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르포> 난교클럽에선 무슨 일이…

평일엔 스와핑, 주말엔 집단성교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늦은 밤, 술집이 즐비한 번화가를 걷다보면 간혹 ‘Membership Club’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호기심이 발동해 업소로 입장할라치면 굳게 닫혀 있거나 사장으로부터 출입을 제지당하곤 한다. 말 그대로 회원제로 운영되는 업소이므로 누구에게나 출입을 허용하지는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멤버십 클럽은 성 소수자들을 상대로 운영되는 게이바로 알려져 있으나 독특한 성적 취향을 지닌 사람들의 모임 장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한 멤버십 클럽에서 부부, 커플, 싱글들이 독특한 성 교류 모임을 가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기자가 직접 방문해봤다.

  
부부, 커플, 싱글들의 독특한 성 교류 모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기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해당 모임의 인터넷 카페 가입이었다. 이미 1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이 카페의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카페가 요구하는 질문에 답해야만 했다. 가장 먼저 물어본 질문은 부부인지, 커플인지였다. 싱글이라고 적은 후 기자의 신체 사이즈와 나이, 그리고 직업, 성격, 가입경로에 대해 대답했다.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댓글 5, 게시글 1, 방문 2회 이상을 이수해야 했다. 일주일이 넘도록 정회원은 승낙되지 않아 대부분의 게시글 확인이 불가했다. 게시글의 제목만 보며 추적한 끝에 그들만의 모임 장소인 한 클럽의 이름을 알아냈다. 인터넷포털사이트인 다음과 네이버에 그 클럽을 검색해보았지만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글을 검색해 보니 클럽 관련 글 몇 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클럽 사장의 연락처를 알아낸 후 지난 23일 클럽 방문 예약을 문의했다. “매일 저녁 9시에 오픈하지만 금일은 예약 팀이 없으므로 내일 방문하시길 권한다는 운영자의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맘놓고 프리타임
주말마다 북새통
 

2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1팀에 전화를 걸었다. 클럽 방문 전에 법적 처벌에 대해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성매매업소가 아니고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가 이뤄지는 업소이다보니 어떠한 법적 근거로도 처벌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날 밤 1030분 경기도 부천의 석촌로 184번길을 찾았다. 사장에게 전화를 걸자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오라고 했다. 카페는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을 만큼 철통보안이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사장이 기자를 마중 나왔다. 안내를 받고 클럽으로 들어섰지만 어두운 조명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입구 통로에는 1m 높이의 행거에 수많은 옷들이 걸려 있었다. 그 옷들은 대부분 야동에서나 볼법한 세일러교복, 가죽의상 등의 코스프레 의상이었으며, 벽면 가득 멋스러운 마스크도 걸려 있었다. 기자의 신분을 속이고 방문했기에 홈바에 자리를 잡은 후 사장과 마주했다. 카운터에서는 클럽 외부에 설치된 4개의 CCTV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철저한 멤버십 클럽 운영을 위해 설치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사전 방문 예약 없이는 그 어떤 손님도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단다.


 
사장은 클럽 방문 경로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카페 가입 후 호기심이 발동해 오게 됐다고 설명하자 그제야 사장은 미소를 보이며 상냥한 말투로 기자를 상대했다. 사장은 회원정보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기자의 회원 자격을 우수회원으로 변경해줬다.
 
중앙에 대형 침대…뒤엉켜 그룹섹스
커플 바꿔 관계…파트너 빌려주기도
 
은은한 조명만이 간신히 클럽을 비추고 있어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클럽 양 벽면으로 테이블이 5개씩 총 10개의 테이블이 있었으며, 클럽의 정중앙에는 대형 침대가 놓여 있었다. 족히 20명은 누울 수 있을 만큼의 커다란 빨간색 가죽침대였다. 홈바 우측편 복층과 테이블 끝 부분에도 침대가 2개씩 놓여 있었다. 분위기를 보아 인테리어용 침대는 아니었다.
 
사장은 휴대전화를 꺼내어 외국인들이 한 공간에서 그룹성교를 갖는 사진을 보여줬다. 주말이면 이 사진 속 장면이 클럽에서 재현된다고 설명해줬다. 평일에는 소수의 팀들만이 클럽을 방문하므로 주로 부부나 커플 간 상대를 바꾸어 관계를 갖거나 남자 측에서 싱글 남성에게 아내 또는 여자 친구와의 교감을 허락해주는 형태로 이뤄진다고 했다.
 

사장은 기자가 혼자 찾아왔다는 점을 고려해 싱글 남성과 싱글 여성 간의 관계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로 평일에는 3~4, 주말에는 15~20팀이 클럽을 방문하며, 방문 팀의 예약 현황은 카페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은 부부나 커플이 80%, 싱글이 20%를 차지하며 주 고객층은 30대 초반에서 40대 중반이라고 했다. 20대 커플과 50대 부부는 각 25% 정도씩 차지한다고 했다. 메뉴판을 살펴보자 가장 저렴한 메뉴는 1인 기준 맥주 10병과 과일안주 세트가 20만원이었으며 12년산 양주 가격은 27만원이었다.
 
찾는 부부 많아
자유로운 성관계
 
클럽에는 기자 외에도 6명의 손님이 한 테이블에 앉아 옹기종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30대 초반 커플이 한 팀이었으며 나머지 두 팀은 40대 부부인 것으로 보였다. 음악 소리에 그들의 대화 내용을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으나 농도 짙은 대화 내용을 포함한 일상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다. 사장은 세 팀의 부부, 커플인데 다들 처음 보는 사이라고 설명해줬다.

 
부부 관계가 소원해진 부부의 출입이 잦다고 한다. 특히 남편의 경우 평소 부인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다가 뭇 남성들로부터 환대받는 부인을 보면 질투심을 느껴 애정이 더욱 생긴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사장은 클럽 방문 이후 관계를 회복한 부부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젊은 커플들은 개방된 성 문화로 인해 자유롭게 상대방을 바꿔 관계를 가짐으로써 지루해진 커플 간의 관계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단다. 사생활을 억압하는 연인 관계에 대한 회의감에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싱글들 사이에서는 자유로운 성 관계가 가능하므로 인기란다. 불법 성매매 업소 출입으로 성병 위험 노출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싱글 남성도 있단다.
 
‘철통보안’ 회원제 멤버십 클럽
독특한 성적 취향 사람들 모여
 
단골손님에 대해 묻자 사장은 자동차딜러로 일하는 31세 미혼남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작은 키에 통통한 체형이며 못생긴 얼굴의 소유자라고 했지만 서글서글한 성품과 애무 기술이 좋아 손님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라고 했다. 연회비 400만원을 지불한 그는 매주 술값 부담 없이 마음 놓고 와서 술을 마시며 부부나 커플의 여성을 탐한다고 한다.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는 27세의 여성은 연예인 못지않은 빼어난 외모와 몸매로 남성 손님으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리나 부인 또는 여자 친구들의 시샘 또한 이기기 힘들다고 한다. 이에 그녀는 방문 예약 시 싱글 남성 5명 이상을 확보해 놓으라는 주문을 빼놓지 않으며 싱글 남성 모두와 함께 교감을 나눈다고 한다.
 
30세의 한 남성은 관음증환자로 이성과의 교감은 피하며 성교를 지켜보는 것에 만족한다고 한다. 그는 야맹증이라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12시에 진행되는 프리타임(성교타임)에 가장 난감해 한다고 한다. 프리타임에는 최소한의 조명만 켜놓은 채 손님들간의 자유로운 성관계를 유도한단다.
 
클럽은 손님들의 구미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었다. 매주 수요일에는 쌔끈 데이가 운영되는데 말 그대로 정말 화끈하게 놀아야만 한다. 매달 진행되는 고정 이벤트로는 란제리코스듐 파티가 있으며 맘에 드는 사람을 지명해 함께 노는 초이스 미팅, 초보를 위한 초보데이, 무료로 마사지를 제공하는 마사지 이벤트, 패티쉬 파티도 진행한다.
 

원활한 클럽 운영을 위한 몇 가지 금지사항도 있다. 첫째 절대 상대 배우자의 허락 없이는 이성을 탐해서는 안 되며, 둘째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에서 질투심으로 인해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셋째 신상 유출이 염려되므로 사진 촬영을 금하며, 넷째 아무리 친하다고 해서 실명을 거론해선 안 되며 닉네임으로 호칭을 대신한다. 마지막으로 여성 손님에게는 일체 술값을 요구하지 않으며 성매매업소가 아니므로 상대에게 돈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는 세 부부들은 번갈아가며 홈바 쪽으로 다가와 기자를 살폈다. 이는 낯선 이와의 관계를 위한 하나의 탐색전으로 보였다. 새벽 1시 무렵, 테이블에 앉아 있던 40대 여성이 잘생겼다며 친근감 있는 말투로 기자에게 말을 걸어왔다. 순간 당황해 얼굴이 화끈거리게 달아올랐고 대충 감사를 표했다. 여성은 사장에게 귓속말을 한 후 자리로 돌아갔다.
 
저 테이블의 다른 여성이 손님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데 어떠세요? 이 시간쯤 되면 보통 관계가 이뤄지거든요.” 사장이 기자에게 말했다. 당황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생각을 해보겠다며 화장실로 몸을 피했다. 대형 침대를 지나다 테이블에서 입맞춤을 하는 한 커플을 목격했으며 여성들의 매서운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일반 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샤워시설이 눈에 띄었다.
 
나홀로족도 출입
싱글은 즉석교감
 
언제쯤 볼 수 있어요?” 사장에게 물었다. 이내 사장은 초보 부부 두 팀이나 방문해 관계 관전은 불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대답했다. 사장이 기자에게 호감을 표시한 여성과의 관계에 대해 재차 묻자 거절 의사를 밝혔고 사장은 더 이상의 요구는 하지 않았다. 이렇듯 상대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 강요는 없으며, 반드시 합의하에 이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새벽 130분이 돼서야 클럽을 빠져나왔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서 박스를 줍고 있는 한 할머니가 있었다. 취재 목적으로 방문했지만 기자도 남자인지라 호기심이 많았던 터, 할머니의 굽은 허리를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지만 기자의 입장에서 이들의 모습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았다. 되레 우리 사회의 추악하게 변해버린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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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