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TV 겹치기 출연 논란

공중파에 ‘번쩍’ 케이블에 ‘번쩍’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요즘 TV를 보다보면 지금 보고 있는 채널이 몇 번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몇몇 연예인들이 방송사들을 넘나들며 겹치기 출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방송가에서 동 시간대 겹치기 출연은 금기로 통한다. 양측 제작진에 폐가 될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겹치기 출연은 지금껏 심심치 않게 발생해 왔다.

배우 손호준이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였다.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 배우 장근석 대신 긴급 투입되면서부터다. 장근석은 이미 두 번의 촬영을 진행했지만 탈세 의혹에 휘말리면서 하차를 발표했다. <삼시세끼> 제작진은 편집 방향 수정 및 재편집 작업을 진행했다.

이놈의 인기

문제는 손호준이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위드 프렌즈>(이하 정글의 법칙)녹화를 마친 상황이라는 점이다. 공교롭게 <정글의 법칙>과 <삼시세끼>방송 시간이 겹친다.

논란이 되자 <삼시세끼> 나영석 PD는 "장근석 후임을 급하게 정하느라 경황이 없어 손호준에게 도움을 청한 건데 이 문제(겹치기 출연)를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글의 법칙> 제작진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정글의 법칙> 이영준 PD는 손호준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7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정글의 법칙> 제작발표회에서 이 PD는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 것 뿐이다"며 "상도의가 맞냐 아니냐를 떠나 그냥 손호준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말했다.


배우 진세연도 '겹치기 출연'으로 과거 세 차례나 구설에 올랐다. 지금은 '겹치기'하면 가장 먼저 회자되는 배우다.

2010년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 딸>에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배우로 데뷔한 진세연은 2011년 SBS <내 딸 꽃님이>에서 여주인공으로 발탁, <SBS 연기대상>에서 '뉴스타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여 줬지만 <내 딸 꽃님이>가 끝나기도 전에 KBS2 <각시탈> 촬영에 합류하면서 첫 부침을 겪었다. 또 <각시탈>이 끝나기도 전에 SBS <다섯 손가락>의 출연을 확정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진세연은 지난해 5월 출연한 KBS2 <감격시대:투신의 전쟁>이 종영되지 않았는데도 SBS <닥터 이방인>을 차기작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감격시대>와 <닥터 이방인>은 방영 시기만 놓고 보면 겹치기 출연은 아니었지만 진세연이 <닥터 이방인> 해외 촬영 일정 탓에 <감격시대>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촬영 스케줄에도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바탕 연예가를 뜨겁게 달궜다.

배우 선우은숙과 유혜리는 지난해 1월부터 7월 저녁 시간에 방송된 JTBC 드라마 <귀부인>과 같은 기간 아침 시간에 방송된 SBS <나만의 당신>에 동시 출연했다.

<나만의 당신>에 출연한 또 다른 배우 이휘향은 저녁 시간에는 MBC <빛나는 로맨스>에서 열연을 펼쳤으며 <빛나는 로맨스>에 출연한 배우 이미숙은 MBC <미스코리아>에서 다른 인물을 연기했다.

일부 연예인 방송사 넘나들며 종횡무진
'동 시간대 안된다' 금기 깨고 방송욕심

비교적 덜 유명한 연예인의 경우, '겹치기 출연'은 일상적 수준이다. 극 중 단명하는 역으로 유명한 배우 정원중과 이대연, 김혜옥, 이휘향, 임승대, 김상호 등 예는 많다.


CF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배우 김수현이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패션 업체 두 곳의 광고모델로 활동하면서 해당 업체가 속앓이를 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손호준의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그를 옹호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아이디 chh****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물론 손호준 본인의 잘못이 크다. 자신이 어떠한 상황 속에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은 방송인의 의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사들 어느 누구도 손호준에게 대놓고 비판을 하거나 비난할 수는 없다. 그는 소속사가 시키는 일에 대해 무조건 하는 사람이다.
 

티아라와 지방 공연을 하는 데 있어서 그의 이미지를 소모하라고 해도 그는 했다. 그에게 있어서 시키는 일을 무조건 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속사가 그를 케어해야 했다. 하지만 소속사는 그러한 것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손호준은 방송가에서 자칫 온전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가 다치지 않도록 소속사와 두 제작팀 모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아이디 entertainf****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번 일은 일어나지 않는 편이 좋았을 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시청자들이 용납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때 아닌 논란은 너무 커져버린 케이블 예능의 인기에 겁을 먹은 공중파의 굴욕으로 남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진세연이 '겹치기 출연'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누리꾼들의 화살은 배우보다는 소속사로 향했다. 당시 아이디 whw****은 블로그에 "소속사가 너무 무리하게 스케줄을 계속 잡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배우는 쉬는 틈도 없이 계속해서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 한번 잘나갈 때 전부 뽑아내겠다는 생각이겠지만 이 바닥은 좁아서 이런 식으로 이미지 쌓아서 좋을 건 없을덴데, 뭔가 안타깝다"는 글을 올렸다.

아디이 o****는 "진세연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고 있는 분위기지만 가장 힘든 사람은 복잡한 심경 속에 한 작품만 해도 피를 말린다는 드라마 촬영 일정을 두 개나 소화해야 하는 진세연 본인"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쏘기 전 전쟁같은 스케줄 속에서도 불만 한마디 할 수 없는 그녀의 속사정을 한번쯤 헤아려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기만 잘하면…

'겹치기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배우 스스로의 연기력 향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blue****은 "겹치기 해도 완전 다른 캐릭터로 연기만 잘하면 누가 뭐라고 하냐"고 전했으며 아이디 imj0****은 "주인공도 아니고 조연 배우가 겹치기 하는 건 상관없지 않나? 김해숙이나 이미숙은 연기파라 겹치기 해도 다 다른 캐릭터로 보이는 데 상관없다"고 말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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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