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삼촌이 계속 정치했어야 하는데!”
<황천우의 시사펀치> “삼촌이 계속 정치했어야 하는데!”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15.03.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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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때 일이다. 나이 40이 훌쩍 넘은 여자 조카가 아내에게 바짝 다가앉아 은근하게 입을 연다.

숙모, 숙모는 참 대단해요.”

밑도 끝도 없이 던진 소리에 아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시한다.

요즘 돈도 못 벌어오는 소설가를 데리고 사는 여자가 어디 있어요?”

아내가 잠시 그 의미를 헤아리고는 슬그머니 미소 지으며 나를 주시한다. 하여 내가 나선다.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삼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요즘 여자 중에 누가 삼촌 같은 사람하고 살아요.”

답을 하지 않고 주시하자 조카아이가 막상 말은 해놓고 미안한지 다시 급하게 입을 연다.

삼촌, 그런데 비결이 무엇이에요?”
뭐긴, 삼촌이 정치 잘하니까 그렇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짤막하게 답하자 조카 아이 역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주시한다. 하여 은근하게 그 사연을 들려준다.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그런데 아내는 기독교를, 그야말로 맹렬하게 믿는다. 그런 아내가 내가 본격적으로 글쟁이로 나서자 은근하게 협박 겸하여 저를 위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교회에 가 줄 수 없겠느냐 요구해왔다. 그러자 내가 더욱 치고 나섰다.

당신이 가자고 하면 내가 지옥인들 못 가겠나. 그런데 그 정도 교회쯤이야.”

이야기를 듣고 나자 잠시 조용했던 분위기가 한바탕 웃음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웃음이 멈출 즈음 조카아이가 다시 입을 연다.

삼촌이 계속 정치를 했어야 하는데.”

조카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정치, 한 마디로 카오스에 빠진 현실을 살펴본다. 나는 그 사유를 정치를 하고 있고 또 그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정치의 기본도 모르기 때문이라 강변한다.

그를 위해 우리 정치판을 살펴보자. 아이러니하게도 현 위정자 중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보기 힘들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타 직종에서 오랜 기간 종사하다 정치판으로 유입된 사람들로, 사실 정치에 대해서는 문외한들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지금까지 지니고 있던 사고와 정치 논리가 맞지 않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법관 출신들은 남을 재단하려는 습성에 빠져 있고 또 사업하던 인간들은 국민을 그저 저들이 팔던 상품의 구매자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여타 직종에 종사했던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치는 김종필 전 총리의 말대로 예술, 그것도 종합예술에 가깝다. 즉 나의 생각을 너의 생각으로, 나아가 국민의 생각으로 만들어 가는 게 정치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현 위정자들은 그 반대의 행동양식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 애초에 안중에도 없고 또 너란 존재는 그저 나의 입신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시쳇말로 정치는 개판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 특히 미래에 정치의 본질은 누가 뭐라 해도 상생이다. 아울러 그 과정에 위정자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상호간의 신뢰로 이 부분에 역점을 둔다면 나처럼 돈 못 벌어 와도 용서된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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