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부패와 전면전, 성공할까?
<황천우의 시사펀치> 부패와 전면전, 성공할까?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15.03.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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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그리도 애지중지하던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임을 처리하고 이완구 국무총리를 내세운 이후 부패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했다. 이 과정을 살피면 불현듯 고려 말 신돈을 내세워 개혁의 기치를 올렸던 공민왕이 생각난다. 왜 그런지 잠시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공민왕은 원나라가 통치하던 시기에 원에 의해 마지막으로 보위에 올랐던 개혁적인 인물로,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원 황실의 여인 즉 ‘노국대장공주’와 혼인하게 된다.

공민왕은 초기에 노국공주에 대해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며 원나라의 속박에서 벗어나려 노력한다. 당연히 원나라와 마찰이 불거지는 그 순간에 노국공주는 고려, 즉 공민왕을 선택하고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공민왕은 이후 노국공주의 사랑의 노예가 된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의 결실을 맺으려는 순간 노국공주가 생을 달리하고 이후 공민왕은 정치에서 멀어지며 오로지 노국공주에 대한 그리움으로 일관한다. 그리고 한순간 왕권 강화를 목표로 역사에서 요승으로 기록되고 있는 신돈을 앞세운다.

공민왕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신돈은 이제현 등 신진사대부를 등용하여 ‘전민변정도감’을 설치하여 당시 권력을 독점하고 있던 권문세가들의 권리를 약화시키는 데 주력한다. 그 일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나타내지만 머지않아 신돈이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첩을 거느리며 주색에 빠져들고 심지어 권력까지 장악하려 시도한다. 결국 그의 권력욕과 부패는 권신들의 집중포화를 맞게 되고 또 공민왕 역시 의심하게 되면서 권좌에서 물러나 비참한 종말을 맞이한다. 결국 신돈을 앞세웠던 실패한 개혁은 후일 고려왕조 멸망의 단초가 된다.

이제 공민왕을 박근혜 대통령에, 노국공주를 김기춘 실장 그리고 신돈을 이완구 총리에 비교해보자. 어리둥절할 정도로 비슷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자신의 슬로건이었던 민족대통합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나아가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조작했던 김기춘씨를 비서실장에 임명하여 절대적 신임을 주었다.

그리고 그가 떠나자 전과는 180도 다른 행동양식을 보이고 있다. 불통이 갑자기 소통으로 전환되면서 부패의 화신이라 불리어도 손색없는 이완구에게 칼을 쥐어주었으니, 이 두 부류를 비교하면 전혀 별개의 인물들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부패와의 전면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다. 벌써 일부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해코지로 규정내리기 시작했고, 이후 자칫 잘못하면 ‘똥 묻은 개’와 ‘겨 묻은 개’ 타령이 이어질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명분은 그럴싸한데 그 시기와 주체 등 이번 부패 척결의 본질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여하튼 역사를 거론했으니 역사로 마무리 짓자. 고려를 멸하고 조선의 실질적 창시자인 태종 이방원과 조선의 개국공신이며 이방원의 스승이었던 한상경 간의 대화 내용이다.

“내가 즉위한 처음에 경(卿)이 나에게 ‘임금 노릇 하기가 어려운 줄 알아야 되고, 아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행하기가 어려운 법이다’고 말해 주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그 말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러자 한상경이 “신이 한 말을 잊지 않고 계시니, 다시 한 말씀을 아뢰겠습니다”면서 덧붙인다.

“처음이 없는 사람은 없으나 마무리를 잘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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