이는 한편 저산도 식초를 선보이며 용도와 소재의 다양화를 더욱 꾀하고 있다.
 
식초는 다양한 효능이 입증되면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식초는 고혈압과 피로회복, 소화 촉진 등에 탁월하다. 고혈압은 무엇보다 소금의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식초는 감염효과가 있어 소금의 양을 줄여주며, 양조식초의 유기산과 아미노산은 체내 에너지대사에 관여하여 피로물질이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위액분비량을 높여 소화를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식초는 피부미용 개선에 도움을 준다. 양조식초는 피부를 알칼리성에서 약산성으로 중화시켜 주며 세포 구성 물질인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피부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 세안 시 마무리 단계에 식초 3방울 정도 넣으면 피부가 매끈해진다. 머리를 헹굴 때도 소량의 식초를 넣으면 모발이 부드러워지고 비듬 예방에 좋다.
 
일상생활에서도 식초는 다양하게 사용된다. 벌레에 물려 가렵거나 아플 때 식초를 발라주면 증상이 완화된다. 딸꾹질이나 호흡 곤란, 식도에 음식이 걸렸을 경우에도 식초를 물에 타서 먹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식초는 손에 밴 마늘냄새, 생선비린내 등 냄새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식초를 탄 물에 손을 씻으면 냄새가 깨끗이 사라지며 주방 도마에 밴 음식냄새도 식초를 사용하면 냄새가 제거된다.
 
기둥이나 다리미가 더러울 때, 책상이나 의자에 볼펜자국이 묻었을 때, 유리제품이나 동제품, 알루미늄제품을 청소할 때에는 1L의 물에 작은 술잔으로 1잔 가량의 암모니아와 소량의 식초를 넣어 혼합한 뒤 스폰지나 헝겊으로 닦으면 깨끗이 닦여진다. 식초는 유연제와 같은 효과가 있어 의복을 부드럽게 해 주며, 정전기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어 폴리에스텔 커튼이나 아기기저귀 등에 식초를 넣어서 헹구면 좋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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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