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게 없는’ 무한 렌탈시대 천태만상

명품부터 애인까지 “빌려드립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보통 렌탈이라고 하면 승용차나 정수기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여상품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명품 핸드백, PC, 노트북, 휴대폰, TV, 악기, 가구, CCTV, 보청기, 비데, 제습기, 공기청정기, 침대 매트리스, 전자레인지, 음식물처리기 등. 교환 주기가 짧은 소비자들의 비용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물건뿐만이 아니다. 애인대행 서비스도 여전하다. 바야흐로 못 빌리는 게 없는 세상이다.

 
국내 렌탈 시장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세대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렌탈서비스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소비를 경험하고 있다. 생활의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문화가 퍼지면서 렌탈 시장은 지금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점점 얇아지는
주머니 사정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학생 이모(23)씨는 주로 학교에 있는 데스크탑을 사용한다. 평소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지만 가끔은 노트북이 생각난다. 카페에서 과제를 하거나 멀리 이동할 시에 그렇다. 그래서 노트북 시세를 알아보던 중 ‘노트북 렌탈’ 서비스를 알게 됐다. 1박2일 기준으로 1만원 미만, 한 학기 기준으로 대여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씨는 일단 급한대로 1박2일 동안 노트북을 렌탈했다.
 
3년만 지나도 성능이 떨어져 구형이 되는 시대인지라, 이씨는 단기적으로 필요할 때마다 최신용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 렌탈서비스에 만족했다. 노트북 안에는 최신 영화, 음악, 게임 등 콘텐츠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이씨는 이렇게 노트북을 빌려서 사용하는 게 오히려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 이후에도 이따끔씩 노트북 렌탈서비스를 이용했다.
 

직장인 차모(34)씨는 캠핑시즌 때마다 텐트 등 캠핑용품을 렌탈한다. 캠핑용품을 전부 구입해봤자 1년에 쓰는 건 단 몇 번 뿐이고, 크기도 크고 종류도 많아 보관하는 데 애를 먹겠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사서 안 쓰고 묵혀두는 것보다 빌리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여름, 가을에 렌탈 전문 사이트를 통해 각종 캠핑용품을 빌렸다.
 
차씨는 캠핑 전 텐트, 캠핑매트, 파라솔, 바비큐 그릴, 불판, 침낭, 접이식 테이블 및 의자, 아이스박스, 캠핑용 랜턴 등을 빌렸다. 전부 상태가 A급이라서 만족스러웠다. 차씨는 캠핑용품 외에도 가족과 즉석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폴라로이드까지 빌렸다. 
 
렌탈 전문 업체의 렌탈제품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컴퓨터(노트북, 넷붓, 데스크탑, 복사기, 프린터, 기타주변기기), 디지털 캠코더/카메라(HD화질 메모리 캠코더, 수중방수 캠코더, DSLR카메라, DSLR렌즈, 디지털카메라, 수중방수 카메라, 즉석카메라), 네비게이션(7인치·4인치), 영상기기(PDP TV, 프로젝터, DVD 플레이어), 멀티미디어(PMP, 닌텐도/PSP 등 게임기·전자사전), 가전/주방/업소/생활(정수기, 비데/연수기, 공기청정기, 청소기, 안마기, 유아용품, 명품가방), 스포츠레저(텐트, 취사용품, 사이클/카이클론, 런닝, 천막/캐노피, 무선모형, 기타 제품) 등이 있다.
 
 
렌탈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렌탈 전문 업체의 사이트에 가입한 뒤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렌탈 시작일로 지정을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고 렌탈 일수를 조정한다. 대여시작일은 상품을 택배로 수령하거나 직접 방문 수령하는 날짜다. 렌탈 기간을 지정한 후 신청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반납은 택배로 이루어진다. 렌탈 일수를 조정하는 것 외에는 일반 쇼핑몰 이용 방법과 큰 차이가 없다.

새로운 소비문화
소유 대신 대여
 
다소 낯선 렌탈 상품도 있는데, 바로 명품백이다. 경기침체에도 명품 소비는 불황을 모른다. 그렇다고 모두가 새 제품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온 게 명품백 렌탈서비스다. 명품백을 갖고 있는 소비자가 자신의 명품백을 렌탈 업체 사이트에 올리는 방식이다. 렌탈 요청이 들어오면 업체는 명품백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한다. 렌탈료는 5만원 선으로, 1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명품백을 제공하는 사람에겐 일정 부분 수익을 공유한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명품이라는 희소가치를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반 소비자 외에도 행사를 주관하는 이들을 위한 렌탈서비스도 있어 눈길을 끈다. 행사용 테이블, 의자, 엠프 등 각종 음향장비, 간이화장실, 전시용 진열대, 테이블, 벤치 의자도 렌탈이 가능하다. 우리가 참석하는 행사장에 있는 용품 중 일부는 렌탈 제품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장난감을 대여하는 렌탈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이 렌탈서비스는 장난감 비용을 줄이고, 장난감 소비 방법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마련됐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고, 아이들도 더 많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다.
 
비싼 가전·가구 대여 유행
목돈 부담에 웬만하면 빌려
 
대여 방법은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장난감을 위시리스트에 담고, 추후 배송된 장난감을 재미있게 갖고 논 후 반납하면 된다. 배송 후에는 초음파 세척기 및 자외선 살균 건조기를 이용해 위생관리된다. 이용 금액은 월정액 회원제로 운영된다. 현재 키마, 닌자고, 프렌즈, 스타워즈, 시티, 크리에이터, 디즈니, 레고 무비 등의 레고 시리즈를 대여하고 있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한 번쯤 느꼈던 문제, 이제는 대여로 해결이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휴대폰, TV, 악기, CCTV, 보청기, 음식물처리기 등 다양한 제품이 렌탈 상품으로 올라오면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대행서비스도 렌탈서비스의 한 축이라고 볼 수 있다. 애인, 부모, 결혼식 하객 등의 역할을 대신 해주는 건전대행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함께 밥을 먹고 쇼핑하고 영화도 보는 애인대행을 비롯해 부모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부모대행, 결혼식 하객이 없어 걱정인 신랑, 신부를 위한 하객대행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역할대행과 같은 서비스가 성행하는 원인으로는 온라인을 통한 인간관계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대면접촉을 피하게 되면서 사회적 관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점차 개인주의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퇴폐적인 이미지로 연결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지난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건전대행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건전대행을 제안한 게시자에 따르면 한 시간을 기준으로 같이 걷는 것은 3만원, 장보기는 4만원, 밥 먹기는 5만원이다. 같이 걸을 경우 사람이 없는 곳은 1만50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하며, 장을 볼 때 짐이 많으면 1만원을 더 받는다. 밥을 먹을 때는 무엇을 먹든 상관없이 무조건 5만원이며 옷에 음식 밴 냄새 때문에 세탁비 2만원이 추가된다. 드라이브는 4만원이며 원거리로 나갈 경우 추가 할증료 2만원이 붙는다. 카페에서 차를 마실 때 차와 쿠키 혹은 케이크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이와 별도로 요금은 4만원이다. 게시자는 본인을 ‘167cm 48kg’라고 소개한 뒤 지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이라고 어필했다. 씁쓸한 세태를 비꼬았다고 볼 수도 있다.

갈수록 커지는
유료 대여시장
 
KT경제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8조5000억원에 달하던 개인 및 가구용품 렌탈 시장이 2016년 11조4000억원으로 34% 늘었다. 5000만 인구 모두가 1인당 20만원 이상의 물건을 빌려 쓸 때 나오는 수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렌탈 시장이 오는 2016년에 25조9000억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렌탈시장은 1970년대 건설시장과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리고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렌탈이 합리적인 소비 대안으로 떠올랐고,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렌탈 시장이 부흥을 이끈 일등공신은 경기침체라 할 수 있다. 불경기에는 적은 돈으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렌탈이 호황을 이룬다. 물건은 사야 하는데 목돈은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눈이 높아진 상황인데, 경기는 좋지 않다. 즉 필요한 물건은 많아졌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어 렌탈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렌탈 업체 수도 2만50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생활가전 등 기존에 자리를 잡은 업종부터 시작해 다소 생소한 명품이나 그림 등 의외의 품목도 렌탈 제품으로 등록돼 있다. 렌탈 관련업에 종사자는 15만명이다. 전문가들은 하루가 다르게 출시되는 신제품의 등장과 함께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상이 렌탈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도 물건도 ‘입금만 하면 OK’
불경기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올라
 
렌탈 시장을 기업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리 없다. 이미 여러 기업이 다양한 렌탈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정수기, 가습기, 제습기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생활가전용품은 이미 렌탈 시장의 트렌디셀러로 여겨지며, 여기에 사용기간이 짧은 육아용품, 안마 의자처럼 구매단가가 높은 의료 건강 장비, 하루가 다르게 최신형이 출시되는 카메라 같은 IT기기, 분기에 한 번 쓰면 많이 쓰는 캠핑용품 등.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은 대부분 빌릴 수 있는 환경이다.
 
과거에는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목돈을 들이더라도 소유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마주칠 경우에만 물건을 빌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렌탈을 대하는 분위기가 다르다. 못 사서 빌리는 것이 아니라 렌탈 자체가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렌탈 대여 기간 동안 업체로부터 관리도 받을 수도 있어, 렌탈에 대한 의식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
 
렌탈 시장은 경기침체와, 렌달에 대한 소비자 인식변화, 렌탈 기업의 다양화라는 세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렌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 중 하나는 서비스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작은 물건 하나를 빌리더라도 업체마다 일일이 연락을 취해서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렌탈 전문 오픈 마켓’이다. 온라인은 물론 앱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렌탈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렌탈 전문 오픈 마켓에서는 생활가전용품, 육아용품, 의료 건강 장비, IT기기, 캠핑 용품 등 다양한 업체들의 렌탈 품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고 있다. 여기에 ‘재능(전문MC, 출장 카메라맨, 초대 가수 등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까지 빌려준다는 콘셉트가 등장에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렌탈서비스는 어느덧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 시장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반짝 유행’
일각서 우려도
 
지난달 한국렌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렌탈서비스 시장규모는 2004년 1조원에서 2013년 약 10조2000억원으로 10배넘게 늘었다. 이는 피부관리, 헬스, 성형 등 국내 뷰티산업이나 게임시장, 배달음식 시장과 대등한 규모다. 각 업체별로 매년 15∼30% 가량 매출이 늘고 있다.
 
반면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보면 ‘소유권 이전형 렌탈’ 관련 소비자상담은 2011년 7447건에서 2012년 6988건으로 소폭 줄다가 지난해 8558건으로 다시 늘고 있다. 소유권 이전형 렌탈은 일정 기간 렌탈료를 지불하고 계약 종료 후에 제품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렌탈 방식이다.
 
소비자 상담 가운데 계약 해지 관련 불만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고 이어 품질 및 사후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21%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렌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서비스 인력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반짝 성공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혼수도 렌탈, 뭐가 되나?
 
최근 예식장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봄, 가을 성수기 대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겨울과 여름 비성수기 시장으로 예비부부들이 몰리고 있다. 혼수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결혼 초기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전·가구 등 혼수를 소유하는 대신 렌탈서비스를 이용해 실속을 챙기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비용절감이 중요하다고 해서 예쁘고 아기자기한 신혼살림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젊은 층일수록 유행에 민감하고 기능과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높다. 그래서 나온 것이 ‘혼수 렌탈 패키지’다.
 
가전제품 렌탈 전문 업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이사가 잦고 제품 교환 주기가 짧은 신혼부부들을 비롯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비용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렌탈협회에 따르면 혼수용품을 다루는 생활가전 렌탈 업체는 1100개에 달한다고 한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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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