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LPGA 한국낭자군의 파워

올스타전 방불 ‘LPGA 르네상스’ 이끈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을 전망이다. 1월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개막전 코츠 골프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11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올 시즌 LPGA투어는 33개 대회에 걸쳐 총상금 6160만달러(약 682억원)가 걸려 있다. 상금 액수로만 보면 역대 최대 규모다. 여기에 각국 투어를 주름잡았던 대형 신인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LPGA는 르네상스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 LPGA 투어 올스타전 뺨쳐
태극낭자들의 ‘굿-시나리오’는?

Q스쿨 수석 이민지·알리슨 리 돌풍 예고
LPGA 신인상 노릴 태극낭자 거센 태풍

지난해 LPGA투어의 핫이슈는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의 등장이었다. 슈퍼 루키 리디아 고는 데뷔 첫해 3승을 거두면서 단숨에 LPGA의 강자로 떠올랐다. 여기에 한국의 이미림이 2승을 거두면서 신인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에는 루키 돌풍이 더욱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국내 여자프로골프 대상 수상자인 김효주와 장타자 장하나, 지난해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우승자 백규정, ‘역전의 여왕’ 김세영 등 걸출한 신인들이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했던 호주 동포 이민지와 재미동포 알리슨 리도 주목해야 할 신예다.
올 시즌 LPGA투어는 올스타전을 방불케 한다. 박인비, 리디아 고, 스테이시 루이스 등 ‘빅3’가 건재한 가운데 한국의 대형 신인들이 대거 합류해 대회 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루키 태극낭자들
내친김에 신인왕

올 시즌 루키 가운데엔 김효주와 백규정이 가장 눈에 띈다. 김효주는 리디아 고도 아직 차지하지 못한 메이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그는 남녀 메이저 통틀어 최저타인 61타를 기록하며 우승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백규정은 지난해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압박붕대 투혼을 펼친 끝에 정상에 올라 LPGA투어 직행티켓을 따냈다. 탄탄한 실력에다 두둑한 배짱까지 갖춘 김효주와 백규정이 가세하면서 한국 자매들의 우승 레이스도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국내 장타 부문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장하나와 김세영도 대포 장전을 마쳤다. 장하나는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실력을 입증했다.
국내에서 2013년과 2014년 장타왕을 석권한 김세영은 270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가 돋보인다. 올해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공동 6위로 통과한 김세영은 뜨거운 한·미 대포 경쟁을 예고했다. 그동안 LPGA투어에선 렉시 톰슨, 브리타니 린시컴, 미셸 위 등 미국의 장타자들이 두각을 나타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세영은 “린시컴·톰슨과 라운드를 했는데 거리가 비슷하게 나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Q스쿨을 공동 수석으로 통과한 이민지와 알리슨 리도 개막전부터 출격하며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호주판 리디아 고’로 불리는 이민지는 프로 데뷔 전까지 줄곧 아마추어 랭킹 1위를 유지했다. 카리 웹과 함께 호주 대표로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에도 참가했던 그는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리디아 고 못지않게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화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알리슨 리는 지난해 미국 대학 최고의 여성골퍼에게 주는 안니카상을 받은 유망주다.
이밖에 박희영의 동생 박주영도 호쾌한 장타로 관심을 끌고 있는 루키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23승에 빛나는 요코미네 사쿠라와 타이거 우즈의 조카 샤이엔 우즈, 태국의 샛별 아리야 주타누가른 등도 올 시즌 LPGA투어에 데뷔한다.
샤이엔 우즈는 ‘타이거 우즈의 조카’ 꼬리표를 떼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나는 삼촌과 다른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올해 LPGA투어를 통해 골퍼로서 존재감을 알리겠다”고 말한다. 아리야 주타누가른은 강력한 ‘장타퀸’ 후보다. 키가 170cm 정도지만 덩치가 좋아 폭발적인 샷을 때려낸다. 그는 ‘장타왕’ 김세영과 Q스쿨에서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매번 김세영보다 20야드를 더 보냈다고 한다.
이들 외에 LPGA투어의 2부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 생애 첫 승을 포함해 2승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2위로 미국 진출 6년 만에 LPGA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쥔 곽민서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지역의 8개 명문 사립대) 프린스턴 대학 출신 최초로 풀시드를 획득한 재미교포 프로골퍼 켈리 손 그리고 워싱턴대학교에 재학 중인 재미교포 김수빈도 주목할만한 특급 루키들이다. 2015년 LPGA투어 올해의 신인상 경쟁이 여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여 골프팬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신인왕 후보‘바글’
주인공은 누구?

골프 전설이자 한국 여자골프 맏언니인 박세리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도 골프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역사상 LPGA투어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 캐리 웹(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2003년) 등 단 6명 뿐이다. 박세리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을 세우면 이는 아시아 최초이자 LPGA 7번째 역사가 되는 것이다.
박세리는 LPGA 챔피언십 3승(1998·2002·2006년), US여자오픈 우승(199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2001년) 등 메이저대회 통산 5승을 기록했다. 메이저 1개 대회에서만 더 우승을 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것.
그러나 박세리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아깝게 최종 4위를 기록했고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공동 47위로 물러났다.

2009년 12승 넘는
최다승 기록할까

그럼에도 박세리는 꿋꿋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다시 한 번 도전할 예정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과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라는 두 가지 꿈은 아직도 유효하다. 박세리는 2015시즌에도 ANA 인스퍼레이션(지난해까지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해 꿈을 향한 스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랜드슬램과 올림픽 출전은 박인비의 소원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박인비의 속을 가장 썩인 것은 아무래도 퍼트가 아닐까 싶다. 박인비는 지난해 세계로부터 극찬을 받은 퍼트를 바탕으로 63년만에 메이저 대회 3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시즌 6승을 기록했다. 올해는 기복 있는 퍼트 때문에 박인비가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올 시즌 박인비의 퍼트가 2013년처럼 돌아온다면 2014년 스테이시 루이스가 차지했던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평균 타수상을 모두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도 리코 브리티시 우먼스 오픈에서 최종라운드 전반홀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후반홀에서 흔들리며 아쉽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놓친 적이 있다. 이왕이면 브리티시 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던 박인비의 소원이 이뤄질지도 관심이 모인다.
2015시즌은 그 여느 때보다도 한국 팬들에게 풍성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전반기에 박인비의 1승으로 부진했지만 후반기에 무려 9승을 쓸어 담으며 10승을 달성했다. 한국 최다승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전반기에 부진했던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기록이다.
2015년엔 지난 시즌 활약했던 박인비, 이미림 등이 그대로 활약하고 새 멤버들도 힘을 보탠다는 밑그림 아래 오랫동안 우승이 없었던 최나연, 박희영, 최운정 등이 우승 기쁨을 맛본다면 2009년 최다승이었던 12승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효주, 백규정, 장하나, 김세영, 박주영 등 KLPGA투어 출신 선수들이 한꺼번에 LPGA투어에 진출함에 따라 여느 때보다 관심이 고무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LPGA투어는 1월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에서 열린 코츠 골프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약 10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상상이 기분 좋은 현실이 될 수 있길 많은 팬들이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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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