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 거부, 이대론 안된다
<사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 거부,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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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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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라는 프랑스 말이 있다. '고귀한 신분'이라는 노블리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제가 합쳐진 말로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일컫는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억만장자' 워렌 버핏, 'PC의 아버지' 빌 게이츠, 영국 해리왕자 등 특히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심심치 않게 알려져 있다.

버핏은 자신의 재산 중 무려 375억달러(한화 약 41조원) 상당을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에 기부하면서 화제를 흩뿌렸다. 빌 게이츠 역시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이 설립한 재단에 기부했다. 해리왕자는 2007년과 2008년, 2012년, 2013년에 각각 아프간 전쟁에 자원 참전해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관련한 미담 사례는 외국에서는 왕왕 들려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요원하기만 한 상황이다.

안타깝게도 '법치국가'를 표방하면서도 국내 일부의 사회 고위공직자들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정부·지방자치단체의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재산공개가 이뤄졌는데, 이에 대한 고지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 거부가 수년째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할 공개대상자인 행정부 고위공무원, 국립대총장, 공직유관단체 임원, 지자체단체장, 광역의회의원, 시·도 교육감 등 1825명의 사회 고위층 인사들 중에서 491명(26.9%)이 부모나 자녀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고지거부는 독립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있는 직계존비속의 경우 재산고지 거부를 할 수 있는 제도다.

"고지거부가 재산공개의 구멍"이라는 여론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해 정치권에서 부랴부랴 고지거부 기준을 한층 강화했지만 이 역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또 신고됐다고 하더라도 재산의 액수에 대한 진실여부도 여전히 논란이다.

지난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정기 및 수시 재산공개 대상자 2373명 전체 신고내역을 심사했는데, 10.5%인 303명의 재산이 실제와 신고내용이 달랐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이달 31일부터 시행예정인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안을 보면, '등록의무자는 재산과 그 가액, 취득일자, 취득경위, 소득원 등을 거짓으로 기재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피부양자가 아닌 사람은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재산신고사항의 고지를 거부할 수 있으며 3년마다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부칙을 뒀다.

개정안에는 징계 및 벌칙도 담고 있다. 제22조에는 '공무원이나 유관단체 임직원이 재산등록이나 거짓자료를 제출한 경우 해임 또는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공직자들이 재산공개를 거부해 징역형을 받았다거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냈다는 언론보도는 단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다. 비단 우리 국민들이 외국의 사례처럼 고위공직자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을 요구하는 것도, 청렴·결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정해진 관련법을 잘 따라주기를 바랄 뿐이다. '누구는 공개하고 누구는 공개 안 했다'는 보도를 보며 이마를 찌푸리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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