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식 ‘섹스 전도’ 소문과 진실

몸 섞는 포교…몸파는 여신도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최근 이단 종교의 엽기적인 행태가 담긴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면서 ‘사이비종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과거에 ‘섹스 포교’를 당했다는 남성의 사연도 덩달아 재조명받고 있다. 한때 논란을 일으켰던 섹스 포교 폭로 기자회견을 중심으로 충격적인 사연을 재구성해봤다.
 
 
중년남성 A씨는 2013년 11월16일과 12월4일 두 차례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사이비종교 여전도사 B씨에게 ‘섹스 포교’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그가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사랑했던 B씨가 사이비종교를 탈퇴하길 바라는 마음과 자신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 준 사이비종교의 추악한 실체가 이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득 어느날
다가온 그녀
 
A씨는 2012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1년3개월가량 사이비종교를 경험했다. 이 종교의 신학원 과정까지 수료할 정도로 열심이었다. 그를 사이비종교로 인도한 건 유부녀 전도사 B씨였다. 혼자 살던 A씨에게 B씨의 존재는 마른땅에 단비와 같았다.
 
재미한인회 회장을 지낸 A씨는 한미 FTA 체결을 위해 미국 하원의원들을 만날 정도로 활동영역이 넓은 인물이었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인사였다. 그러나 자녀들의 독립과 아내와의 이혼은 그를 한없이 외롭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A씨는 사업 차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2년 이명박 정부시절 청와대 초청행사였던 ‘해외 한인지도자 초청 4대강 순방 프로그램’에 초대돼 60여명의 재외교포들이 두 버스에 나눠 탔다.
 
버스에는 두 여성이 있었다. 이들은 버스에서 엔터테이너 같은 역할을 했다. 개그, 유머, 게임 등 사람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있는 여성들이었다. 버스 타고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였다. 이때 A씨는 한 여성을 눈여겨봤다. 번호를 교환하고 카톡을 주고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의 외로움을 이 여성에게 털어 놨다. 평일에 다양한 취미생활을 해도 외롭다는 얘기였다.
 
그러자 이 여성은 “당신에게는 좋은 친구가 필요할 것 같다”며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여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여자가 B씨였다. 첫 데이트는 일산 호수공원에서 즐겼다. A씨는 B씨의 외모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살갑게 대해주는 태도도 고마웠다. 이들은 영종도 왕산 해수욕장에서 가벼운 스킨십을 시작으로 점점 더 깊은 관계를 예고했다.
 
B씨는 “남편은 있지만 싱글이나 마찬가지”라며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만남의 횟수가 잦아지면서 호칭도 달라졌다. ‘오빠’ ‘자기’ 등 A씨는 청춘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뿐만 아니라 B씨는 “혼자 살기 힘들지 않냐” “밥을 차려주고 싶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결국 A씨가 사는 오피스텔 호수를 알아냈다. 
 
B씨는 꽃무늬 원피스 차림으로 A씨의 오피스텔에 방문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B씨는 “날씨가 너무 덥다”며 샤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샤워를 하고 나온 B씨를 A씨가 지켜만 봤을 리 없다. 이들은 이날 처음으로 격렬한 섹스를 했다. 혼자 살던 A씨의 외로움이 단번에 씻겨 내려갔다. 
 
세 번 만나고
자연스레 동침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꿈에 자기 엄마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A씨의 어머니는 모 사이비 단체 출신이었다. A씨의 어머니는 결국 정신착란 증세를 앓다가 쓰러졌다. A씨는 자신의 아픔을 B씨에게 토로했다. 그러자 B씨는 “사실 나는 전도사야. 엄마가 꿈에 나타나 간곡히 자기를 잘 인도해 달라고 부탁하셨어. 그래서 이렇게 관계까지 맺게 된 거야”라고 했다. A씨는 B씨가 다니는 교회에 출석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함께 성경공부를 했다. 그런데 A씨는 요한계시록을 배우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어머니가 빠졌던 사이비 단체와 교리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성경공부에 정작 예수님은 없었다. B씨는 성경을 봉함된 비밀이라며 말세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풀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의 대리자를 알아야 구원을 받는다고 했다. 
 
 
결국 B씨는 자신이 속해 있는 사이비종교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부 이야기를 들려줬다. 빚을 내면서 헌금을 내는 사람, 전도에 목매다 가정이 파탄난 사람 등. 그러나 A씨는 처음처럼 B씨를 대했다. 격렬한 섹스 뒤에 찾아오는 행복감이 그의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한 것이다.
 
1대1 성경공부 하자며 오피스텔 방문
갑자기 옷벗어 던지고 ‘몸으로 과외’
 
이후 형식적으로 30분 정도는 어색하게 성경공부를 하는 척 했다. 그리고 약속했다는 듯 섹스를 즐겼다. 그러다 차츰 성경공부는 생략됐고 매번 술까지 마셔가면서 점점 야릇하고 음탕한 섹스를 즐기게 됐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질탕한 섹스를 이어가던 도중 B씨는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센터에 가서 공부를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이후 A씨는 오피스텔에서 나와 센터 인근으로 이사까지 했다. 심지어 A씨는 3년간 막대한 돈을 들여 준비하던 사업도 접고 사이비종교 활동에 ‘올인’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B씨를 위해 뭐든 하겠다고 생각했다. ‘전세계로 확장해 갈 화장품 사업을 구상 중이다. 3억원을 들일 계획이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사이비종교 포교화에 사업 전체를 바치고 헌신하겠다. B씨가 원하는 사람이되는 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할 일이다.’
 
그런데 아무리 헌신하려 해도 어머니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사이비종교를 하나하나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면 B씨는 두 눈을 치켜뜨고 A씨에게 화를 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몇 번을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고서야 그녀는 다시 돌아왔다. 
 
A씨는 생업도 학업도 모두 버리고 교주에게 충성하기를 강요하는 B씨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게 됐다. 참을 수 없는 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포교였다. A씨에게 사회 저명인사를 포섭하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이다. 특정 포럼의 원장급, 모 아카데미 이사급 등. 그중 A씨와 친분이 있던 모 포럼 원장은 이들의 신앙강좌에 초청을 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이보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건 B씨의 포교행위였다. B씨는 A씨를 만나기 전 이미 3명의 남자들을 포교한 상태였다.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A씨는 나름대로 쿨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포교행위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B씨는 계속 다른 남자를 찾았다. 어떤 예술가를 1대1로 만나 성경공부를 유도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B씨는 그 예술가를  일주일에 2~3번 찾아갔다. 때로는 하루 종일 있기도 했다. A씨는 심각했다. 자신에게 다가올 때와 똑같은 방법으로 예술가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났다.
 
다른 남자도
몸으로 포교
 
A씨는 B씨를 설득했다. “네가 나를 만나기 전에 포교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포교를 했든 따지지 않고 묻지 않을 거야. 그러나 앞으로 다른 사람을 포교하지는 말아줘. 당신 다른 남자 포교하러 다니는 거 못 봐 주겠어. 상대랑 둘이서 1대1로 만나는 거잖아! 뭐하고 다니는 거야!”
 
그러나 설득은 먹히지 않았다. A씨는 사이비종교를 떠나자고 제안했지만 B씨는 “곧 종말이 온다”며 자신의 섹스 포교를 모른 척해달라고 부탁했다. “당신도 이제 교육을 받았으니 나의 전도 행위를 무조건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B씨의 태도는 완강했다. A씨는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남자들을 포교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B씨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A씨는 교리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B씨를 사랑하기 때문에 묵묵히 따랐던 것이다.
 
그리고 2013년 10월6일, A씨는 B씨와 섹스를 하기 위해 샤워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친 그는 잠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B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장난을 치는 것 같았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기에 전화를 걸기 위해 휴대폰을 찾았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노트북도 사라졌다. 불안했던 A씨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차 시동을 걸고 그녀의 집을 찾았다. 그녀의 차가 보여서 안도의 한숨을 쉬려던 찰나, 뒤따르는 경찰차를 마주했다.
 
인터넷 게시판에 관련글 와글와글
대중에 폭로하자 “얼씬 거리지마”
 
경찰은 A씨의 차를 세우며 하차를 지시했다. “앞 차에 있는 여성이 신고했습니다. 같이 서에 가주셔야겠습니다.” A씨는 상황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 책상에 휴대폰과 노트북이 있었다. 경찰은 “이 여성은 당신이 공갈·협박했다는군요. 노트북과 휴대폰에 이 여성의 나체사진이 가득하다면서요? 비밀번호 알려주세요.”
 
A씨는 흥분한 목소리로 “그 안에는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지극히 사적인 일인데 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합니까? 만일 고소된 사건이라면 내 자문 변호사를 선임해서 답변하겠습니다.”
 
 
이어 “이 노트북과 휴대폰은 제 것입니다. 이게 왜 여기 와 있습니까? 제 허락도 받지 않고 이곳까지 물건을 갖고 온 건 문제가 안 됩니까?” 예상치 못한 상황에 B씨는 고개를 숙였다. A씨는 자신의 물건을 들고 경찰서를 빠져 나왔다. A씨의 노트북과 휴대폰에는 경찰 복장, 오피스, 란제리 등 야릇한 모습을 연출한 B씨의 은밀한 사진이 가득했다. 외로울 때 혼자 해결하기 위해 A씨가 저장해 둔 것들이었다.
 
경찰서에 다녀온 일이 있은 뒤 A씨는 B씨에게 사이비종교의 엽기적인 전도방식과 패륜적인 사고방식을 폭로하겠다고 선언했다. 관계가 틀어진 뒤 A씨는 사이비종교 센터 출입을 통제 당했다. 지문인식으로 들어갈 수 있던 출입문에 자신의 지문이 인식되지 않았다. 사실상 퇴출당한 것이다. B씨는 여전히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초 엽기적인
사이비 종교
 
이후 A씨는 B씨가 자신의 험담을 여기저기 퍼뜨리고 사이비종교 관계자들을 만나지 못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자신의 입장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화가 난 A씨는 사이비종교 교주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요약하면 이렇다. 
 
‘▲사이비종교 XX가 나를 섹스를 미끼로 포교했다 ▲나는 성관계를 미끼로 포교 당했는데 내부에서 사용하는 전도사 교육용 자료를 보고 싶다 ▲교주와 후계자 간 예사롭지 않은 관계에 대해 문의했지만 교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
 
A씨는 B씨의 남편에게도 전화했다. 
 
“제가 B씨의 남자였습니다. 아내가 사이비종교에 세뇌를 당해 부도덕한 행동을 계속하고 다니는데 뭐하고 계시는 겁니까? 이를 방조하는 겁니까?” 남편은 묵묵부답이었다.
 
A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이비종교를 ‘종교’로 착각하면 안된다며 교주를 맹비난하면서 사이비 집단이 확산되지 않도록 목숨을 걸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자회견 뒤 B씨로부터 문자가 왔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우리 집에 얼씬 거리지마. 코빼기라도 보이면 바로 고소할거야.”
 
<khle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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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