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기업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

톱스타 골퍼는 ‘움직이는 광고판’

 영국 최대의 다국적 금융서비스기업 바클레이스, 미국 최대의 민간 상업은행 웰스파고, 세계적 외환거래전문은행 도이치뱅크, 물류회사 페덱스까지…. 골프대회는 기업 골프마케팅의 장이다. 미국 PGA투어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미국 LPGA투어 나비스타 클래식 등에서 자사 제품 미니어처를 활용한 티잉그라운드의 티 마커가 눈길을 끈다.

대회 후원 통해 글로벌기업 가치 상승
고객 초청부터 경품까지, 다양한 이벤트

스크린골프업체도 동참, 후원기금 마련
선호도 높고 평생 즐길 스포츠 인식

앞서 언급한 바클레이스, 도이치뱅크, 페덱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골프대회 후원이라는 마케팅을 통해 전 세계에 브랜드를 노출시킴으로써 글로벌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드높여 왔다는 사실이다.

세계 경제 침체 속
선전하는 골프마케팅

골프는 여전히 최고의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 속에 그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다 해도 마케팅의 키워드로 굳건하게 버티는 분야가 바로 골프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드는 스타 골프선수 후원과 대형 골프대회 개최, 소규모의 아마추어골프 이벤트까지 폭넓은 범주에서 기업들이 골프를 매개 삼아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왜 골프일까? 무엇보다 마케팅의 대상이 되는 소비자들이 골프에 대해 호감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골프라는 말 자체가 위화감 조성이나 ‘그들만의 게임’이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 건 옛날이야기다. 10여 년 전부터 ‘가장 해보고 싶은 스포츠’를 묻는 설문에 단연 1위로 꼽힐 만큼 골프는 선호도가 높은 운동이 됐다. 가격 거품이 대폭 꺼진 골프용품, 회원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골프장의 증가, 스크린골프 활성화 등으로 골프는 더욱 대중과 가까워졌다. 골프는 선망의 대상이자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지녔다는 말이다.
요컨대 골프마케팅이 매력적인 이유는 아직 접해보지 못한 소비자와 이미 골프를 즐기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반응(매출 증대 효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마케팅은 크게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과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참여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의 예로는 아마추어골퍼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 프로골퍼와 동반라운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프로암(Pro-Am)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연습장이나 골프장에서 유명 교습가의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골프클리닉 등도 마찬가지다. 금융업체나 국내외 자동차 업체 등이 VVIP고객을 위한 초청 라운드나 레슨 기회를 제공하는 것, 골프대회에 홀인원 경품을 내거는 것 등도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이다.
관람의 기회를 주는 마케팅은 기업체의 프로골프대회 주최, 프로골프선수 후원, 대회 관람권 제공 등을 들 수 있다. 거액을 들여 선수를 후원하는 이유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철저한 상업주의로 포장된 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기업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골프마케팅은 시대에 맞춰 계속 진화하고 있다. 여성과 생활, 정보기술(IT), 기부, 문화 등은 골프마케팅과 밀접한 단어들이다.
프로골프 투어에서 성적을 좀 내는 선수라면 대부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대회 기간이 아닌 날에도 좀처럼 쉴 수가 없다. 스폰서 주최의 원포인트 레슨 등 각종 행사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명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들은 프로암대회나 원포인트 레슨 등을 적극 활용해 고객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고객들은 TV나 인터넷으로만 눈동냥 하던 프로들의 노하우를 직접 배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좋고, 기업들은 우수고객의 충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어서 좋다.
기업들이 프로선수에게 후원하는 금액은 많으면 1년에 수억원에 이르지만 결코 터무니없는 액수는 아니다. 그 이상의 홍보효과를 확신하기에 과감하게 ‘베팅’하는 것이다. 메인스폰서들의 경우 선수들의 모자에 새긴 로고로 기업이나 브랜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1년에 수억원
결코 많지 않다

용품 후원업체는 자사의 제품을 쓰는 고객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라운드 행사를 여는데 이때 계약 선수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부 용품업체들은 최근 몇 해 전부터 VIP 초청라운드에 특정 홀의 홀인원 부상으로 고급 승용차를 내건다. 프로대회에서나 보던 ‘귀한’ 상품이 고객 대상 행사에까지 등장한 것이다. BMW, 아우디 등 수입차가 많은데 실제로 홀인원이 나와 ‘대박’을 터뜨린 고객들이 꽤 된다.
기업들 사이에서 고객 초청 라운드가 일반화된 요즈음 이처럼 차별화된 이벤트와 경품으로 기존 고객들의 로열티를 높이려는 경쟁 아닌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우수고객 초청 골프대회에 인기가수의 공연이 편성되는 것은 기본이고 해외여행상품권과 대형TV 등이 아낌없이 내걸린다. 유명 프로골퍼를 섭외해 고객에게 원포인트 레슨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도 여럿이다.
한 기업의 관계자는 “고객 초청라운드에는 언제나 신청이 폭주한다. 계획했던 것보다 몇 팀씩 예약을 더 잡아야 하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말했다. 기업 측으로서는 우수고객들을 필드에서 만남으로써 고객의 신상과 취향 등을 직접 파악하는 엄청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필드에서 얻은 펄떡거리는 정보를 통해 기존 고객의 가족화와 함께 잠재 고객에 대한 접근 방법까지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관리·홍보
효과 1석2조

스크린골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골프존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자선골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고객들과 여자프로골프 선수들이 어우러진 대회를 열어 문화·예술 분야 후원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골프존 하면 떠올리는 스크린골프를 넘어 ‘토털골프문화기업’으로의 이미지 변신 중인 골프존은 선운산CC(현 골프존 카운티 선운) 인수를 기점으로 이 같은 스킨십 마케팅에 부쩍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까지 발을 뻗었다.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에서 LPGA투어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부터다. 골프존의 최신 연습 시뮬레이터인 GDR(Golfzon Driving Range) 2대를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 기증했는데 투어프로들과 갤러리들 사이에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김영찬 골프존 대표는 “최고의 골프투어인 LPGA와 골프존과의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은 글로벌 골프 역사에 매우 뜻 깊은 만남으로 새겨질 것”이라며 “앞으로 역량 있는 수많은 LPGA선수들과 함께 글로벌 골프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하고 긴밀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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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