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찾아서 ②전남 진도군 김영숙 명인

맛 좋고 몸에도 좋은 약떡을 만들다

­­진도 지산면에서 대한민국 식품명인 53호 김영숙 선생을 만났다.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인상이다. 그가 명인이 된 것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복령으로 만든 ‘복령조화고’ 덕분이다. 복령조화고는 조선 시대에 가정 살림 전반에 관해 기술한 <규합총서>에도 나올 만큼 조상 대대로 즐겨 먹던 전통 떡이다. 백설기와 비슷한데 멥쌀과 복령을 주재료로 만들어 복령조화고라 한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쉽게 복령떡이라고 부른다.

 

시간과 정성으로 빚어낸 전통 떡 ‘복령조화고’
직접 재배·생산한 재료 사용해 만족감 두 배

김영숙 명인은 춘궁기에 복령을 캐서 덥석덥석 베어 먹기도 하고, 설을 쇠기 위해 복령 가루를 넣어 조청을 고았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때는 복령이 귀한 약재인 줄도 몰랐다. 명인이 복령조화고를 안 것은 1966년 지산면으로 시집오고 나서다. 시할머니에게 떡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시댁에서는 손이 많이 가도 큰일이 있을 때마다 복령조화고를 냈다.
복령은 벌채한 소나무나 죽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버섯으로, 땅속 30cm 깊이에서 자란다. 이뇨, 강장, 진정에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김영숙 명인은 문중 산에서 캔 복령을 바로 냉동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가루를 내서 쓴다. 울퉁불퉁하고 못생겼지만 달고 심심한 맛이 떡 재료에 적당하다. 멥쌀에 복령, 산약(마), 검인(가시연밥), 연자육(연꽃 씨앗)을 넣고 사탕가루로 맛을 내는 것이 전통적인 조리법이다.
우리네 전통 떡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든다. 복령조화고도 손이 많이 가는 떡이다. 먼저 불린 멥쌀을 가루 내고 복령, 산약, 검인, 연자육도 곱게 가루를 낸다. 사탕가루 대신 꿀을 넣고 체에 여러 번 내린다. 체에 내리는 작업은 두 번 정도 기계를 쓰지만, 손으로 두어 번 더 내려야 한다. 예전에는 전 과정을 손으로 하느라 힘들었다. 고운 가루를 내려야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좋은 떡이 완성되므로 절대 게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곱게 내린 가루는 물에 적신 면포를 덮어 숙성시킨다.

건강과 맛 담은
명인의 떡

숙성된 가루는 시루에 찌는데, 김영숙 명인은 직접 짜 맞춘 나무 시루를 쓴다. 옛날에는 질시루를 사용했으나, 찌는 동안 물방울이 맺혀 떡에 스며드는 걸 보고 여러 재질을 시험해본 결과 나무 시루가 가장 좋았다. 시루에 면포를 깔고 떡가루를 평평하게 올린 뒤 두꺼운 면포를 덮어 20분간 찐다.
김이 하얗게 오른 떡은 보기에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생김새는 백설기와 비슷한데, 복령조화고는 황토색이 살짝 도는 아이보리색이다. 떡이 두꺼우면 찌는 시간이 길어지고, 가루 무게에 눌리기 때문에 손가락 한 마디 두께로 만든다.
복령을 비롯해 여러 가지 약재를 넣지만, 약 냄새나 쓴맛이 없다. 또 백설기는 먹다 보면 목이 메는데, 복령조화고는 물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넘어간다. 씹을수록 침이 나와 부드럽게 넘어가고 소화도 잘된다. 사탕가루 대신 꿀을 넣어 그런지 달지 않으면서도 자꾸 손이 간다. 아이들도 맛있다며 연신 집어 먹는다.
명인의 떡은 건강과 맛을 고루 담아낸다. 단맛이 강하거나 수입 쌀과 저렴한 재료를 쓴 떡을 파는 곳이 많은 요즘도 명인은 직접 재배하거나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를 고집한다. 전통적인 비율에 따라 만든 복령조화고도 약재의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아이들이나 한약재를 싫어하는 이들을 위해 복령의 비율을 낮추고 하트 모양으로 포인트를 준 떡도 있다. 소화력이 약해진 환자들에게 약떡으로 알려져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주로 판매되고, 선물용으로도 사랑받는다. 진도 특산물인 검정쌀과 구기자로 만든 검정쌀떡, 구기자한과도 명인의 자랑거리다. 바쁜 아침에 빵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명인이 만든 떡 한 조각이면 거뜬하겠다.

4월부터 꽃게가 넘쳐나는 진도 서망항
6월 산란기에 볼 수 있는 다양한 꽃게 요리


진도의 4월은 꽃게를 몰고 온다. 진도 남쪽 서망항은 4월부터 5월까지 꽃게가 넘쳐난다. 진도 일대에서 잡은 꽃게는 모두 서망항으로 하역해 경매를 마친 뒤 전국으로 팔려 나간다. 그물을 사용하는 타 지역과 달리 진도는 통발을 던져 꽃게를 잡는다. 덕분에 살아 있는 시간이 길고, 살이 더 꽉 찼다.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서망항을 찾는 이유다.
꽃게잡이 어선은 바다에 정박해 있고, 운반선이 항구와 어선을 오가며 꽃게를 나른다. 오전 11시에 경매를 시작하고, 물량이 많을 때는 오후 1시에도 열린다. 운반선에서 내린 꽃게는 크기별로 분류 작업을 거쳐 수조에 넣으면 다시 헤엄친다. 진도 앞바다는 6월부터 산란기를 맞아 꽃게 금어기가 시작되는데, 산란 전인 지금이 살도 많이 오르고 알도 꽉 차 맛이 좋다. 꽃게찜, 꽃게탕, 꽃게살비빔밥, 간장게장 등 다양하게 요리한 꽃게가 달다. 

진도의 새로운 명소로 접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의신면 남쪽에 있는 접도는 연륙교가 놓여 접근하기 쉽다. 섬이 대부분 원시적인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되었으며, 섬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접도웰빙등산로가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 능선과 계곡,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는 안내 표시, 일부 구간의 계단과 목책, 밧줄 정도를 제외하면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데다, 등반 중에는 인가나 건물이 전혀 없다. 

1코스는 수품항과 아홉봉을 잇는 3.5km 구간으로 왕복 1시간 걸리고, 2코스는 여미주차장-쥐바위-거북바위-병풍바위-부부느티나무-여미사거리-작은여미(동백계곡)-솔섬해안-작은여미-말똥바위-여미사거리-여미주차장으로 돌아오는 9km 구간으로 4시간 정도 걸린다. 2코스가 훨씬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다. 바다와 해변, 바위 절벽이 어우러진 작은여미와 솔섬해안이 특히 인상적이다. 솔섬바위 끝 조망대에 서면 등산로 출발점부터 능선과 동백계곡, 작은여미 등 접도웰빙등산로가 한눈에 펼쳐진다.

자연 그대로의
접도 웰빙등산로

고개를 들면 활짝 핀 동백꽃이 머리 위를 비추고, 고개를 숙이면 수풀에 숨어 있던 들꽃이 수줍게 인사를 한다. 남산제비꽃, 산자고, 노루귀, 현호색 등 봄꽃이 등산로 곳곳에 피었다. 5m가 넘는 모새나무와 이팝나무, 제주도와 전남 지역에서 자생하는 지네발난 같은 희귀 식물도 눈에 띈다. 봄부터 가을까지 들꽃이 피고 지며, 상록활엽수가 많아 겨울에도 싱그러운 초록이 가득하다.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 초등학생은 물론 70대 어르신도 도전해볼 만하다.
진도의 상징인 진돗개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진도개테마파크를 찾으면 흥미진진한 경주와 공연을 볼 수 있다. 평일에는 진돗개 공연이 세 차례 있고, 주말에는 공연 외에도 진돗개 경주와 어질리티(장애물 경기)까지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진도 남서쪽 바다의 조도 일대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지산면 급치산전망대에 오르면 그림처럼 펼쳐진 풍광을 조망하기 좋다. 세방낙조전망대 주변으로 분위기 좋은 펜션이 많은데, 방 안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 인기다. 남종화를 대표하는 소치 허련이 말년에 머물며 그림을 그린 운림산방, 운림산방 바로 아래 새롭게 문을 연 운림삼별초공원, 울돌목의 세찬 물살과 어우러진 진도대교를 굽어보는 진도타워(녹진전망대)도 진도 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진도타워(녹진전망대)→진도전통식품(복령조화고 제조)→서망항→급치산전망대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
진도전통식품(복령조화고 제조)→진도향토문화회관(토요민속여행 공연 관람)→서망항→급치산전망대→세방낙조
· 둘째 날 : 접도웰빙등산로→운림산방→운림삼별초공원→진도개테마공원→진도타워(녹진전망대)

관련 웹사이트
· 진도군 관광문화 http://tour.jindo.go.kr
· 진도군 진돗개(진돗개테마파크) http://dog.jindo.go.kr

문의 전화
· 진도군청 홍보계  061-540-3033
· 진도군 관광안내소  061-542-0088
· 진도전통식품          061-542-0011
· 진돗개테마파크  061-540-6331
· 운림산방  061-540-6286
· 운림삼별초공원  061-543-2002

대중교통
버스> 서울-진도 :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7:35, 09:00, 15:30, 17:35) 운행, 약 5시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진도공용터미널  061-544-2121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목포 IC→목포대교→고하대로→대불로→우수영교차로→진도대교→진도읍→지산면

숙박
· 지중해펜션 : 지산면 세방낙조로, 061-542-9600, www.jdjijoonghae.com
· 태평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7000
· 프린스모텔 : 진도읍 남동1길, 061-542-2251

식당
· 신호등회관 : 꽃게비빔밥·간장게장, 진도읍 남동1길, 061-544-4449
· 나주곰탕 : 곰탕, 진도읍 남동1길, 061-542-7179
· 옥천횟집 : 회정식, 진도읍 철마길, 061-543-5664
· 다도해관광회센타 : 생선회, 지산면 세방낙조로, 061-543-7227

주변 볼거리
신비의 바닷길, 남도석성, 용장산성, 관매도, 국립남도국악원, 가계해수욕장, 진도해양생태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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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