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1000호 특별기획 ①> ‘5000만 대한민국 현주소’ 국민의 4대 의무 대해부 ③교육

개천서 용? 돈 없으면 공부도 못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쿠레레(currere)’는 ‘달리는 것’이란 의미를 지닌 라틴어다. 이 단어는 이후에 ‘커리큘럼(curriculum)’의 어원이 된다.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달리는 경주마처럼 주위를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과정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비유다. 일요시사가 지면 1000호까지 발간되는데 걸린 시간은 20여년. 그 기간 동안 열심히 달려온 대한민국의 교육을 <일요시사>가 되짚어본다.

한 언론에 따르면 대한민국 교육은 지난 20년간 15회나 변화했다. 전년과 동일한 경우는 겨우 5회뿐이었다. 그마저도 2년을 넘긴 사례가 없다. 그만큼 수험생은 매번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정작 수능을 치는 것은 학생이었지만 그들의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권의 입맛에 따라 변화하기 일쑤였다.

죽어가는
공교육 현장

전문가들은 “대입의 기본인 수능은 변별성과 객관성이 충분히 있지만, 교육당국 스스로 ‘문제가 있다’며 위정자의 입맛에 맞춰 자꾸 손을 대다 보니, 오히려 개악하는 교각살우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부분의 국민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난이도 조절도 매년 실패했다. 그해가 어려웠다면 다음해는 물수능(난이도가 아주 낮은 수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으로 나오기 일쑤였다. 시소처럼 들쭉날쭉하는 난이도에 피해사례는 속출했다.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능 후 정신과 치료를 받는 학생까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수험생 우울증’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스트레스에 의한 반작용도 심각한 수준이다. 수능일 전후로 사회면을 보면 꼭 지나친 음주에 의한 사건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문제는 그 주인공이 수험생이라는 점이다. 2004년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그 당시 세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일부 대입수험생들은 수능이 100일정도 남은 최근과 같은 시기에 그 동안 쌓인 피로와 액운을 한 잔 술로 씻어 내리며 스트레스를 풀고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자는 의미를 부여한 백일주를 마시며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백일주를 마실 때 더 많이 마실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네 종류의 술을 모두 마셔야 네 영역을 모두 잘 치룰 수 있다는 식이다. 백일주를 쉬지 않고 한 번에 마셔야 한 번에 대학 간다는 이야기가 많이 퍼진다고 한다.’ 말 그대로 과열된 입시분위기가 만든 악습이요, 과도한 경쟁이 낳은 미신인 것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교실 풍경은 많이 변화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15개 이상을 유지하던 학급이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생 수 감소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학교가 통·폐합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2001년 <연합뉴스>를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내 농촌지역의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통·폐합되거나 분교장으로 격하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도내 농촌학교 8개교를 인근 학교로 흡수통합하거나 분교장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며 ‘계속되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해 개별 학교체제를 유지하기가 힘든데다 교원 수가 줄어드는 등 교육여건마저 나빠지는 바람에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교실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심각했다. 지나친 입시위주의 교육문화가 정착되다 보니 사교육 비중이 늘어났으나 정작 공교육은 발빠른 입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는 교권이 무너지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지나친 암기위주의 수업도 학생의 흥미를 잃게 해 선생님들은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을 깨우기 바빴다.

교사의 체벌도 사회적 문제로 지적됐다. 학생의 뺨을 때리는 것은 기본이고 교실에 골프채를 들고 와 휘두르는 교사도 있었다. 반대로 체벌로 교사가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있었다. 체벌을 당한 학생이 장면을 촬영한 뒤 교사를 고소하거나 인터넷상에 유포하겠다며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한다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 존사애제는 더 이상 현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활개 치는
사교육 시장
 

2010년 경기도 김포에서는 체벌을 받던 여고생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16살 정양은 학교 운동장에서 체벌을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던 중이었다. 이후 보건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정양은 끝내 숨지고 말았다. 정양은 신장 수술을 2번이나 받은 적이 있는 등 입학 당시부터 몸이 약했던 ‘주요보호학생’이었다는 점에서 학교 측의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했다는 여론이 많았다.


체벌에 의해 자살하는 경우도 있었다. 광주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한 남학생은 자율학습에 2시간 동안 빠졌다는 이유로 담임교사에게 발바닥을 지휘봉으로 100여대를 맞았고 결국 모 놀이터 정자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교육 약화·사교육 강화·유학 활황
공급중심서 수요중심으로 시장 변화

 

문제가 커짐에 따라 2011년 3월18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학생에 대한 신체적 처벌을 금지하는 ‘체벌금지법’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는 지금도 문제로 지적될 만큼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현장의 교사들은 실효성 없는 법으로 오히려 문제만 크게 만든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균관대학교 양정호 교육학과 교수가 ‘2013년 교수·학습 국제 조사(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3)’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에서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교사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갈수록 무너지는 교권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사라지지 않는 군대식 체벌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일보>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수원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양은 “2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교복을 줄여 입은 학생을 불러 뺨을 때렸다”며 “국어 선생님은 ‘나는 체벌 금지법이니 학생인권조례니 신경 안 쓰니 신고할 테면 신고하라’고 소리 질렀다”고 말했다.

이렇듯 급변하는 입시 제도, 교사의 체벌 등으로 공교육은 힘을 잃어간 반면 사교육 시장은 점점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고 JT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초등학생 자녀 한 명당 투자되는 한 달 사교육비가 평균 37만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초등학생 41%는 입학하기 전부터 사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사교육에 노출된 것이다. 사교육비에 지친 학부모들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경쟁위주의 입시 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요원하기만 하다.

교육부가 통계청과 공동 실시한 ‘2014년 사교육비·의식조사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면 2014년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18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 비해 줄어들었다곤 하나 여전히 큰 규모를 자랑하는 사교육 시장은 결국 가계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금액의 총액도 그렇지만 양극화 현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소득격차가 늘어나면서 계층 간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의 차이가 심해지게 되었고 결국 이는 부의 대물림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국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나타나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교육비 지출액이 저소득층보다 8배 정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 같은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으로 예체능 과목에 대한 수요 증가를 꼽는다. 자료에 따르면 예체능 사교육비는 2011년 4만6000원에서 이듬해 4만2000원으로 떨어진 뒤 2013년부터는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음악과 미술, 체육 등 예체능의 1인당 사교육비는 2013년 4만7000원에서 지난해 5만원으로 7% 증가했다. 대한민국 교육이 결국 취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경향은 결국 ‘슈퍼맨’을 요구하는 대기업 문화와 단편적 평가 제도에 의한 폐해로 보여 진다.

떠나는 자식
기러기 증가

사교육은 그동안 입시와 취업 경향에 반응해 꾸준히 변화해 왔다. 인기 과목에 있어서 과거 수학이 주목을 받았다면 이후 영어 열풍이 불면서 영어 과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바 있다. 수요가 증가하니 영어 전문 학원이 학원가를 점령했다. 그리고 이젠 영어 조기 교육 열풍을 넘어 ‘다언어 조기 교육’ 바람으로 번지고 있다.


학부모들이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를 보면 이러한 경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그곳에선 영어, 중국어는 물론이고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다개국 언어 학습을 위한 프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언어를 학습하는 아이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 자기 자녀의 실력을 공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취업난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스펙이 상향평준화되다 보니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지적한다.

그 외에도 사교육 시장은 고급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기존에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사교육이 점점 소규모로 변모되었고 이젠 1:1 과외 형식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부 대형 학원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고수익을 올리는 몇몇 학원이 몸집을 부풀려 기업화되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에 현재 골목에 위치한 중소 학원가는 시장 독점화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강의 시장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는 2000년 4월27일 헌법재판소가 내린 과외금지 위헌결정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1980년 이후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온 과외교육을 전면 허용함에 따라 온라인 강의에 대한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된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시간과 공간에 제한받지 않고 맘에 드는 강사나 학원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온라인 강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관심이 증폭되니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고 결국 최근에는 대형 입시학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시스템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강의 시장의 활성화는 스타강사의 등장으로까지 이어졌다.

국내 사교육으로 성에 차지 않은 학부모들은 자녀를 조기 유학시키는 경향도 갈수록 늘어갔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04년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은 해외 유학과 어학연수 비용 등으로 송금된 돈이 2조원을 넘어섰다고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2014년이 되면서 이는 3조원대로 증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기 직전인 2007년 5조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미치진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잇따른 부작용도 나타났다. 특히 조기유학은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부모가 동행하는 경우가 많아 비용이 몇 배나 더 들었고 ‘기러기 아빠’와 같은 부자연스런 가족관계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대에는 ‘맹부삼천지교’가 더 적합한 표현으로 보인다.

변함없는 건 입시전쟁 뿐
국영수만 잘하는 건 옛말

일각에서는 학부모들이 이렇듯 분별없이 조기유학에 매달리는 현상은 국내 사교육비의 부담 증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서울대학교의 한 교수는 이러한 교육계 전반에 대한 총체적 문제에 대해 “공교육이 부실해 학부모의 위기 의식을 초래한 만큼 대안학교, 자립형 사립학교, 영재학교 등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도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면 교육 문제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써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자립형 사립학교의 경우 현재는 입시학원화 되어 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패한 수능
곳곳서 자살

지난 세월 동안 드러난 교육 문제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공교육 정상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이는 오늘내일의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 또한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결국 지난 20년은 공교육과 사교육, 그리고 유학 등 교육 전반에 대한 사항이 꼬리에 꼬리는 무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교육의 정상화는 요원하기만한 한 것일까. <일요시사>의 지면 2000호가 발간되는 다음 시점에선 과연 어떤 내용의 기사가 실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상한’ 대한민국 교육 현실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논의는 정치 얘기 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누구나 받아본 의무교육에 대한 실효성 부분은 온 국민의 관심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 20년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공교육 기능의 약화, 그에 따른 사교육 시장의 확대, 조기교육 열풍, 봄철 황사처럼 퍼져간 유학바람 등 복잡다변화의 연속이었다.

근대교육의 아버지라 불린 요한 페스탈로치는 “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머리와 손과 가슴이 적절하게 조화된 전인(全人)의 형성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교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공교육·사교육을 떠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전인교육은 고사하고 암기 위주의 교육에 치우치게 됐다. 이에 대해 교육학을 가르치는 어느 대학의 교수는 “대한민국 교육을 아이로 치면 머리만 비대한 가분수다”고 안타까워했다.

비단 현장의 사람들뿐만이 아니다. 결과중심적 평가, 대입 위주의 입시제도 등을 보며 한숨짓는 국민이 태반이다. 이는 1994년부터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때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수능의 도입으로 기존에 대학입시 위주로 흘러가던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경쟁을 더욱 과열시키는 양상이 됐다는 지적이다.

당시 보도된 기사를 보면 그러한 사실이 확연히 드러난다. 매년 성적을 비관해 투신자살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심지어 시험을 치르기 3일전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여고생의 사례도 있었다. 꿈 많던 학생들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러한 현상들이 비단 수능의 도입 때문이라 단정 짓긴 힘들다. 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정권에 따라 갈팡지팡하는 교육 제도와 매년 실패하는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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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