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조현아의 유전유죄를 바라보며
<황천우의 시사펀치> 조현아의 유전유죄를 바라보며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15.04.13 1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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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사건이 법의 심판대에 올라섰을 때 아연실색했다. 물론 그녀의 행동이 괘씸하기 그지없었고, 곁에 있었다면 그녀보다 오랜 기간 이 땅에 살았던 사람으로서 비 내리는 날 먼지 날리도록 패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법으로 그녀를 심판하기 힘들 거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을 비웃듯 검찰은 거침없이 기소했고 또 1심 법원은 그녀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그것도 회항과 항로 변경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말이다.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는 과정과 결과로 ‘억지춘향식’으로 꿰맞춘 듯 보였다.

조현아 측 역시 기가 찬지 1심 법원 판결에 불복하며 항고했고, 지금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하여 과연 이게 타당한 일인지, 상식에 입각한 글쟁이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회항이라는 단어의 의미다. 회항(回港)은 ‘돌아오다’라는 의미의 ‘回’와 ‘항구 즉 비행기의 경우 공항’을 의미하는 ‘港’으로 합하여 ‘공항으로 돌아오다’를 의미한다.

이 부분에서 항(港)은 차치하고 회(回)의 의미를 정확하게 살펴보자. 문을 의미하는 구 (口) 두 글자가 합해져 한 글자가 되었다. 이는 문을 나섰다가 다시 문으로 돌아옴을 의미한다.

이를 근거로 회항의 의미를 정확하게 진단하면, 회항이란 공항을 나선 비행기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옴을 의미한다. 그런데 조현아가 탑승했던 비행기가 공항을 떠난 적이 있는가. 그런데 그게 어떻게 회항인가.

다음은 항로 변경에 대해 살펴보자. 항로(航路)의 의미는 너무나 단순하고 명료하다. 항로는 ‘비행기가 통행하는 공중의 길’이다. 그런데 조현아가 탑승했던 비행기는 공중은커녕 공항도 벗어나지 않았는데 얼토당토 않는 항로 변경이라니.

이번에는 조현아의 경우로 인해 회항이나 항로 변경이 이루어졌을 경우를 살펴보자.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누구 책임인가. 당연하게도 운행을 방해한 조현아보다도 그녀가 탑승했던 비행기의 기장의 책임이 실로 막중하다.

승객의 안전에 무한책임을 지녀야 할 기장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승객 중 한 사람에 불과했던 조현아를 제압하지 않고 그에 순응한 일은 기장으로서 기본적인 책무도 다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당연하게도 회항이나 항로 변경이 법의 심판 대상이 아니라 돈 많은 조현아의 괘씸하기 이를 데 없는 ‘갑질’이, 즉 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국민정서 위반 부분이 심판 대상이라는 점이다.

각설하고, 조현아 사건의 진행과정을 살피며 대한민국의 사법체계를 들여다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법에 충실해야 할 법원이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국민정서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법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최근에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목격했다. 지난 시절 유죄로 판결되었던 여러 사건들이 시간이 흘러 무죄로 다시 재조정된 일들인데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다. 법에 종사하는 인간들이 법에 충실하지 않고 그저 남의 눈치만 살펴 판단하니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조현아의 항소심 결과가 눈에 훤하게 그려진다.

‘지금까지 감옥에 있던 기간만큼의 실형과 집행유예’로.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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