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미성년 성매매’ 연예인 논란

언제 그랬냐는 듯…얼굴에 철판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한 방에 훅 갔던 연예인들이 안방극장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논란을 빚었던 연예인들이 짧든 길든 자숙의 시간을 갖고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은 아니지만 현재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수 이수, 배우 이경영, 배우 송영창은 조금 다르다. 이들이 받았던 혐의는 연예인들이 자주 연루되는 도박, 탈세, 음주운전, 마약도 아닌 미성년자 성매매였기 때문이다.


1월30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TV <나는 가수다3>(이하 나가수3)의 최종 라인업이 하루만에 변경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당초 양파, 소찬휘, 박정현, 인호진·송우진·김영우·성진환(스윗소로우), 하동균, 이수(엠씨더맥스), 효린(씨스타) 등 7팀(명)으로 발표됐으나 이수의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가 재조명을 받으면서 논란이 일자 MBC가 이수를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출연 무산?

이수는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로 손꼽히지만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누리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수는 지난 2009년 미성년자이던 A양(당시 16세)과 3차례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았다. 이수는 “성매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수는 초범이라는 이유 등으로기 성매수 방지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실형을 면했지만 음악활동을 전면 중단했다가 5년 만인 지난해 1월1일 엠씨더맥스 정규 7집으로 컴백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수의 복귀 소식에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연예인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배우 이경영과 송영창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MBC와 KBS 등 지상파 출연금지 명단에 올라 있지만 영화와 케이블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경영은 2002년 5월 여고생(당시 17세)에게 “제작 중인 영화에 출연시켜 주겠다”며 3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구속됐다. 1심에서 이경영은 “미성년자인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처음 성관계를 할 때에만 미성년자인지 몰랐고 이후 2번은 나이를 알았음에도 성관계를 했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경영의 형량이 적다고 판단한 검찰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선거공판에서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이후 이경영은 2010년까지 1년에 1∼2편 정도 영화에 간간히 얼굴을 비칠 뿐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가 2011년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면서 연예계에 “이경영이 재심을 청구해 2004년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경영도 방송에 출연해 ‘무죄’를 받았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 이후 이경영이 재심을 청구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다. 때문에 누리꾼들은 여전히 그에게 비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요즘 이경영은 영화 <인터스텔라>에도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2000년 미성년 성매매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송영창도 방송 출연은 하지 않고 있지만 다수의 영화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송영창은 지난 1999년 경기 일산시 호수공원 인근에서 전화사서함 서비스를 통해 알게 된 16세 소녀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은 뒤 돈을 주는 등 2차례 원조교제를 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수 <나가수3> 복귀·무산 반복 촌극
활발한 활동 이경영·송영창 등 재조명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집을 구하기 위해 생활정보지를 뒤적거리다 ‘080 전화사서함’이라는 문구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 호출번호를 남긴 것이 화근이었다”고 진술했으며 이듬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사건 이후 그는 가족들과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하며 자숙생활을 이어왔고, 은퇴를 결심하는 등 연예계에서 영원히 떠날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연극무대와 스크린 등에서 연기를 선보이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금이라도 당장 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연예인인 만큼 실력으로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된다.

엠씨더맥스의 또 다른 멤버 제이윤은 이수가 <나가수3>에 출연하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추정되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수의 <나가수3> 출연 소식이 전해진 지난 21일 제이윤은 자신의 트위터에 “7년 버렸네” “죽으면 다 될듯하다. 그럴 수는 없겠지” “노래 꼭 잘 부르고 두 번 다시 보지 말자. 대박나라”라는 글들을 게재했다.
 

이에 아이디 youm****은 “아따 미성년자 따먹고 그룹 망하게 해서 밥줄 끊어 놓더니 나가수 나갈 때는 그룹 버리고 혼자 하는가 봐. 그래서 저런 글 남긴 거 같은데?”라는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wkrl****도 “누구 때문에 얘네 활동 중지됐는데. 정작 사고 친 애는 방송 나오고. 나머지 애들은. 어휴…”라는 비슷한 댓글을 남겼다.


이수 섭외를 결정한 MBC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아이디 chai****는 “와, 종편인 <히든싱어>에도 못 나오는 범죄자가 공중파인 나가수에…. MBC 급하긴 급하나 보네”라는 의견을 남겼으며 아이디 gnfk****은 “성범죄자가 방송출연? 작가들이 미쳤나 진짜”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수를 옹호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아이디 meka****은 “이제 그만 물고 뜯어라. 잘못한 건 인정하지만 평생 괴롭힐래? 결혼해서 잘 살아보려고 하는 데 너무한 거 아니냐? X 달고 있는 놈들 중에 가슴에 손을 얻고 이수한테 당당한 놈들만 욕해라. 한참 혈기 왕성할 때 저지른 잘못을 뭐 이리 오래 물고 뜯는지. 막말로 강간한 것도 아니고”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priz****도 “자고로 옛말에 사람은 미워하되 죄는 미워하지 말라 그랬지”라는 의견을 남겼다.

불똥 튈라

이경영과 송영창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아이디 maka****은 “이경영, 송영창은 몇 년 전부터 영화판에 슬슬 얼굴 들이밀기 시작하더니만, 동반 출연도 했더라. 이참에 이경영, 송영창도 영화판에 얼굴 내밀지 못하게 좀 하자”라고 말했다.

아이디 sajd****은 “이경영, 송영창 조용히 티 안 나게 살려고 하는데, 이수 때문에 괜히 불똥튈까 조마조마하겠다. (성매매 대상이) 미성년자라 평생 꼬리표가 달릴 듯. 모험이 실패하면 끝장인 것이여”라고 전했다.

 

<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수 부인’ 린 반응은?

가수 이수가 MBC <나는 가수다3>로 6년 만에 지상파 방송에 복귀 소식을 알렸다가 하루만에 하차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아내인 가수 린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받고 있다.

린은 지난 2013년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당시 연인사이었던 이수에 대한 감정을 털어놨다. 린은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 한다는 건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면 괴로운 일이다. 기회를 주면 좋을 텐데 많은 분들이 내 친구를 미워만 하신다”라며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결혼했다.

한편 이수는 <나가수3> 제작발표회에서 “오랜만에 방송을 하게 됐다”며 “여러분 앞에서 오랜만에 노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되지만 프로그램에 폐 안 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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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당시 ‘정적 죽이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검찰 내부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포함해 취임 전 법원·검찰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 과정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차례 대립각 이재명정부서 문재인정부 시절 ‘미완’으로 끝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완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정부 때부터 줄곧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유사하다. 문정부 당시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만을 검찰에 남겨두고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로 옮겼다. 하지만 윤정부 들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과 수사준칙 개정 등으로 여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일부 복구됐다.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문정부와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 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 절차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검찰총장 임명 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무소불위였던 검찰 권력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현재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정부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다른 법조인은 “앞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모두 헌법재판소서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 이 대통령 공약대로 기소권 남용 통제, 검사 징계 파면 등이 도입된다면 검찰에 대한 견제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준 뒤 두 기관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적폐 청산’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수사청과 기소·공소청 분리 원칙 줄사표 신호탄…내부는 ‘초긴장’ 검찰 내부에서는 착잡한 기류가 팽배하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사 탄핵이나 특활비 전액 삭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의 운명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된 민주당이 몰아칠 텐데 검찰의 협상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별 수 있냐”며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개 검찰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데, 검찰개혁에 포함된 검사징계법에 파면을 명문화하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4~5명의 평검사가 각 부서에 있어야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지금도 2~3명의 평검사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에는 부장 검사 밑에 직접 수사를 할 평검사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인사보복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개혁 이전에 인사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사석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 일선 형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우리에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형사부·특수부 검사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바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으로 경찰이 영장 청구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단계서 경찰의 영장청구를 판단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서 특수부와 형사부가 갈리는 상황에 이들을 모을 구심점도 없다. 과거 문정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검사들이 단일대오로 뭉쳐 저항했던 것처럼 먼저 움직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의의를 보여야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선거개입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 관련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선 직후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 당장 고검장·지검장 물갈이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의 줄퇴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직서는 지난 3일 수리됐다. 검 운명은 민주당에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엔 성남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미 2022년부터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매년 100명 이상의 검사들이 퇴직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검찰 대탈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윤정부가 들어섰던 해인 2022년엔 직전 해(79명)보다 2배쯤 많은 검사 142명이 퇴직한 바 있다. 다만 퇴사를 희망하는 검사가 많더라도 대형 로펌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실제 퇴사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속도전이 아닌 과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반추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정책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인한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을 복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 예상했던 것들로 놀랍진 않지만 수사가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왜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겠나? 수사권 조정 등 앞선 검찰개혁에 대해 복기한 다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기관 간 견제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며 “수사는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해야 하는데 다른 기관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다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수사권, 수사력의 문제도 있지만 법 자체가 구조적으로 난점이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등 근간이 되는 법에 속도전으로 나선다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수사 때처럼 향후 여러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수사기관끼리 경쟁하게 되면 결국 윤 전 대통령 내란 수사처처럼 어느 사건이든 번번이 망가질 것”이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 학계, 정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정부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수사기관 개혁과 사법개혁도 같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은 축소하면서 경찰과 공수처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행 25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확대하고, 고위 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꼼꼼히 설계해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급한 수사기관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하는 등 수사력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권을 주장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수사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수사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혁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법개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을 결정하고, 다음날에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그달 15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공판기일을 지정한 지 5일 만에 다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오는 18일로 변경했다. 연기 사유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일련의 과정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이 대선 국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 증원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고, 박범계 의원이 법조인이 아닌 사람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발표한 공약집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의 하위 범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공약했다.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엎는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의견도 공약집에는 실제 증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철회했다. 대법관이 증원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이 줄면서 ‘재판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상고심 적체 현상은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갈등에 해답을 제시하는 최고 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명이 모두 모여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라 이 대통령 임기 중 총원의 절반이 넘는 대법관이 대통령 임명을 받아 합류하면 사법부 구성이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 소원’이 도입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어긋나게 해석·적용하거나, 재판의 절차적 측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된 경우 헌재가 결정으로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해 왔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재판소원 추진 논의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점에서 대법원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의 ‘4심제’가 돼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오랜 기간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헌재 역시 최근 국회에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밖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 등도 이 대통령 임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법개혁 문제는 최우선 문제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제도 개혁이나 특히 사법·경찰·검찰개혁은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든 다 중요하다”면서도 “여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생이 우선 일단 후순위 이후 지난 6월4일 취임사에선 “먼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및 사법개혁이 중요하지만 민생 회복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로 인해 검찰·사법개혁은 후순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