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 톱스타들 한국행 기피하는 이유

한국만 왔다하면 ‘악~악~악!’

세계적인 골프 스타들의 ‘한국 피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상금이 적어서? 선수에 대한 대우가 부족해서? 아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형 사건·사고와 북한과의 관계에서 오는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이유다. 개중에는 한국 갤러리와의 불화로 발길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갤러리 문화와 국가 안전 이미지가 관건
‘전설’ 아놀드 파머가 겪은 ‘무주 악몽’

챔피언십 참가 취소, 북한 핵 때문에…
숙소 근처서 전차훈련, 발 묶인 선수들

날씨가 갑자기 나빠졌다. 아널드 파머는 파일럿에게 괜찮겠느냐고 물었는데 문제없다는 답을 들었다. 파머는 그래도 불안했다. 헬리콥터는 안개 속으로 비행을 시작했다.
파머는 비행전문가다. 비행기, 헬리콥터 조종면허가 있다. 그가 바짝 긴장해서 보니 헬기 전자장비 계기판 바늘이 난리였다. 조종사나 헬기 둘 중 하나는 정상이 아니었다. 얼마 후 헬기가 구름 밖으로 나왔을 때 엄청난 바위산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충돌까지 바로 몇 야드 차이에 불과했다. 헬기에 탄 사람들 모두 숨을 멈췄다. 파일럿이 기수를 돌려 겨우 충돌을 면할 수 있었다.

소음 스트레스 받고
스코어 카드‘깜빡’

아널드 파머가 자서전에 쓴 내용이다. 1989년 골프장 설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러 서울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산악지형의 골프장 부지에 다녀오던 길이었다고 한다. 아마 그가 설계한 무주골프장에서 생긴 일이었던 것 같다. 파머는 자신의 인생의 가장 위험한 순간 중 하나라고 썼다.
파머는 한해 전인 1988년에도 한국에 왔다. 소아마비 구제기금 명예회장의 자격으로 서울 패럴림픽을 지원하기 위해 뉴코리아골프장에서 조니 밀러, 레이먼드 플로이드, 헤일 어윈과 함께 스킨스게임도 벌였다. 그는 여행을 많이 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89년 헬기 사건 이후 한국에 왔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카리 웹도 한국에 잘 안 온다. 1996년 제일모직 로즈오픈 참석차 한국에 왔었다. 당시 웹은 22살에 LPGA 상금랭킹 1위인 젊고 매력적인 최고스타였다. 그를 가까이서 보려는 사람이 많았다. 당시 갤러리 문화가 좋지 않았다.
갤러리 사진과 소음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그는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아 실격됐다. 사인을 실수로 잊어버렸다고 하는데 일부러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선수들이 미디어에 진실을 다 말하지는 않는다.
웹은 한달 후 삼성월드챔피언십에 또 나왔다. 대회장은 경기도 포천의 일동레이크골프장이었다. 그 한달 동안 갤러리 문화는 좋아지지 않았다. 웹은 힘든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악몽이 있었다. 숙소가 골프장과 매우 먼 워커힐호텔이었는데 전차부대가 훈련을 하는 바람에 차가 묶였다. 전쟁이 나는 것인지 두렵기도 했고,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고통스러웠다고 전해진다. 그 후 웹은 15년 동안 한국에 오지 않다가 2011년 하나외환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그 당시 웹은 “일을 겪은 후 한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대회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에 오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잊었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미국 메이저대회 일정과 비슷해 올 수 없었고, 하나외환챔피언십은 스폰서와 관련 있는 일본 대회 일정 때문에 출전할 수 없었다. 다행히 올해는 일정이 2주가량 앞당겨져 오게 됐다”라고 답했다. 줄여서 얘기하면 ‘이젠 아무 감정이 없다’는 얘기다. 이 말대로라면 그 이후엔 한국 대회에 왔어야 한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 아마도 앙금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웹이 한국에 온 2011년은 LPGA투어 대회가 확 줄어든 암흑기 같은 해였다. 좋아하는 대회 싫어하는 대회 골라 나올 형편이 아니었다. 사정이 나아지자 다시 ‘악몽의 한국’에 발길을 끊은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도 지난해 하나외환챔피언십에 불참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왔는데 이후 2년 연속 불참이다. 하나외환챔피언십은 LPGA 선수들이 나오고 싶어 하는 대회다. 한류 때문에 서양에도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고 다른 아시아 대회에 비해 잘 조직된 대회다.
선수에 대한 대우가 좋고 상금이 200만달러로 많은 편이며 인천공항 바로 옆인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려 이동시간도 짧다. 그러나 루이스는 중국, 말레이시아 등의 대회에 참가하면서도 한국에는 안 온다.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루이스는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09년부터 차례로 37등, 12등, 50등, 33등을 했다. 69명이 나오던 대회이니 중하위권이었다. 성적이 계속 나빠 오지 않는다가 첫째다.
둘째는 갤러리 에티켓이다. 성질 있는 루이스가 한국 대회에서 갤러리와 갈등을 겪었을 수 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겪어 다시 나오지 않기로 다짐했는지도 모른다. 이 두 번째가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니면 두 가지 다이거나.


선수들 플레이 두고
실시간 내기하는 팬들

루이스는 화끈한 선수다. 코스가 어렵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피해 다니는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 지난해 중국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일부러 그 대회에 다시 나간 인파이팅이 있는 선수다.
한국을 외면하는 골프스타들이 더러 있다. 아널드 파머처럼 안전에 위협을 느낀 경우가 있다. 세월호 사고 등의 대형 사건에서 보듯 아직도 한국에서는 안전불감증이 남아 있는 듯하다. 골프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
북한 핵을 두려워하는 선수도 있다. 알바로 키로스 등이 북핵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발렌타인챔피언십 참가를 취소하기도 했다. 더 큰 이유는 갤러리 에티켓 문제다. 카리 웹 뿐 아니라 세르히오 가르시아, 리 웨스트우드, 안니카 소렌스탐, 어니 엘스 등 여러 선수가 한국 대회에 참가했다가 갤러리에 실망을 했다.
최나연은 “어떤 선수가 벙커에 빠졌는데 한국 팬들이 파세이브를 하느냐 못하느냐를 두고 내기를 하더라. 한국말을 못 알아듣는 선수였지만 대충 분위기를 짐작하는 것 같더라. 아주 창피했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세계랭킹 1위다. 현재 여성선수 중 최고로 잘 치는 선수다. 그냥 1등도 아니다. 척추에 철심을 박고 최고가 된 스포츠 선수는 루이스 말고는 없다. 가끔 성질을 내긴 하지만 허리 핸디캡을 이겨낸 그의 투철한 의지를 보는 것 같아 나빠 보이지 않는다.
하나외환챔피언십에 세계랭킹 10위 중 빠진 선수는 루이스와 웹뿐이다. 이런 선수가 한국에 오지 않는 것은 한국 팬들의 손해다. 명연주자들 사이에서 어떤 나라의 관객의 에티켓이 안 좋다고 소문이 나면 그 나라가 블랙리스트에 오른다고 한다. 뛰어난 아티스트가 한국을 외면하면 국내 음악팬의 손해이고 세계적 명화가 한국에 전시를 하지 않으면 미술 애호가의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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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