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이야기> ‘성관계 거부남’ 살인사건 전말
<기막힌 이야기> ‘성관계 거부남’ 살인사건 전말
  • 이광호 기자
  • 승인 2015.02.0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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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보는 동거남에 "그럼 죽어야지!"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자신과 성관계를 하지 않고 ‘야동(야한 동영상)’에 빠져 자위행위를 즐기는 동거남에 불만을 품고 수면제를 탄 추어탕을 먹인 뒤 미리 준비한 연탄을 피워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강모씨. 그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중형이 선고됐다. 야동 때문에 일어난 엽기적인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봤다.

▲ 키스방 <사진=헤이맨>
 
법원이 자신과 성관계를 하지 않고 ‘야동(야한동여상)’을 본다는 이유로 동거남을 살해한 여성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지난달 31일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서경환)는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모(52·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강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나랑 안 해?”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강씨가 동거남 몰래 수면제를 탄 추어탕을 먹여 잠들도록 한 뒤 불이 붙은 연탄이 든 화덕을 방에 들이고 방문 틈을 문풍지로 메워 살해하는 등 범행 수법이 계획적인 점에 비춰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10년간 사실혼 관계에 있던 동거남이 배우자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음란 동영상에 빠지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 강씨 살인에 동기를 제공했더라도 대화로 해결하거나 회피하는 등의 방법이 아니라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범죄로 인해) 피해자의 자녀 등은 평생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아직까지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3월16일 밤 광주 동구 계림동 한 원룸에서 10여년간 동거한 정모(사망 당시 51세)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연탄과 번개탄을 피워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는 수사기관에서 “(동거남이) 나와 성관계를 하지 않고 야동을 보거나 다른 여자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동거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한 강씨. 그는 경찰에 붙잡힐 당시 “연탄을 피워 동거남과 같이 죽으려다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강씨가 동반자살을 하려다 두려움에 우발적으로 빠져나온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강씨가 자신을 신고한 동생에게 “왜 신고했느냐”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강씨는 경찰의 추궁에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동침 거부하고 자위만…뿔난 동거녀
수면제 추어탕 먹이고 번개탄 피워
 
강씨와 정씨는 10년 전, 광주 동구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강씨는 교구제작 업체에 다니는 정씨가 벌어오는 월급으로 생활했다. 여느 부부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그럭저럭 살림을 꾸려나갔다. 그런데 동거남 정씨가 야동에 빠져들면서부터 둘 사이는 어긋났다. 정씨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 전원만 눌렀다. 강씨는 안중에도 없었다. 게다가 인터넷서핑이나 게임이 아닌, 야동을 즐겨봤기 때문에 강씨의 심기는 늘 불편했다. 강씨는 “야동 좀 그만 보라”고 사정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음란물에 중독된 정씨는 심지어 강씨가 보는 앞에서 야동을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강씨는 정씨에게 수차례 야동을 끊고,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정씨는 이를 거부했고, 둘의 사이는 급격히 나빠졌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야동에 빠진 정씨는 강씨와의 잠자리도 거부했다. 부부와 다름없다고 생각한 강씨는 이 모든 것이 야동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정씨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여성과 교제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강씨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해 3월16일도 강씨와 정씨는 야동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둘 사이는 이미 파국으로 치달은 상태였다. 이날 강씨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정씨의 저녁식사를 챙겼다. 메뉴는 수면제 탄 추어탕이었다. 정씨는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추어탕과 막걸리를 마시고 잠에 빠져들었다. 강씨는 정씨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미리 준비해두었던 연탄불을 방 안에 피우고 근처 남동생 집으로 향했다. 

야동만 보다니…
 
강씨의 남동생은 누나를 수상히 여겼다. 그리고 사건 발생 다음날인 17일, 강씨의 남동생은 광주 동구경찰서로 한통의 전화를 넣었다. “누나가 사람을 죽인 것 같다” 전화를 받은 경찰은 즉시 출동, 강씨를 체포했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탄불을 피워 정씨와 함께 죽으려다 무서워서 혼자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씨가 체포 당시 남동생에게 ‘왜 신고를 했느냐’며 울면서 소리치던 모습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던 모습치고는 미심쩍었다고 판단, 애초에 강씨가 정씨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음을 밝혀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처-내연남 성관계 강요 왜?
 
지난 2일 전주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최규일)는 전처를 폭행·감금하고 자신의 앞에서 다른 남성과의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3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김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의 이수를 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16일 새벽 6시8분께 전북 군산시 지곡동의 한 아파트 자택에서 옷을 모두 벗긴 채 전처 A(29)씨와 B(30)씨를 전자충격기와 흉기, 주방용 가위, 프라이팬, 유리병 등으로 폭행해 A씨에게는 치료일수 미상, B씨에게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이날 A씨와 B씨를 자신의 집에 3시간 동안 가둔 채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앞에서 성관계를 갖게 하고, 그 장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A씨와 B씨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한 나머지 화가 나 이 같은 짓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김씨는 A씨가 교통사고로 입원한 군산의 한 병원에 갔다가 B씨가 A씨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내연관계라 여기고 화가 나 링거거치대 등으로 마구 때린 뒤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또 다시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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