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상' 70대 회장-50대 비서 ‘위험한 사랑’ 풀스토리

“아버지 결혼은 무효입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재력가로 알려진 70대 건설사 회장이 50대 여비서와 혼인신고를 하자, 재력가의 아들이 “아버지 결혼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정상적인 판단이 어렵다고 주장한 것이다. 법원은 아들의 손을 들어줬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지난 2000년 건설업체 회장 A(76)씨는 횟집에서 일하던 25세 연하의 B(51·여)씨를 만났다. A씨는 B씨의 친절함에 호감을 느꼈고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만남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들의 관계는 자연스레 두터워졌고 A씨는 아예 횟집을 차려 B씨를 지배인으로 고용했다.

갑작스런 재혼
 
그러나 안타깝게도 횟집 사정이 어려워졌고 A씨는 횟집 문을 닫았다. 이후 2006년부터는 B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업체 비서로 채용했다. 둘은 기독교인으로 통하는 게 많았다. 매주 성경 공부를 같이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
 
이러던 와중 A씨는 부인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2012년 2월부터는 B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그런데 A씨에게 치매증상이 나타났고 B씨는 치매로 고생하던 A씨의 간병인 역할을 맡게 됐다. 그리고 A씨가 전 부인과 이혼을 마무리짓자 2013년 증인 2명과 함께 구청을 찾아 A씨와 혼인 신고를 했다. 그러나 A씨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혼인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거액의 빚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A씨의 아들(47)은 뒤늦게 이 소식을 전해 듣고는 “아버지가 혼인에 합의할 의사 능력이 부족했다”며 혼인무효 소송을 냈다. 그는 아버지가 2006년부터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2011년부터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러한 아들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줬다. 아버지의 혼인이 무효된 것이다. 지난달 25일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권양희 판사)은 “혼인 신고 당시 A씨가 기억력·계산능력 장애로 일반적인 장보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치매를 겪고 있었다”며 혼인 무효를 선고했다. 이에 B씨는 12년 동안 동거를 한 점을 들어 “이미 사실혼 관계였다”며 혼인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어찌됐든 ‘혼인신고’를 했고 ‘동거’를 했기 때문에 B씨 입장은 어느 정도 타당해 보였다. 
 
자녀들 몰래 25세 연하녀와 혼인신고
“알츠하이머 앓아 판단 부족” 무효소송
 
하지만 법원은 A씨 집에 B씨 뿐만이 아니라 운전기사와 회사 임원 등이 함께 살고 있었다는 점, B씨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혼인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10년이 넘도록 왕래도 없었던 점 등을 들어 B씨는 비서이자 간병인이었을 뿐 사실혼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간헐적으로 동거를 했다는 점, 혼인신고 이후 A씨가 자신의 주변인들에게 B씨를 아내라고 소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 등 불편한 사실들이 밝혀졌다. 이에 B씨는 반발하며 A씨의 아들이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해서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35억원 상당의 건물 등과 7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받은 형, 동생과는 달랐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B씨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A씨가 알츠하이머 중기 치매를 앓았다는 점에 있다. 단순히 치매상태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혼인 무효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A씨의 상태는 그만큼 심각했다는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1년부터 중증 치매 증상을 나타냈고 계산능력 장애로 일반적인 장보기가 불가능했다. 때문에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고 본 것이다.
 
YTN <이슈 오늘>에 출연한 강연재 변호사는 “사실 이런 식의 소송이 되려면 아버지가 재력가여야 된다. 재력가여야지 부인을 새로 맞음으로써 그것도 법률상 배우자가 됨으로서 상속이 완전히 달라진다. 아시다시피 배우자는 자식보다도 1.5배를 더 가져간다. 그러다보니 이 자녀들 입장에서는 우리 아버지가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법률상 배우자가 생긴 것을 용인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A씨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사 무능력 상태에 있더라도 혼인 의사가 추정되는 경우 혼인신고의 효력이 인정되기도 한다. 지난달 14일 인천지법 가사 1단독(이동호 판사)은 ㄷ(38·여)씨 등 ㄱ씨의 자녀 3명이 ㄱ씨와 재혼한 ㄴ(60)씨를 상대로 제기한 혼인 무효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 아들 승
 
재판부는 “법률혼주의를 채택한 우리나라 법제에서 비록 사실혼 관계에 있는 한쪽의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더라도 사실혼 관계를 해소하기로 서로 합의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으면 무효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ㄱ씨가 동거 후 일기장에 쓴 ‘집사람’ ‘내 처제’ 등의 증거자료를 근거로 “의사 무능력 상태에 있더라도 A씨의 혼인 의사는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ㄱ씨의 자녀들은 ㄴ씨가 의식이 없는 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아버지의 의사와 무관하게 혼인신고를 했다며 소송을 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성년후견 제도는?
 
성년후견 제도는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 임의후견 등으로 분류된다. 성년후견은 정신적인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의 지속적인 결여가 있는 경우, 본인의 행위능력은 원칙적으로 상실되고 후견인이 포괄적인 대리권과 취소권을 갖는 제도다.
 
한정후견은 정신적인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 이용되는 제도로서, 후견인은 법원이 정한 범우 내에서 대리권과 동의권, 취소권을 가지고 본인은 원칙적으로 행위능력이 유지된다.
 
특정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일시적 후원이나 특정사무 후원이 필요한 경우에 이용되며, 후견인은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대리권을 갖게 된다.
 
임의후견은 각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후견인의 권한이 달라질 수 있다. 특정후견 및 임의후견의 경우 본인은 원칙적으로 행위능력이 유지된다.
 
이 제도는 현재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향후 대상자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4년부터 성년후견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며, 2010년에는 성년후견 등의 사건이 약 3만 건이 접수돼 10년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2013년 국내에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된 이후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을 모두 합쳐 약 1300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성년후견제도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년후견개시심판 절차가 소요되는 시간은 전체 사건의 70% 정도가 6개월 이내에 종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35% 이상은 3개월 이내에 성년후견개시 절차가 종결됐다. 일반 재판절차와 비교해보면, 가압류나 가처분 등을 제외하고는 매우 신속하게 사건이 처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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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