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찾아서 ②전남 진도군 김영숙 명인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약떡을 만들다

­­진도 지산면에서 대한민국 식품명인 53호 김영숙 선생을 만났다.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인상이다. 그가 명인이 된 것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복령으로 만든 ‘복령조화고’ 덕분이다. 복령조화고는 조선 시대에 가정 살림 전반에 관해 기술한 <규합총서>에도 나올 만큼 조상 대대로 즐겨 먹던 전통 떡이다. 백설기와 비슷한데 멥쌀과 복령을 주재료로 만들어 복령조화고라 한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쉽게 복령떡이라고 부른다.

 

시간과 정성으로 빚어낸 전통 떡 ‘복령조화고’
직접 재배·생산한 재료 사용해 만족감 두 배

김영숙 명인은 춘궁기에 복령을 캐서 덥석덥석 베어 먹기도 하고, 설을 쇠기 위해 복령 가루를 넣어 조청을 고았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때는 복령이 귀한 약재인 줄도 몰랐다. 명인이 복령조화고를 안 것은 1966년 지산면으로 시집오고 나서다. 시할머니에게 떡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시댁에서는 손이 많이 가도 큰일이 있을 때마다 복령조화고를 냈다.
복령은 벌채한 소나무나 죽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버섯으로, 땅속 30cm 깊이에서 자란다. 이뇨, 강장, 진정에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김영숙 명인은 문중 산에서 캔 복령을 바로 냉동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가루를 내서 쓴다. 울퉁불퉁하고 못생겼지만 달고 심심한 맛이 떡 재료에 적당하다. 멥쌀에 복령, 산약(마), 검인(가시연밥), 연자육(연꽃 씨앗)을 넣고 사탕가루로 맛을 내는 것이 전통적인 조리법이다.
우리네 전통 떡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든다. 복령조화고도 손이 많이 가는 떡이다. 먼저 불린 멥쌀을 가루 내고 복령, 산약, 검인, 연자육도 곱게 가루를 낸다. 사탕가루 대신 꿀을 넣고 체에 여러 번 내린다. 체에 내리는 작업은 두 번 정도 기계를 쓰지만, 손으로 두어 번 더 내려야 한다. 예전에는 전 과정을 손으로 하느라 힘들었다. 고운 가루를 내려야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좋은 떡이 완성되므로 절대 게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곱게 내린 가루는 물에 적신 면포를 덮어 숙성시킨다.

건강과 맛 담은
명인의 떡

숙성된 가루는 시루에 찌는데, 김영숙 명인은 직접 짜 맞춘 나무 시루를 쓴다. 옛날에는 질시루를 사용했으나, 찌는 동안 물방울이 맺혀 떡에 스며드는 걸 보고 여러 재질을 시험해본 결과 나무 시루가 가장 좋았다. 시루에 면포를 깔고 떡가루를 평평하게 올린 뒤 두꺼운 면포를 덮어 20분간 찐다.
김이 하얗게 오른 떡은 보기에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생김새는 백설기와 비슷한데, 복령조화고는 황토색이 살짝 도는 아이보리색이다. 떡이 두꺼우면 찌는 시간이 길어지고, 가루 무게에 눌리기 때문에 손가락 한 마디 두께로 만든다.
복령을 비롯해 여러 가지 약재를 넣지만, 약 냄새나 쓴맛이 없다. 또 백설기는 먹다 보면 목이 메는데, 복령조화고는 물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넘어간다. 씹을수록 침이 나와 부드럽게 넘어가고 소화도 잘된다. 사탕가루 대신 꿀을 넣어 그런지 달지 않으면서도 자꾸 손이 간다. 아이들도 맛있다며 연신 집어 먹는다.
명인의 떡은 건강과 맛을 고루 담아낸다. 단맛이 강하거나 수입 쌀과 저렴한 재료를 쓴 떡을 파는 곳이 많은 요즘도 명인은 직접 재배하거나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를 고집한다. 전통적인 비율에 따라 만든 복령조화고도 약재의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아이들이나 한약재를 싫어하는 이들을 위해 복령의 비율을 낮추고 하트 모양으로 포인트를 준 떡도 있다. 소화력이 약해진 환자들에게 약떡으로 알려져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주로 판매되고, 선물용으로도 사랑받는다. 진도 특산물인 검정쌀과 구기자로 만든 검정쌀떡, 구기자한과도 명인의 자랑거리다. 바쁜 아침에 빵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명인이 만든 떡 한 조각이면 거뜬하겠다.

4월부터 꽃게가 넘쳐나는 진도 서망항
6월 산란기에 볼 수 있는 다양한 꽃게 요리


진도의 4월은 꽃게를 몰고 온다. 진도 남쪽 서망항은 4월부터 5월까지 꽃게가 넘쳐난다. 진도 일대에서 잡은 꽃게는 모두 서망항으로 하역해 경매를 마친 뒤 전국으로 팔려 나간다. 그물을 사용하는 타 지역과 달리 진도는 통발을 던져 꽃게를 잡는다. 덕분에 살아 있는 시간이 길고, 살이 더 꽉 찼다.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서망항을 찾는 이유다.
꽃게잡이 어선은 바다에 정박해 있고, 운반선이 항구와 어선을 오가며 꽃게를 나른다. 오전 11시에 경매를 시작하고, 물량이 많을 때는 오후 1시에도 열린다. 운반선에서 내린 꽃게는 크기별로 분류 작업을 거쳐 수조에 넣으면 다시 헤엄친다. 진도 앞바다는 6월부터 산란기를 맞아 꽃게 금어기가 시작되는데, 산란 전인 지금이 살도 많이 오르고 알도 꽉 차 맛이 좋다. 꽃게찜, 꽃게탕, 꽃게살비빔밥, 간장게장 등 다양하게 요리한 꽃게가 달다. 

진도의 새로운 명소로 접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의신면 남쪽에 있는 접도는 연륙교가 놓여 접근하기 쉽다. 섬이 대부분 원시적인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되었으며, 섬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접도웰빙등산로가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 능선과 계곡,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는 안내 표시, 일부 구간의 계단과 목책, 밧줄 정도를 제외하면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데다, 등반 중에는 인가나 건물이 전혀 없다. 

1코스는 수품항과 아홉봉을 잇는 3.5km 구간으로 왕복 1시간 걸리고, 2코스는 여미주차장-쥐바위-거북바위-병풍바위-부부느티나무-여미사거리-작은여미(동백계곡)-솔섬해안-작은여미-말똥바위-여미사거리-여미주차장으로 돌아오는 9km 구간으로 4시간 정도 걸린다. 2코스가 훨씬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다. 바다와 해변, 바위 절벽이 어우러진 작은여미와 솔섬해안이 특히 인상적이다. 솔섬바위 끝 조망대에 서면 등산로 출발점부터 능선과 동백계곡, 작은여미 등 접도웰빙등산로가 한눈에 펼쳐진다.

자연 그대로의
접도 웰빙등산로

고개를 들면 활짝 핀 동백꽃이 머리 위를 비추고, 고개를 숙이면 수풀에 숨어 있던 들꽃이 수줍게 인사를 한다. 남산제비꽃, 산자고, 노루귀, 현호색 등 봄꽃이 등산로 곳곳에 피었다. 5m가 넘는 모새나무와 이팝나무, 제주도와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지네발난 같은 희귀 식물도 눈에 띈다. 봄부터 가을까지 들꽃이 피고 지며, 상록활엽수가 많아 겨울에도 싱그러운 초록이 가득하다.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 초등학생은 물론 70대 어르신도 도전해볼 만하다.
진도의 상징인 진돗개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진도개테마파크를 찾으면 흥미진진한 경주와 공연을 볼 수 있다. 평일에는 진돗개 공연이 세 차례 있고, 주말에는 공연 외에도 진돗개 경주와 어질리티(장애물 경기)까지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진도 남서쪽 바다의 조도 일대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지산면 급치산전망대에 오르면 그림처럼 펼쳐진 풍광을 조망하기 좋다. 세방낙조전망대 주변으로 분위기 좋은 펜션이 많은데, 방 안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인기다. 남종화를 대표하는 소치 허련이 말년에 머물며 그림을 그린 운림산방, 운림산방 바로 아래 새롭게 문을 연 운림삼별초공원, 울돌목의 세찬 물살과 어우러진 진도대교를 굽어보는 진도타워(녹진전망대)도 진도 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진도타워(녹진전망대)→진도전통식품(복령조화고 제조)→서망항→급치산전망대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
진도전통식품(복령조화고 제조)→진도향토문화회관(토요민속여행 공연 관람)→서망항→급치산전망대→세방낙조
· 둘째 날 : 접도웰빙등산로→운림산방→운림삼별초공원→진도개테마공원→진도타워(녹진전망대)

관련 웹사이트
· 진도군 관광문화 http://tour.jindo.go.kr
· 진도군 진돗개(진돗개테마파크) http://dog.jindo.go.kr

문의 전화
· 진도군청 홍보계  061-540-3033
· 진도군 관광안내소  061-542-0088
· 진도전통식품          061-542-0011
· 진돗개테마파크  061-540-6331
· 운림산방  061-540-6286
· 운림삼별초공원  061-543-2002

대중교통
버스> 서울-진도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7:35, 09:00, 15:30, 17:35) 운행, 약 5시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진도공용터미널  061-544-2121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목포 IC→목포대교→고하대로→대불로→우수영교차로→진도대교→진도읍→지산면

숙박
· 지중해펜션 : 지산면 세방낙조로, 061-542-9600, www.jdjijoonghae.com
· 태평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7000
· 프린스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2251

식당
· 신호등회관 : 꽃게비빔밥·간장게장, 진도읍 남동1길, 061-544-4449
· 나주곰탕 : 곰탕, 진도읍 남동1길, 061-542-7179
· 옥천횟집 : 회정식, 진도읍 철마길, 061-543-5664
· 다도해관광회센타 : 생선회, 지산면 세방낙조로, 061-543-7227

주변 볼거리
신비의 바닷길, 남도석성, 용장산성, 관매도, 국립남도국악원, 가계해수욕장, 진도해양생태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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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