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①'땅바닥 지지율' 박근혜 위기탈출 액션플랜

민심 못 잡으면…벼랑 끝 갈림길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집권 3년 차를 맞이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올 초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결정타가 돼 콘크리트 지지율마저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런 박 대통령에게 다가오는 설 명절은 지지율을 반등시킬 절호의 기회다. 박 대통령이 설 민심을 잡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국면전환 액션플랜은 무엇일까.

설 명절 형성되는 여론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 기간 어떤 여론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정치권은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설 민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여야 막론하고
민심잡기 올인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번 설 명절 민심은 무척 중요하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지지도가 큰 폭으로 추락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의 역점 추진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야 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인 집권 3년차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까지 추락했다. 어떤 악재에 휘말려도 최소한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해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로 불리던 박 대통령이었지만 올 초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으로 콘크리트 지지율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고작 29%에 불과했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박 대통령이 설 명절을 기점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한다면 국정동력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날개 없는 지지율 추락 막을까
여 이어 야 지도부와 만남 추진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설 민심을 잡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국면전환 액션플랜은 무엇일까? 우선 박 대통령은 국면전환을 위해 소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소통 미흡’(17%)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현재 논란이 되는 ‘세제개편안·증세’는 14%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박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0일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신임 유승민 원내대표·원유철 정책위의장을 청와대로 불러 첫 회동을 하고 당정청 정책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새누리당 내부에서 당정청 소통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당정청 공식 협의체가 신설되는 것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만남을 가진 데 이어 설 연휴를 전후해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지난 2·8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한 만큼 회동을 추진할 명분도 충분하다.

열고 소통해야
지지율 오른다

새정치연합 신임 문재인 대표는 취임 첫날부터 “박근혜정부와 전쟁을 하겠다”며 날을 세웠지만 박 대통령은 다음 날 문 대표에게 축하 난을 보내고 국회와 정부가 힘을 모으자며 연이어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두고 TV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식으로 소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추석연휴에 한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시낭송과 합창 등을 했다.

당시 방송에서 보여준 이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은 광우병 쇠고기 촛불파동 이후 크게 훼손된 이미지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봉사활동 역시 좋은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봉사활동은 큰 파급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미지 제고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박 대통령은 대선기간 추석연휴에도 유일한 공식 일정으로 양로원 방문을 택한 바 있다.
 

설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세제개편안·증세’ 논란을 잠재울 대책도 필요하다. 박 대통령은 연말정산과 관련 ‘세금 폭탄’ ‘서민 증세’ 논란이 벌어지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하며 보완책 마련을 지시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불거지자 바닥 민심은 나빠질 대로 나빠졌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두고 이런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만한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역시 ‘경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은 특히 경제 상황에 민감하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폭락한 것은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자영업자들의 실망감이 표출됐기 때문인데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 박 대통령은 대대적인 경제 활성화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 통과된 부동산 3법으로 최근 부동산 경기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확대를 위한 서비스 관련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구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은 모두 12개인데 청와대는 이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대국회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로 일자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세수가 늘어나서 평소 강조해온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외에도 설 연휴 기간 장바구니 물가 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민들이 장바구니 물가에 민감한 만큼 자칫 물가 상승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설 성수품 평균가격 같은 수치만 보고 물가가 안정됐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하도급 대금이나 임금체불 문제도 원청업체만 점검하지 말고 1, 2차 하청업체에 대금이 제대로 지급되는지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안전한 명절이 될 수 있도록 교통과 방범, 방역 대책 등에 만전을 기하고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도 철저하게 챙기라고 당부했다.

대대적인 인적쇄신도 지지율 반등을 위한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지율이 추락하자 이미 이완구 국무총리 인선 등 깜짝 쇄신카드를 사용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인적 쇄신
이번엔 성공?

하지만 그렇다고 인적쇄신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설 연휴를 전후로 그동안 논란이 돼 온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보좌진들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의 후임으로는 이미 황교안 법무부장관, 홍사덕 민화협 의장, 권영세 주중대사, 현경대 민평통 부의장, 허남식 전 부산시장,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김성호 전 국정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실적과 내부 평판이 좋지 않은 각료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개각을 단행해 국정운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위해 올해 가장 역점을 둘 사업은 남북 관계 개선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장직을 맡아왔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오는 5월 러시아의 70주년 전승기념일 기념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행사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박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남북 정상이 자연스럽게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서 김정은 정상회담?
이명박 공격으로 반등시도?

이미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해당 기념식 참석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맞물려 박 대통령이 러시아가 개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라 청와대는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그간 남북 경협의 걸림돌이 돼 왔던 5·24 조치 해제 카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에서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박 대통령은 남북 경협을 통해 경제활성화와 남북 긴장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반대로 박 대통령이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이념 논쟁을 오히려 부추겨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위기 국면에 처할 때마다 종북 논란 등을 일으켜 수세에서 벗어나왔다. 이에 발맞춰 검찰은 이미 새해 직제 및 조직 개편을 통해 공안 수사 강화 의지를 연일 드러내고 있다. 대공 사건을 전담하는 검사 직책이 신설되며 의정부지검에는 공안부가 신설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사자방으로 불리는 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사자방은 이명박정부 시절 추진된 중점 정책들로 이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는 국면전환과 함께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친이계(친이명박계)에 대한 견제 카드가 될 수 있다. 또 동시에 최근 당내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친박계(친박근혜계)에 대해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친박계 지원?
부모 묘역 찾나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의 묘역을 찾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명절 연휴 돌아가신 부모님의 묘역을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는 특별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사다. 공식적인 묘역 방문은 보수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진보진영에선 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일종의 박정희 우상화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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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